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5. 27. 성령강림절 주일] 에스겔 골짜기의 기적. / 겔 37:1-14.
묵상자료 4028호.
시편 4:5-8.
찬송 173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아프리카 북부의 모래사막인 사하라, 그런데 어떤 고고학자들은요. 기원전 6천년 무렵만 해도 이곳이 비가 많이 내리는 초원지대였을 거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이곳에 사람들이 모여 살았다는 흔적도 발견되기도 했지요. 그렇다면 이 사하라는 어쩌다가 풀 한 포기 없는 사막이 됐을까요? 뭐 지각 변동이다 기후변화다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모여 살면서 무분별하게 경작지를 늘렸기 때문이라고 보는 학자도 있습니다. 뭐가 사실인지는 알 수 없지만, 환경을 이루는 여러 고리 중에 하나만 끊어져도, 그곳을 터전으로 삼는 삶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지금 사하라에 남아 있는 오래 된 흔적들, 우리에게 뭔가 말해주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까? <KBS FM 1, 풍류마을 2012년 3월 15일 방송>
2. 성령강림절은 유대인의 첫 추수절기인 오순절과 같은 날이기 때문에, 종종 오해를 빚곤 합니다. 그런 오해 중의 하나가 교회력에 오순절 기간을 둔 것입니다. 교회의 절기는 성령강림절 후 라고 불러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교회는 성령강림절에 의해서 시작된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성령강림절에 에스겔 골짜기의 기적은 적절합니다.
에스겔 골짜기는 절망을 상징합니다(1-4절).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시내 중심부에는 거대한 공동묘지가 있었습니다. 계획적인 것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세계를 호령하였던 징기스칸의 나라 한 복판에 공동묘지란 무슨 의미입니까? 인생의 영화가 한낱 마른 뼈들로 끝나고 마는 것이라 해석한다면 너무 진솔한 것일까요? 에스겔 골짜기에는 마른 뼈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 뼈들의 주인들은 각양각색이었을 것입니다. 남녀노소가 있었을 것이고, 빈부귀천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뼈들은 한결같이 절망 이외에 다른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더 이상 어떤 희망이나 기다림, 가능성이나 잠재력 같은 기대를 가질 수 없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비단 에스겔 골짜기나 울란바토르의 공동묘지뿐이겠습니까? 자살을 시도했지만 실패하고 여러 날 병원 신세를 지고 퇴원한 몽골의 한 중년 남자의 집을 찾았습니다. 마른 뼈 이외에 아무 것도 없는 에스겔 골짜기에 기적이 찾아왔습니다.
하나님의 생기가 불어올 때, 기적이 일어났습니다(5-10절).
마른 뼈들로 산더미를 이룬 에스겔 골짜기에 하나님의 생기가 불어왔습니다. 믿을 수 없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었습니다. 뼈들에 힘줄이 생기고, 살이 오르고 가죽이 덮이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뼈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뼈들이 서로 제 짝을 찾아서 사람으로 살아난 것입니다. 그리고 삽시간에 큰 군대를 이루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생기가 불어올 때, 마른 뼈들은 더 이상 마른 뼈로 남아 있을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의 생기는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능력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생기는 슬픔과 눈물을 기쁨과 웃음으로 바꿔놓는 힘이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 간절한 마음으로 사모하고 간구할 기도의 제목이 생긴 것입니다. 하나님의 생기가 불어오시라고 말입니다. 초대 기독교회가 이 하나님의 생기가 오시기를 기도했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 성령께서 불어오실 때, 성도들은 더 이상 죽은 자로 살 수 없었습니다.
성령님은 언제나 말씀에 순종하십니다(11-14절).
성부 성자 성령님은 하나님의 이름이며 역할을 분담하는 것 같습니다. 사도들의 신앙이라고 정리한 <사도 신조>는 이 점을 잘 요약하였습니다. 성부 하나님은 천지를 창조하시고 세상을 다스리시는 일을 하시고, 성자 예수님은 사람으로 오셔서 죄와 죽음 아래 절망하는 인생들을 위해 십자가를 지셨으며, 부활하시고 장차 재림주로 오실 것이며, 성령 하나님은 우리 인생들로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게 하시고, 하나님의 선하시고 아름다운 일에 참여하도록 마음을 움직이시는 역할을 하신다고 말입니다. 그러니까 성령님의 도우심이 없다면, 하나님의 말씀이 위대한 역사를 이룩할 수 없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기독자들은 성령님의 임재를 간구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성령님에게 의존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앞서 언급했던 몽골의 절망적인 가정에 눈물의 회개와 찬양, 그리고 회복이 일어난 것은 성령님의 역사하심이 낳은 열매였습니다. 성령님께서 우리와 이 민족의 가슴을 흔드시기를 간구해야 하겠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