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6752(2019. 11. 11. 월요일).

시편 46:8-11.

찬송 494.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장 앙리 파브르를 세계적으로 유명케 한 책은 [곤충기]입니다. 하지만 그는 [곤충기]만이 아니라, [식물기]도 썼습니다. 곤충기의 섬세하고 열정적인 관찰과 통찰력이 [식물기]에는 더 발휘해서, 두 권중의 한 권을 고르라면 [식물기]를 택하겠다는 독자도 많습니다. 그런 [식물기]에는, 나무가 얼마나 위대한 지를 강조하는 내용이 곳곳에서 나옵니다. 이런 구절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나무는 흙과 공기 속에서 취한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물과 가스를 사용해서 자기가 편리한 대로 향이나 냄새를, 먹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영양이 있는 액과 독성 액을 대수롭지 않게 만들어낸다.” 대수롭지 않을 것들로 대수롭지 않게, 놀라운 향과 열매를 만들어 내는 나무. 그 나무의 껍질부분에 대해 파브르는 또 이렇게 썼습니다. “나무 바깥쪽의 성근 의복을 보아오다가 그 옷감 속에 약품 창고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껍질은 그 주머니 속에 향수 제조공, 염색 기술자, 약사, 가죽공, 화학자 그리고 그 밖의 여러 직업에 유용한 물자들을 간직하고 있다. 껍질이란 참 별난 의복이다.” 향수 제조공, 염색 기술자, 약사, 가죽공, 화학자, 모두가 나무가 자신을 위해 갖춘 기능이자 사람들에게 주는 직업입니다. 나무 덕분에 몇 개나 되는 직업이 존재하고 유지되는지요. 위대한 존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위대함을 그토록 문학적으로 묘사한 파브르도 나무 못지않게 대단합니다<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3115일 방송>a.

 

2. “유대인들의 전통(1-20)”을 읽었습니다. 규칙적인 생활은 습관을 만들고, 좋은 습관은 전통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통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은 일단 긍정적인 마음으로 받아들인 후, 따라해 볼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가령 아침에 일찍 일어나거라는 어른들의 말씀이나, 그날 배운 것은 그날 복습하거라는 선생님의 말씀은 이해가 잘 안되더라도, 일단 따라하고 볼 일입니다. 허투루 하시는 말씀들이 아닌 때문입니다. 이런 가장 기초적이고 단순한 말씀을 따라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서 삶의 리듬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는 평생 새벽 기도회를 다니신 어머니 덕분에 새벽에 일어나는 훈련을 받았는데, 그것이 제 삶에 얼마나 큰 유익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하루를 잘 정리하는 습관도 말할 수 없는 축복이 되었습니다. 유대인들이 우수한 민족이라는 말을 듣는 것 중의 하나는 좋은 습관과 좋은 전통을 유지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그런 전통 이야기를 말씀하고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고르반>이란 전통이 있는데, 뜻은 드림이 되다.”입니다. 1:2, 2:1, 3:1, 7:12-17에 나오는 말씀으로, 하나님께 제물을 드리려고 미리 떼어 놓는 일, 준비해 놓는 일을 의미합니다. 제가 어느 해 성탄절 기간을 미국 미시간의 한 친구의 집에서 보냈는데, 그 집에는 고르반 상자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감사헌금>, <성탄헌금>, <선교헌금> 같은 상자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의미를 느낄 때마다 조금씩 헌금을 넣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고르반으로 구별지어놓으면 아무리 급한 일이 생겨도 꺼내 쓸 수가 없습니다. 이미 하나님께 드려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참 좋은 전통입니다. 우리처럼 헌금 드릴 때, 있으면 드리고 없으면 마는 그런 신앙생활이 아니라, 삶의 전 시간을 하나님과 연관 짓는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생긴 것입니다. 부모나 형제가 어려움을 호소할 때 그들을 돕고 싶지 않는다면, 가장 좋은 핑계로 고르반을 꺼내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부모가 자식 중 도와야 할 자식 얘기를 꺼내자, “고르반 밖에는 없습니다.”라고 딱 잘라 말하는 것입니다. 이런 위선을 예수님 당시에 보편적으로 행하던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런 악행을 당시 제사장들도 일조했고 말입니다. 원래의 좋은 전통과 법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그런 부류에 속할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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