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그래도(anywany)의 역설. / 벧전 4:7-19.

박성완 2019. 5. 7. 00:06

묵상자료 3992(2012. 4. 21. 토요일).

시편 139:9-12.

찬송 539.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마다 뛰어넘을 수 없는 차이를 느끼게 되는 게 한 가지 있기는 했습니다. 바로 식사였습니다. 서양 친구들이 왔을 때는 간단한 토스트면 아침 준비가 끝났습니다. 하지만 동양 친구들이 왔을 때는, 한국식 아침 식사를 준비하느라 힘도 시간도 많이 들었습니다. 먹기에는 좋지만 아침부터 노력이 너무 든다 싶었지요. 이러니까 한국의 현대인들도 아침을 서양식으로 하지 않나 싶었습니다물론 서양 쪽으로 일주일 정도만 여행을 해도 어느 한국식 아침 식사가 그리워지기는 하지만요, 그렇지 않아도 며칠 후면 아는 부부가 게스트 하우스를 시작합니다. 외국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대학가 앞에서 시작하는데, 모든 준비를 완벽히 두 사람이 결정 못한 게 하나 있었습니다. 아침을 서양식으로 할 것인지 한국식으로 할 것인지였습니다. 아내는 간단한 토스트 같은 서양식을 주장했는데, 남편은 한국에서는 한국식 아침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지요. 그러다가 화가 폴 세잔 때문에, 아내의 주장이 이겼다고 합니다. 누군가가 게스트 하우스 주방에 걸라면서 액자 하나를 보냈는데, 거기에 든 그림이 폴 세잔의 정물화인 빵과 계란이었습니다. 아주 긴 바게트 빵과 빵 칼 옆으로 계란 두 알이 놓인 정물화였는데요. 소박하면서 풍성하고, 그야말로 촌스럽도록 투박하면서도 정감 넘치는 그 단순한 정물화에, 남편의 마음이 바로 바뀐 거였습니다. 없는 게 더 많을 텐데도, 있는 것만으로도 풍성한 느낌인 빵과 그림이, 검소한 여행자의 숙소나 여행이며 나아가서 인생의 의미까지를 그대로 말해주는 것 같아서였다고 합니다. 아내는 액자 그림에 한국 음식이 담겨 있었다면 자신만 힘들 뻔 했다면서 장난스럽게 웃어보였습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32일 방송>b.

 

2. 오늘 본문은 베드로전서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피할 수 없는 고난에 대한 그리스도인다운 태도를 말씀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를 포함해서 누구도 고난을 좋아하거나 환영할리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불청객 같은 고난은 우리들 삶의 구석구석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그러니 어떤 방식이든 고난과 함께 지내야 할 형편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래서 사도는 이런 불 시험을 이상한 일 당하는 것 같이 생각하지도 말고, 오히려 그리스도의 고난에 함께 하듯 즐거운 마음으로 짊어지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욕을 먹거나 고난을 당한다면, 그걸 부끄럽게 생각하거나 수치스럽게 생각하지 말고, 아예 적극적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고 하십니다. 우리가 만일 자신과 이웃의 삶을 조금만이라도 주목한다면, 한 사람도 예외 없이 힘에 겨울정도로 고난의 짐을 짊어지고 가파른 언덕을 오르고 있음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감상주의에 빠질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마지막 때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록 힘겹게 고난의 짐을 지고 있다고 할지라도, 그래도 서로 사랑하고, 그래도 서로 대접하고, 그래도 서로 봉사하며 살아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멋진 처세술입니까? 그래도(anyway)의 역설이야말로, 우리들 기독자들이 배워두어야 할 가장 멋진 삶의 태도일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