시편  109:21-26.
찬송  93장.

  오늘은 교회력 마지막 주일로, 인생의 왕이신 그리스도를 찬양하는 시간이며, 추수감사절로 지킵니다. 우리에게 절대 복종해야 할 왕이 계시다는 사실과, 그 분의 은혜 아래서 살아왔음을 감사해야 하는 것을 진심으로 배우는 주일입니다. 우리 왕은 하늘과 땅을 잇는 십자가를 지신 분입니다. 하늘이 땅에 닿았고, 땅이 하늘에 닿은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왕이십니다.
   세상의 지도자들에 대한 불신은 끝이 없습니다. 독립운동을 하는 불쌍한 민족을 등에 업고 축재를 한 지도자 얘기를 듣고 분노합니다. 기업의 약점을 이용한 허울 좋은 정치자금 얘기는 이젠 낯선 얘기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 인생의 왕이신 예수님은 참된 왕으로 세상에 오셨습니다. 베들레헴의 마구간에 태어나, 나사렛의 목공소에서 일하셨습니다. 그리고 일평생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 그리고 힘없고 무지한 사람들의 좋은 이웃으로 사랑을 나누며 사셨습니다. 예수님은 너무 평범한 삶을 사셨기 때문에, 제대로 알아보지도 대접도 받지 못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세상을 섬기기 위해서 오셨다고 말씀하시면서 가장 낮은 자리로 내려가셨습니다. 말과 행동이 하나임을 보이신 유일한 왕이 되셨습니다. 이 왕이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높아지려고 한다면, 먼저 낮아지라고 하시면서, 섬기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위인이라고 강권하고 계십니다. 예수님의 이런 모습은 지금 많은 지도자들에게 귀감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들은 앞을 다투어서 섬기는 일을 하겠노라고 약속을 합니다. 예전 같으면 꿈에도 상상할 수 없는 일들입니다. 문제는 말과 생각은 깨었는데,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빈 약속으로 끝나버리는 차이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진정한 왕의 성품과 삶으로 우리 곁에 우뚝 서 계십니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심으로 왕이 되셨습니다.
   우리 사회를 갈등과 대립으로 규정하고, 그 해답을 찾는 대화의 장이 열렸습니다. 한 연사는 이런 의미심장한 말을 하였습니다.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이 필요합니다.”라고. 사람들에게는 자기만의 관점이 있습니다. 남자와 여자가 그 관점을 앞세울 때 심각한 갈등 속에 살 것이며, 동과서가 이 관점을 포기하지 않는 한 갈등의 골은 깊어질 것입니다. 이 세상이 짊어진 문제는 하나님의 공의와 인간의 죄악의 대립으로 규정할 수 있습니다. 서로 타협할 일말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 때 예수님은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십자가를 놓으신 것입니다. 십자가는 하나님으로 세상을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게 하셨고, 동시에 십자가는 인간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에 눈뜨게 해 주었습니다. 이렇듯 예수님은 친히 십자가에 달리심으로 온 세상의 왕이 되신 것입니다. 십자가는 하나님도 그리고 인간도 그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갈등과 대립을 감싸 안아 주는 위대한 희생의 다리가 된 것입니다. 십자가는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십자가는 하늘을 땅에, 땅을 하늘에 닿게 만들었습니다.

주님의 십자가가 있는 곳에 평화가 있습니다.
   갈등과 분쟁이 하루도 떠나지 않는 세상입니다. 평화는 아주 멀리 있는 것 같습니다. 세대차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으며, 인간관계는 더욱 메말라가고 있습니다. 이해관계에 따라서 이합집산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더욱 무서운 것은 생명경시 현상입니다. 자살테러는 전혀 동정을 받지 못하는 범죄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인간성이 무참히 파괴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런 세상을 어떻게 치유할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 우리의 왕을 모시는 일 밖에 다른 대안이 없습니다. 이것이 성경의 중심 사상입니다. 십자가가 있는 곳에 평화가 있습니다. 십자가는 다른 사람을 대신해서 손해를 보는 일을 뜻하며, 주님의 뜻을 실천하기 위해서 희생을 감수하는 것을 말합니다. 어느 세계이든지, 거기에 누군가 희생의 짐을 지는 사람이 있다면, 평화와 기쁨이 있습니다. 인류의 왕이신 예수님, 그 분만이 평화의 왕이 되십니다.  우리의 지난 1년은 평화의 왕이신 주님을 제대로 모시지 못했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실패와 어리석음이었습니다. 예수님을 평화의 왕으로 모시는 것이 참 지혜입니다.   

   감사할 제목이 많은 한 해였습니다. 여전히 우리에게 건강과 소망, 그리고 힘과 용기를 주신 것을 감사합시다.  평화의 왕이 여러분의 왕으로 섬김 받기를 기도합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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