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4081호(2012. 7. 19. 목요일).
시편 19:7-10.
찬송 229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치타는 자기 몸집보다 약간 작은 영양을 주로 먹이로 잡곤 합니다. 그렇듯 맹수들은 자신과 비슷하거나 약간 작은 몸집이면서 순한 동물을 먹이로 잡는 듯합니다. 때로는 오히려 제 몸집보다 훨씬 더 큰 동물을 먹이로 삼곤 하지요. 하지만 늘 그런 건 아닙니다. 사자 같은 맹수들도 토끼처럼 훨씬 작은 동물들도 먹이로 잡곤 합니다. 한 끼 먹이를 위해서 사력을 다해 토끼 한 마리를 쫓기도 하지요. 그런 다툼에서 늘 사자가 이기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훨씬 더 크고 더 빠르고 더 사나운 사자가 훨씬 더 작고 약한 토끼를 놓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그 결정적인 이유는 방향전환 능력 때문이라고 하네요. 토끼들은 작은 몸과 짧은 앞발 그리고 긴 뒷다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신체 조건은 토끼들로 하여금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순식간에 방향을 바꿀 수 있게 합니다. 수시로 방향을 바꾸면서 급회전을 하는 게 토끼들에게는 가능한 거지요. 하지만 사자의 큰 체격과 비슷한 길이의 다리들은 방향 전화는 쉽게 하지 않습니다. 거기다 맹수가 갖는 사나움은 근본적으로 방향전환 보다는 계속 치달려가는 일에 더 크게 작동되고 몰입됩니다. 그런데다 자신의 방향전환 못지않게 상대방의 방향전환을 눈치 채는 데에도 유난히 느리다고 합니다. 이래저래 급격한 방향 전환에 있어서는 토끼에 비해 훨씬 떨어질 수밖에 없지요. 그러니 아프리카 사파리 같은 데서는, 의외로 사자가 토끼를 맹렬히 쫓는 모습 못지 않게, 토끼가 서너 번쯤 급회전을 하면서 빠르게 방향을 트는 모습과, 그런 토끼를 놓치고는 맹수답지 않게 허탈한 표정으로 멈춰서는 사자의 모습을 꽤 자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년 6월 4일 방송>a.
2. 결혼잔치에 초대장을 받은 사람들이 일방적으로 불참하게 된 것은 분명 사건임에 틀림없습니다. 결혼식을 망쳐버렸기 때문입니다. 신랑과 신부 뿐 아니라 혼주들을 골탕 먹였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이 같은 결혼잔치 초대거절 이야기를 두고 천국 초대 이야기로 말머리를 돌리셨습니다. 그리고 저 유명한 “청함을 받은 사람은 많되, 택함을 받은 사람은 적다.” 는 말씀으로 결론을 짓습니다. 얼마 전 저의 아내도 한 동창 자녀의 결혼식에 갔다가 봉변을 당했다고 합니다. 초대장을 지니지 않았다고 해서 결혼식장에 들어가지 못한 것입니다. 다행히 다른 친구를 만나서 피로연에는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만, 우리나라도 서양을 닮아가는 것 같습니다. 꼭 초대할 가까운 관계들만을 초대하고 피로연을 갖는 전통 말입니다.
그런데 왜 초대받았던 사람들이 이유 같지 않은 이유를 내세워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아서, 준비된 자리들을 텅 비게 만들었을까요? 그들이 내세웠던 핑계들 말고 진심으로 거절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궁금했습니다. 전체적인 분위기로 보아서 그들은 그 결혼식을 무시하는 사람들이었다고 밖에는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상식으로나 윤리로나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적어도 초대받을 대상이었다고 한다면 그 결혼식을 축하해 줄만한 관계였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초대를 결혼식 직전에 거절했다고 하는 것은 그 모든 관계들을 부정하는 일이며, 낭패로 만드는 잘못이라고 말입니다. 주님은 이 이야기를 천국 초대로 발전시키십니다. 천국의 초대를 무시하거나 업신여기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입니다. 어쩌면 오늘의 우리들의 모습인지 모르겠습니다. 기독교인이라는 사람들까지도 자신들의 신앙생활을 고상한 취미활동 정도로만 생각할 뿐, 진정성을 갖고 천국을 향해 살고 있지 않다는 말입니다. 천국을 무시하지 않는 다음에야, 그렇게 부끄러움을 모르고 살아갈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거짓과 불의를 미화하는 그 매끄러운 말들을, 양심에 털 난 사람들처럼 내 뱉으니 말입니다. 천국이 반드시 있어야 할 이유이기도 합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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