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악한 농부는 누구일까? / 막 12:1-12.

박성완 2019. 5. 6. 04:28

묵상자료 3975(2012. 4. 4. 수요일).

시편 139:7-10.

찬송 412.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나는 망망대해에 미미한 먼지, 바람에 씻기우는 가련한 선원, 어두운 암흑에서조차 성스러운 평화와 빛을 사랑하노니.” 조르주 루오는 무명 화가일 때나 또 위대한 화가로 더 없는 존경과 추앙을 받을 때나늘 자신을 한 없이 미미한 존재 바람과 풍랑에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가련한 선원으로 인식했습니다. 자신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을 그런 존재로 생각했지요. 그의 대표작인 <미제레레/불쌍히 여기소서>야말로 그런 인식이 가장 잘 들어나는 작품입니다. <미제레레/ 불쌍히 여기소서>1927년에 발표된 명작 판화집입니다. 고통 받는 인간과 예수 전쟁 등의 주제를 담고 있는데, 1차 세계대전을 겪은 루오의 인간관과 종교관 예술관이, 가장 종합적이기도 강열하게 표현돼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55번째 작품인 <때로는 눈먼 자가 눈뜬 자를 위로한다>는 특히 더 많은 사랑을 받는 작품입니다. 앞을 볼 수 없는 사람은 앞을 볼 수 있는 사람보다 항상 불행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지요. 불행이나 슬픔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고, 따라서 사람은 누구든 누군가를 위로할 수도 위로 받을 수도 있는 존재입니다. 인간은 그렇게 비참한 존재도 아니고, 또 그렇게 대단한 존재도 아닌 거지요. 신 앞에서는 먼지처럼 미미하지만, 평화와 빛을 누릴 수 있는 존재인 겁입니다. 루오의 <미제레레/불쌍히 여기소서>, <때로는 눈먼 자가 눈 뜬 자를 위로한다>. 제목들만으로도, 앞의 딱따구리나 생쥐가 갖지 못한 겸손의 가치와 소중함을 마음 깊이 새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35일 방송>b.

 

2. <악한 포도원 농부 비유>로 알려진 본문은 공관복음서 모두에 소개된 내용입니다(21:33-46, 20:9-19). 그런데 예수님이 비유를 많이 사용하신 것은 <이중 목적>에서라고 하는 것은 주석가들의 일반적인 주장입니다. 다시 말하면 비유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말씀을 듣고 순종하는 사람들에게는 진리를 잘 깨닫게 되지만, 복음을 대적하는 사람들에게는 진리에 이를 수 없는 도구가 되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말입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비유의 배경은 당시에 흔한 현상 중 하나라고 하는데, 부유한 유대인 지주들로써 세를 주고 타국에 가서 살고 있는 이들이 더러 있었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본문의 내용과 같이, 소작인들이 주인의 포도원을 빼앗게 되는 일이 실제로 가능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고 합니다. 오히려 본문에서처럼 소작인들의 심리적인 변화는 예수님의 창작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러니까 처음 포도원을 빌릴 때와는 달리, 소작인들이 주인의 소유를 탐내게 되고 그 결과 주인의 아들까지 죽이는 대담하게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소작인들, 악한 포도원 농부들은 모든 인간들의 모습을 상징하는데, 인간들의 삶의 터전인 포도원을 세로 돌봐야 하는 원칙을 깨트리고, 마침내 그들의 조물주인 하나님께 대적하는 대적자로 변해 가고 있다는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고 말입니다. 이 비유에서 활개 치는 농부들의 모습에서, 우리들 자신이 겹쳐지고 있지나 않는지 돌아볼 때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