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18. 사순절 넷째주일] 모든 것이 주의 은혜라. / 엡 2:4-10.
묵상자료 3958호.
시편 135:13-14.
찬송 414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이카로스는, 하늘을 날고 싶은 인류의 꿈을 대신하려다 추락하고 맙니다. 하늘을 나는 자유로운 비행, 그 오랜 꿈은 이젠 비행기로 실현되고 있는데요. 비행기가 하늘을 날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의 무게를 이겨내는 힘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 힘을 얻기 위해서 비행기는 적정한 속도를 만들어야 하지요. 비행기가 하늘을 날기 전에 지상 활주를 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합니다. 중력을 이겨내고 자신의 무게를 이겨내야 하기 때문이지요. 비행기도 그렇듯, 자기 자신의 이겨내는 그 힘이야 말로, 우리의 꿈을 실현하는 첫 번째 단계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2년 2월 18일 방송>
2. 여러 해 전에 저명한 기독교 문필가 필립 얀시는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라는 책을 써서 많은 사람들에게 은혜의 뜻을 각인시킨바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은혜의 사랑이라고 성경은 말씀합니다. 자격도 없는 사람에게 다함없이 부어주시는 사랑이 은혜입니다. 그런데 모든 사람들이 이런 은혜의 사랑을 받았음을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무조건적입니다(4-5절).
우리가 얘기하는 사랑은 조건적인 것들입니다. 사람들과 관계된 모든 것들은 이해관계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갓난아이도 거짓 웃음을 짓는다는 실험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자신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 거짓 웃음을 웃는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니까 세상의 모든 일들을 자신에게 이로울 때 적극적으로 행한다는 말입니다. 이기적인 태도로 살아간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어떤 조건 때문이 아니라, 무조건적으로 인생을 사랑하십니다. 그것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것이, 은혜라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인간이 아름답기 때문만이 아니라, 추하기 때문에도 사랑하고, 의인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죄인이기 때문에도 사랑하신다는 말입니다(막2:17, 롬5:18). 이런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신다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행복한 사람으로 살아야 할 분명한 이유이며 근거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온전히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삶과 죽음과 영생을 예비해 놓으셨습니다(6-8절).
불교에서는 생로병사를 고제라고 부릅니다. 그러니까 인간의 삶 자체가 불행이요, 고통이라고 정의합니다. 그래서 이 고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힘써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고 가르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의 삶 뿐 아니라, 죽음과 영원한 삶까지 모두 준비해 놓으셨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들이 힘써야 할 일이란 하나도 없다고 말입니다. 우리가 할 만한 일이란 하나님께서 이런 일들을 다 하시고 계시다는 것을 믿고 따르는 것 밖에는 없습니다. 이것을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 안에서 사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마6:31-33)고 하셨습니다. 세상에 사는 동안만이 아니라, 세상을 떠난 후에도 우리가 있을 곳을 준비하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요14:2). 우리가 할 일이란 이런 하나님을 찬양하고 감사하는 일입니다.
은혜를 감사하며 사는 것입니다(9-10절).
기독자의 삶을 소금과 빛으로 요약하곤 합니다(마5:13-14). 아주 적절한 표현입니다. 그래서 소금이나 초처럼 자신을 녹이는 희생을 얘기합니다만, 그렇게 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는 그것이 힘들고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즐거운 일이고 감사한 일일 뿐입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이라면, 그런 일을 기쁘게 할 수 있도록 가르치시고 돕는 분이 계시는 때문입니다. 바로 성령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니 결론적으로 우리들 인간이 힘쓰고 애쓰는 그런 고된 일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마치 하나님께 받은 재능을 발전시키려고 하루에도 많은 시간을 연습에 바치는 사람들은, 곁에서 보는 사람처럼 힘든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넘치는 은혜를 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선하고 아름다운 일에 땀을 흘리는 것입니다. 바울 사도는 자신과 그의 주변의 사람들의 경험을 토대로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너의 선한 일이 억지같이 되지 아니하고 자의로 되게 하려함이라”(몬1:14).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선한 일은 결코 힘들지 않은 일이어야 하니까요.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