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657호(2022. 5. 4. 수요일).
시편 시 73:24-26.
찬송 222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한 서양화가가 자신이 줄 곳 고집해 온 풍경화의 단초(端初/실마리)를, 몇 십 년 만에 찾아간 유년 시절의 시골집에서 발견하고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저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린 거였고, 마음속에 담겨진 이상향이겠거니 했는데 알고 보니까 어린 시절에 뛰어 놀던 바로 그 산과 집이었다는 거지요. 무척이나 놀랐다고 합니다. 까맣게 잊고 있었지만, 사실은 잊은 것도 기억하지 못한 것도 아니었던 것이지요. 마음 한 곳 깊은 곳에 새겨져 있었습니다. 그런 일이 있지요. 한참이나 시간이 지난 후에 벌써 잊은 줄 알았는데 그 장소 그 사람 앞에 서니까 수많은 추억이 눈앞에 보이듯 떠오르는 그런 경험. 초등학교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나게 되면 까맣게 잊고 있었지 싶었던 정겨운 추억들이 새록새록 기억될 때, 잊고 있었지만 실은 잊고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어쩌면 오늘 안에도 내일을 바꿀 수 있는 실마리가 분명 숨어 있을지 모르겠다 생각됩니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풍경, 만나는 사람이나 하고 있는 것들 속에서도, 먼 훗날에 나를 기억하게 하고 또 만들어 줄 수 있는, 단단한 뿌리가 자라나고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 들었습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7년 5월 3일 방송>
2. “하나님께서 시내산에 나타나시다(14-25절)”을 읽었습니다. 언제부턴가 방송가에서는 기독교적 내용이 사라진 느낌이 들 정도로 기독교에 대해서 냉담하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대신 불교나 민간신앙에 대한 내용에는 빈도수가 높습니다. 방송 역시 상업성을 무시할 수 없을 테니까,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 생각하니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4월 28일자 국민일보는 최근 국내 종교에 대한 신뢰도를 조사했는데, “기독교에 대한 호감도는 25.3%로 천주교(65.4%), 불교(66.3%) 등 3대 종교 중 가장 낮았습니다. 종교별 대국민 이미지 조사에서는 기독교는 ‘배타적’ ‘물질적’ ‘위선적’ ‘이기적’ ‘세속적’ 등 부정적인 단어가 포진한 반면, 불교는 ‘포용’ ‘상생’ ‘친근’ ‘보수’, 천주교는 ‘도덕적’ ‘헌신적’ ‘희생적’ 등 긍정적 단어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특히 19~29세 사이 젊은 세대에서 기독교 호감도는 19.0%로 나타나 전체 세대 중 가장 낮았습니다.” 라고 보도했습니다. 무엇보다도 각 종교에 대한 이미지 조사에서 기독교는 부정적인 측면에, 기타 타종교는 긍정적인 측면에 시민들의 눈길이 꽂혀 있다는 점이 마음 아팠지만, 올 것이 온 셈이라 생각하니 놀랄 일은 아니었습니다. 우리 인간에게 종교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하겠습니다. 거친 인간성을 순화시키는 일에, 그리고 무엇보다 인류에게 평화와 사랑을 나누도록 힘쓰는 일에 앞장서는 역할을 기대하는 때문입니다. 미래에 있을 심판을 강조하는 것도 세상을 사랑과 평화가 넘치는 곳으로 만들려는 의도가 분명한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저런 종교에 대한 호불호는 지도자들의 문제가 대부분임을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소위 보통의 평신도들은 올바른 종교성을 따르고 기대하는 것 같은데 말입니다. 요즘 국뽕 아이콘으로 잠 못 이루게 하는 축구스타 손흥민씨의 종교가 개신교라 해서 많이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본문은 하나님께서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들과의 집단으로 대면하는 특별한 장면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모세는 이를 위해서 백성들로 하여금 사흘 동안을 성결하게 했습니다. 마음을 정결케하고 몸과 의복까지 깨끗하게 준비했다 합니다. 시내산을 배경으로 신비현상이 일어납니다. 백성들은 시내산 산기슭에 서 있었는데, 천둥소리와 번개가 치고, 시내산은 짙은 안개로 덮이더니 나팔 소리가 크게 들렸습니다. 백성들은 모두 떨었다고 했습니다. 모세가 하나님께 말씀을 올렸다 했는데(19절), 아마도 “저희가 하나님을 뵈올 준비가 되었나이다.” 라고 말씀드렸을 것 같습니다. 그러자 하나님은 천둥소리로 대답하셨다 했습니다. 그리곤 모세에게 산봉우리로 오르라 하시고는, 말씀하시기를 백성들에게 가서 야훼 하나님을 보려고 선을 넘어 오다가는 죽을 수도 있으니 주의할 것과, 야훼를 섬기는 사제들도 몸을 깨끗이 할 것을 당부합니다. 그렇게 해서 시내산 둘레에 표시를 해서 백성들의 출입을 제한하게 되었습니다. 야훼 하나님을 집단적으로 대면하는 행사는 천둥소리만 듣고 짙은 안개와 나팔 소리와 같은 신비체험으로 끝이 났습니다. 그것으로 족했을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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