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180(2021. 1. 12. 화요일).

시편 시 119:161-164.

찬송 342.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이런 밤이면 나는 그녀를 품에 안고 있었습니다. 끝없는 하늘 아래에서 수없이 입맞춤을 하였습니다. 그녀는 나를 사랑했고, 나도 가끔은 그녀를 사랑했습니다. 어떻게 그녀의 눈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오늘밤 나는 제일 슬픈 시를 쓸 수 있습니다. 이제 그녀는 내 곁에 없습니다. 내 사랑은 그녀를 붙들어 놓지 못했습니다. 해서 내 영혼은 그녀를 잃은 걸 못 마땅해 합니다. 내 눈길은 마치 그녀를 내 곁으로 데려오기라도 할 듯이 그녀를 찾아 헤맵니다. 그리고 내 가슴도 그녀를 찾아 헤매지만 이제 그녀는 내 곁에 없습니다. 끝없는 하늘 아래에서 수 없이 입맞춤을 했던 그 때와 똑 같은 밤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때의 우리가 아닙니다. 그녀의 목소리, 빛나는 육체, 그녀의 한없는 눈동자. 이제 다른 사람의 겁니다. 다른 이의 것일 겁니다. 나는 이제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 게 분명합니다. 하지만 나는 그녀를 얼마나 사랑했었던가요? 아니 혹시 지금도 그녀를 사랑하는지도 모릅니다. 사랑은 이토록 짧고 망각은 이렇게 길기만 합니다. 이런 밤이면 나는 그녀를 품에 안았으므로 그녀를 잃어버린 내 영혼은 못 마땅해 합니다. 파블로 네루다. 그는 스무 개의 사랑의 시와 한 개의 절망의 노래를 썼습니다. 그리고 그가 오늘밤 쓸 수 있다는 시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나간 사랑이 내게 안겨주는 마지막 고통,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기억하는 것이라고<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04118일 방송>

 

2. “소경으로 태어난 사람을 고치신 예수(1-12)”을 읽었습니다. 지난 43년간 시각 장애우와 교제하면서 느끼는 첫 인상은,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들 중 하나는 소경이라고 말입니다. 캄캄한 세상을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불안하고 두려울까 하는 생각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그 뿐 아니라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해서 교수가 되고 목사가 되었지만, 더듬거리는 걸음새며 언제나 어두운 색깔의 옷을 입었음에도 초라한 옷차림 때문에 낯선 사람들로부터는 언제나 괄시를 받고 살아야 하니 말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는 이 불쌍한 소경을 두고서 그의 소경으로 태어난 것은 부모의 죄 때문이냐 자신의 죄때문이냐는 질문을 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 야속한 질문을 제자들이 했다는데 서글픔을 금할 수 없습니다. 주님의 대답은 그 누구의 탓도 아니라고, 오히려 하나님의 놀라운 일을 드러내기 위함이라고 하신 것입니다. 이제부터 우리 역시 주님의 대답을 인용해야 하겠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을 만날 때마다 주님의 놀라운 일을 드러내기 위함이라고.

   그 놀라운 일이란 안개 속에 헤매는 그런 게 아니었습니다. 주님은 땅에 침을 뱉었고, 그걸 흙에 개어서 그의 눈에 바르신 후 실로암 연못으로 가서 씻어라.”고 명하신 것입니다. 그는 주님 말씀에 순종했고, 밝은 눈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그를 알아본 이웃 사람들과 그가 거지노릇하며 구걸하던 것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놀라워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가 바로 그 사람이라고도 하고, 아니라고도 하는 말다툼까지 일어났을 때, 그 눈이 뜬 당사자가 내가 바로 그 사람이오.”라고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를 물었고, 그는 자초지종을 사람들에게 알려주었습니다. 참 놀랍고도 놀라운 일입니다. 제가 잘 아는 시각 장애인 목사님이 계시는데, 그분 역시 서너 살 때 갑작스런 열병을 얻어 시력을 잃었다고 했습니다. 그런 분이 대구대학에서 이학박사(理學博士)학위를 받고 시각 장애우들의 복지를 위해서 봉사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분을 뵐 때마다 늘 부끄러움을 금치 못합니다. 자신을 통해서 하나님의 큰일을 증거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얼마나 밝고 당당하게 사시는지 모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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