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3493호(2010. 12. 9. 목요일)
시편 시 18:44-47.
찬송 168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일상의 사물들을 새롭게 돌아보는 사물에게 말 걸기. 오늘의 사물은 <회전목마>입니다. 무라카미 하루끼는 [회전목마의 데드 히트]라는 소설에서, 인생을 회전목마에 비유했습니다. 규정된 틀 안에서 돌고 있는 아무데도 갈 수 없고, 누구를 추월할 수도 없는 회전목마가, 인간의 삶의 본질이라고 비유했습니다. 일본의 또 다른 소설가인 오끼와라 히로시의 [회전목마]에도, 고향에 내려가 9년째 무사안일의 공무원 생활을 하는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소설의 표현대로라면 이상한 야심만 품지 않으면, 평생에 안정적인 삶이 그를 기다리지요. 하지만 어느 날 그에게 뜻밖의 프로젝트가 주어집니다. 그것도 적자 투성이인 놀이공원을 재건하는 일입니다. 그 재건을 위해서 주인공은 무엇보다 회전목마를 놀이공원에 유치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변화를 끔찍이 싫어하며 자기 잇속만 채우려는 놀이공원 이사진들의 반대에 부딪히고 말지요. 그는 끝내 이사진들을 향해 외치듯 중얼댑니다. “1천동안 그렇게 살아라.” 작가는 놀이동산을 변화시킬 최고의 도구로 회전목마를 선택하지만, 인생의 비유로써의 회전목마는 일체 아무 변화없이, 똑 같이 돌아가는 삶이라는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너무나 빠르고 변화무쌍한 놀이 기구들에 치어, 요즘 회전목마는 소박하고 그야말로 안정된, 때론 심심한 놀이기구가 되고 있지요. 한 때는 놀이공원의 중심이고 상징이다 싶이했지만, 이제는 지극히 평이한 놀이기구가 되었슴니다. 때론 그래서 오히려 놀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담담히 휴식을 즐기기 위해서, 회전목마를 타고 싶어질 때도 있기는 하지요. 무엇이든 다 빠르게 돌아가는 가속의 시대에, 그나마 두려울 정도로 어지럽지도 않고, 그렇다고 걷듯이 느린 것도 아닌, 알맞은 속도의 의미를 되찾기 위해, 회전목마에 올라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KBS FM 출발과 함께. 2010. 12. 2 방송>
2. 1992년은 한국에서 이른바 시한부 종말론 자들이 주님의 공중재림을 목격할 것이라고 TV 카메라까지 불러들여 야단법석을 떨었습니다. 해프닝으로 끝났습니다만, 아직도 기독교 일각에서는 이런 유의 종말론이 현재 진행형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계시록의 상징어와 환상적 용어를 지나치게 현실적으로 이해하려고 하는 때문입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 앞에서 잘 모르겠다고 말하면 될 것을 굳이 기를 쓰고 말하고 싶어 하니 말입니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미혹 자들이 찾아들 틈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마치 사기성향의 사람에게 사기꾼이 늘 붙어 다니듯 말입니다. 원인제공자 역할을 한다고 하겠지요. 하나님은 멀리 계시고, 그 하나님이 바로 곁에서 우리의 필요를 하나하나 친절하게 가르치고 채워주면 좋으련만 하는 생각이 들 때, 자칭 예수가 등장하는 것입니다. 이렇듯 대 놓고 하나님이라 말하지는 않더라도, 하나님의 말씀을 속 좁은 인간의 말로 둔갑시키는 모든 자들 또한 또 다른 자칭 예수가 아닐까요? “내 말만 잘 들으면 건강도 찾고, 사업도 번창한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소리 아닙니까? 어찌하여 우리 교회가 이런 속셈을 가지고 찾아오는 곳으로 변해 버린 것일까요? “오늘도 우리에게 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도록 힘씁시다. 우리의 뜻대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대로 이며, 우리의 희망사항이 아니라, 당신의 희망사항을 말씀하시는 바로 그 음성을 들어야 하겠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따라>는 제가 20년째 공동 집필을 하고 있는 가정 예배서의 책 이름입니다. 참 좋은 제목이지요?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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