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총리가 아니라, 하나님을. / 창 46:1-7.

박성완 2019. 5. 5. 03:00

묵상자료 3955(2012. 3. 15. 목요일).

시편 135:1-4.

찬송 65.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두 사람은 오랜 친구 사이입니다. 그러면서도 한 친구는 다른 친구를 자주 못 마땅해 했습니다. 성격이 불성실하고 변덕스러워 주위 사람들한테 크고 작은 피해를 많이 끼친다고 생각해서였습니다. 기분 나쁘지 않은 수준에서 충고도 여러 번 했지만, 전혀 듣지 않는다고 생각해서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친구와 잘 아는 후배를 만났습니다. 얘기를 하다 보니, 그 친구에 대한 흉을 조금 보게 됐습니다. 조금이 아니라 실은 많이 했고, 흉이 아니라 혹독한 비난에 가까운 얘기를 하게 됐습니다. 며칠 후 그 친구를 만날 일이 있어서 나가던 길이었습니다. 자신이 했던 혹독한 얘기가 친구 귀에 들어갔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제 친구가 나랑 절교하겠구나 싶었습니다. 자신이라도 친한 친구가 그 정도의 흉을 봤다면, 절교할 게 분명했으니까요. 그러니 내심 마음에 각오를 단단히 하고 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친구는 뜻밖에도 화를 내지 않았습니다. 그냥 한 마디 할 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엄청나게 화가 났었는데, 이젠 괜찮아. 나는 여전히 너를 친구로 생각해. 괜찮아.” 순간, 그는 마음속으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친구를 힘들어하거나 떠나지 않겠다, 무조건 신뢰하고 무조건 아끼겠다, 굳게 결심했다고 합니다. 이런 걸 전화위복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늘 가깝던 친구와 때론 갑자기 멀어질 수도 있지만, 감동의 힘으로 더욱 가까워질 때도 있습니다. 소중함은 엉뚱한 방법으로 갑자기 확인되기도 하지요. 프랑스의 인기작가인 아멜리 노통브의 [배고픔의 자서전] 속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뉴욕에 살다가 다시 파리로 돌아가야 했던 무렵 그녀와 친구들은 그 헤어짐이 얼마나 안타까운지를 매일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확인합니다. “우리는 끝없이 서로의 열정을 칭송하고, 네가 떠난다면 다시는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을 먹지 않을 거야, 같은 서로를 추억하기 위해 어떤 희생을 감수할지를 얘기하고, 교정 벤치 밑에서 서로의 발목을 꼬아 엉키게 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217일 방송>a.

 

2. 야곱이 그의 식솔들을 이끌고 애굽을 향해서 내려가는 일화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할아버지 아브라함을 갈대아 우르에서 부르신 하나님은 분명 가나안 땅에서 큰 민족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11:31, 12:1-5). 그런데 한두 명도 아니고 전체 가족 70명과(46:27), 짐승들과 모든 재산을 다 정리해서 애굽으로 이주를 하게 되었을 때, 야곱은 많이 망설였을 것입니다. 비록 사랑하는 아들 요셉이 크게 출세를 해서 그 덕을 단단히 보게 되었지만, 하나님의 약속을 따르지 않는 것 같은 생각을 떨칠 수 없었을 테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애굽의 왕 바로가 내어준 수레를 타기는 했지만, 브엘세바에 이르러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습니다. 그는 자신의 자식 요셉보다는 하나님을 의지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날 밤 하나님은 꿈 가운데 말씀하셨습니다. 애굽으로 가는 것을 두려워말라고 말입니다. 그곳에서 큰 민족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우리는 종종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뜻이 어디에 있는지 궁금할 때가 많습니다. 그것은 역경 중에서만이 아니라, 순경 중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야곱은 이런 우리들에게 좋은 모델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진지하게 하나님 앞에 서라고 말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들의 경험에 의하면, 우리의 신앙이 연약해 지는 때는 일이 잘 안 풀리고 어려워지는 때가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일 경우가 많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다니엘과 같이 주변에 인정해 주는 사람도 든든하고 힘이 넘치는 바로 그런 때에 하나님 앞에 겸손히 엎드리는 일이라고 말입니다. 야곱은 의지해야 하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만이 의지할 단 한 분이심을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들이 밑줄을 쫘악 그어둘 대목이 아닙니까?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