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6990(2020. 7. 6. 월요일).

시편 89:49-52.

찬송 94.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누구나 지나온 학창시절, 그 추억들도 각각 다른데, 어떤 기억들이 오래 남으시나요? 학과 공부 외에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 중 빼놓을 수 없는 것, 단체 활동과 각종 대회들이 있는데요. 어느 중학교의 이야기입니다. 체육대회 프로그램 중 하나로 예정된 치어 댄스대회, 모든 학급이 한두 달 전부터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춤 만들고 음악 고르고 준비하고 연습하는 과정에 상당한 불협화음과 어려움도 있었다지요. 쓸데없이 시간과 노력을 낭비한다고 생각하는 구성원이나 학부형에게는, 창의력 신체 인지능력도 발달할 수 있고, 또 스트레스도 날려 버리는 효과도 있으니까, 조금만 더 해보자, 지켜봐 달라는 부탁을 해야 했고, 타 교과 선생님들의 불만스런 말도 들어야 했기 때문에, 체육담담 교사 입장에서는 대체 왜 이런 걸 왜 하는 거지 하는 회의도 꿈틀꿈틀 들었겠지요. 한 달 넘게 싸우고 연습하고 치열한 과정을 거치는 동안, 아이들도 지치고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지만, 마침내 대회 날, 모두가 긴장된 마음으로 하나가 돼 춤을 췄습니다. 반 아이들이 나가 춤동작을 선보인 뒤 끝부분에선 선생님도 함께 등장해 마지막을 장식하는 구성으로 학생들의 환호성이 대단했다고 하는데요. 결과야 어쨌든 모두 성취감을 느끼는 즐거운 시간이었고, 지도교사 입장에서는 아이들 모두가 한없이 대견했을 텐지요. 학교 온라인 공간에 올려진 치어댄스 동영상의 댓글에도, 처음에는 부정적인 마음이었는데 밝은 기운으로 열심히 율동하는 아이들을 보니 가슴이 벅차올랐다. 학교 다닐 때 합창 대회연습하고 대회에 나가던 그 때 참 힘들면서도 재미있던 추억이 떠올랐다. 또는 아이들 춤 영상을 보며 웃음이 나다가 내 아이가 스트레스가 많았나보다 싶어 눈물이 핑 돈다. 이런 학부형들의 긍정적인 댓글도 올라왔습니다. 뒤돌아 생각해 보면 그렇습니다. 교과서와 참고서에 쓰여 있는 어떤 내용보다, 친구들과 부대끼면 활동하고 힘들게 성취했던 게 졸업하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지요. 치어 댄스 대회를 함께 만들어낸 학생들. 늘 받게 되는 답답함과 불안함은 조금 떨쳐버릴 수 있었을까요? 어린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주연을 맡은 옛날 영화 <녹원의 천사>에서 주인공도 파이라는 자신의 말과 어느 대회에 참가하려고 했습니다. 딸의 꿈을 과감히 지원해 주던 어머니가 이를 반대하는 아버지를 향해 웃으면서 했던 말이 떠오르네요. “너의 아버지는 쓸데없는 일의 중요성을 모른단다.”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676일 방송>

 

2. “인사(1-7)”감사기도(8-15)”을 읽었습니다. 오늘 묵상은 첫 단락입니다. 발신자는 사도 바울이고, 수신자는 로마 교회의 교우들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신자인 로마교회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누구에 의해서 복음이 들려지고 세워졌는지, 여전히 의문에 쌓여 있기 때문입니다. 기록상으로는 2차 자료에 분류되는 행전 29-11절에 의하면, 오순절 성령이 강림하실 때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초대교회는 이름 모를 전도자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웠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무튼 사도 바울은 신앙의 계보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딤후 1:5), 로마교회의 신앙계보를 밝히지 않은 것은, 무명의 전도자에 의해서 생겨난 교회임을 암시한다 하겠습니다. 이런 무명의 전도자에 의해서 복음을 전해들은 로마교회에 보낸 사도의 편지는 신학적인 깊이 있는 내용을 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흔히 로마서를 사도 바울의 신학자다운 모습을 찾을 수 있다고 평가하니 말입니다.

   로마서의 서두에 해당하는 인사말에서 복음의 성격을 밝힙니다. 첫째는 하나님께서 예언자들을 통해서 약속하신 것이며, 둘째는 그 복음의 핵심에는 하나님의 아들에 관한 소식이며, 셋째는 신성과 인성을 겸비하신 분으로 다윗의 자손으로 태어나시고, 부활로 신성을 입증하신 분인데 바로 예수 그리스도시며, 넷째는 바울 자신이 사도가 된 것은 바로 이 분이 부르셔서 그리 된 것이며, 다섯째는 로마 교회 교우들 역시 예수 그리스도의 부르심을 받았는데, 모든 이방인들에게 하나님을 믿고 영광을 드러내기 위함이라고 말입니다. 이 짧은 인사말 속에는 엄청난 내용이 담겨져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진리, 복음은 예수 그리스도이시며, 모든 크리스천은 하나님께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유대인만이 선민이 아니라, 크리스천 역시 하나님께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교회라는 헬라어가 에클레시아가 된 것은 큰 의미입니다. 에크 + 칼레오 곧 밖으로 불러내진 무리들이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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