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아직도 표적을 구하는 우리들에게. / 마 12:33-42.

박성완 2019. 5. 8. 01:36

묵상자료 4044(2012. 6. 12. 화요일).

시편 9:10-12.

찬송 422.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50대의 나이에 제일 자주하는 고민이앞으로의 진로에 대한 고민이라는 작가와의 솔직한 인터뷰가 끝났을 때, 그녀 역시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20대 후반인 자신은 오히려 진로에 대해서 더는 아무 생각이 없었지요.

지금의 일과 직업을 선택하면서자기 인생의 진로는 이미 다 결정됐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작가처럼 일이 주는 보상이나 보람에 대한 회의가 없었던 건 아닙니다그래도 이제 와서 진로를 수정하는 것도진로에 대한 고민을 다시 시작하는 것도, 너무 늦고 부질없다고 생각했었지요. 그런데 누군가는 쉰 네 살의 나이에도진지하게 진로수정 고민 중새로운 일 모색 중인 겁니다. 돌아오자마자 모처럼 수잔나 타마로의 소설 [마음 가는 대로]를 새삼 다시 읽어봅니다. “네 앞에 수많은 길들이 열려 있을 때그리고 어떤 길을 택해야 할지 모를 때, 되는 대로 아무 길이나 들어서지 말고앉아서 기다려라. 네가 세상에 나오던 날내 쉬었던 자신 있는 깊은 숨을 들이쉬며기다리고 또 기다려라. 네 마음속의 소리를 들어라. 그러다가 마음이 네게 이야기할 때마음 가는 곳으로 가라.”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413일 방송>b.

 

2. 우리가 사는 세대의 특징 중 하나는 증거주의 혹은 실증주의 세대라고 하겠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들 중 하나가 스펙 쌓기(specification/학력, 학점, 외모, 자격증)라고 하겠습니다. 자기 자신을 누군가에게 확실하게 내보일 수 있는 증거물 혹은 결과물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런 스펙이 한 인간을 이해하거나 능력을 셈하는데 있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있어도, 그 스펙이 바로 그 인간의 인격을 말해 준다고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보아온 대로라면, 우리가 사는 세상을 불행하게 만드는데 기여한 사람들이 스펙이 높은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말입니다. 본문에 나오는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에게 표적을 구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을 향해서 악하고 음란한 세대가 표적을 구한다고 비판하십니다. 그 내막은 이렇습니다. 보여줄 만큼 충분히 보여준 표적인데도 불구하고 계속 요구하는 것은 의도가 불순하다는 것입니다. 어느 주석가의 말처럼, 표적은 복음을 전하기 위한 보조수단에 불과한데도 불구하고, 그것이 복음을 가리는 목적처럼 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설교에서 예화를 사용하는 목적은 본문을 보다 더 쉽고 분명하게 이해시키려는 수단인데, 오늘 어떤 설교를 들어보면 예화를 위해서 본문이 희생을 당하는 황당함이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이나, 날 때부터 소경인 사람을 눈뜨게 한 것만으로,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믿어야 하겠는데, 여전히 표적에 매달린 우리들을 보면한심하다 못해서 화가 나실법하지 않습니까? 여전히 한국 교회 강단을 보여 주옵소서!” “들려주옵소서!” 라며 표적을 구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믿게 하옵소서!” 라고 바꿀 때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