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 서기만 하면 만들 수 있는 이웃. / 창 40:1-23.
묵상자료 3942호(2012. 3. 2. 금요일).
시편 128:1-3.
찬송 523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양 베르네르의 <우유 따르는 여인>을 보고 있으면, 느끼고 또 생각하게 됩니다.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집중과 몰두, 최대한의 성실과 에너지, 그 일을 잘 해 내려는 마음과 잘 해내는 능력. 실제로 늘 익숙하게 잘 해내는 강인함과 능숙함 같은 미덕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하녀나 가정부였을 그림 속 여인에게선, 그 어떤 고귀한 여인에게서 보다 강한 광채 기운이 느껴집니다. 그녀 뒤쪽 흰 벽이 실제 벽 색깔이라기보다는, 그녀의 아우라가 빚어낸 광채 같을 정도지요. 그 광채야 말로 곧 우유 따르기 같은 하찮은 일이 갖는, 그런 하찮은 일로 상징되는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역설해 주는 듯합니다. 바로 그런 게 평범한 일상도 그림의 주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베르네르식 풍속화의 위대함이겠지요. 모두가 다 감탄할 만큼의 두드러진 성과나 대단한 성취가 없었다 해도, 그림 속 여인처럼 팔의 단단한 근육이 생기도록 평범한 일상에 열심이었고 성실했다면, 그런 사람들 그런 우리들 모두가, 다 위대하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어떤 일을 오래 꾸준히 반복해 와서, 그 일이 설사 주전자에서 그릇에 우유 따르는 일에 불과 한들, 그 일을 누구보다 열심히 오래 계속 해온 표시가 나는 사람들, 팔뚝이나 등이나 이마나 손등 같은 데 그 표시가 나는 사람들에게, 특히 박수를 보내야 할 날들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1년 12월 19일 방송> b.
2. 인생살이에서 누구나 이웃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릅니다. 말은 자유롭지 못해서 중간에 통역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난생 처음 본 사람과도 마음을 통할 수 있는 이웃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선교지에서는 수도 없이 많은 사람과 첫 대면을 하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관심사만 같다면 쉽게 마음을 열어서 속내를 풀어헤치는 소통의 역사가 시작되곤 합니다. 선교 동역자로 활동했던 두 젊은이도 그랬고, 크호족의 앰프 대여업을 직업으로 삼아 교회를 섬기는 목사님도, 농사를 지으며 교회를 섬기는 허몽족의 초등학교 출신 목사님도, 그리고 에대족의 PC방을 운영하는 목사님도 그런 분들입니다. 초대교회의 사도들처럼 자급목회를 하는 그 분들이, 제가 살고싶어 했던 목회자의 모습들이었으니 더욱 마음이 통했을지 모릅니다. 오늘 본문에는 옥중에서 요셉이 만났던 이웃들입니다. 동변상련의 아픔을 가진 이들이어서 요셉은 쉽게 그들과 마음이 통했을지 모릅니다. 그런 그들 중에는 애급의 왕을 지근거리에서 섬기던 높은 벼슬아치들이 있었습니다.
요셉은 옥에서도 신임을 얻었고, 죄수들의 우두머리가 되는 행운을 얻었는데, 그 역시 여호와께서 그와 함께 하심이었습니다(39:21-23절). 그런데 그 사람들 중에 꿈 때문에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왕의 술을 전담했던 관원장과 왕의 떡을 전담했던 관원장이 그들이었습니다. 그들은 각기 자신들의 꿈이 어떤 미래를 암시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근심하였고, 요셉은 그들의 꿈을 해석해 주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요셉은 꿈의 해석은 신께 있다는 여느 주술사와 다르지 않은 말을 해서 그들의 마음을 열게 합니다. 요셉의 해몽은 적중해서 술 맡았던 관원장은 사흘 후에 풀려나게 되고, 떡 맡았던 관원장은 사흘 후에 사형을 당하게 됩니다. 요셉은 옥을 떠나가 복직하게 될 술 맡았던 관원장에게 자신을 기억해 달라고 신신 당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날의 기쁨과 감격을 잊을 수 없을 테니까 말입니다. 그러나 요셉의 희망은 여호와 하나님께 있었을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