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미룰 수 없는 부모공경. / 마 15:1-20.

박성완 2019. 5. 9. 00:21

묵상자료 4055(2012. 6. 23. 토요일).

시편 12:5-8.

찬송 304.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영화 <이민자>는 요즘 개봉중인 영화입니다. <트와일 라잇 2/The Twilight Saga><뉴문> <어바웃 어 보이/About a Boy>를 만든 크리스 웨이츠 감독의 영화이지요. 영어로 된 원래 제목은 <배털 라이프(Better Life)> 더 나은 인생입니다. 우리 제목인 <이민자>는 영화 속 주인공이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사람이기 때문이지요. 정확히 말하자면 불법 이민한 아버지입니다그는 추방에 대한 공포 속에서도 혼자서 아들을 키웁니다어떻게든 떳떳한 이민자로 살 수 있는 배털 라이프, 더 나은 인생을 늘 꿈꾸지요하지만 쉽지 않습니다쉽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대단히 어렵고 고통스럽습니다거기다 믿고 호의를 베푼 사람의 결정적인 배신으로, 그 어려움과 고통이 치명적이 됩니다배신한 사람 역시 같은 처지였습니다. 그도 어려워서 한 짓이긴 했습니다어떤 이유로든 용서를 받거나 하기 힘든 잘못이었습니다. 사과도 소용없는 잘못이었지요어떤 실수나 잘못에든 사과만이 최선이거나 능사는 아니겠지요. 실수나 잘못도 사과할 수 있을 정도만큼만 해야 한달까요그런 만큼 충분히 이해할만한 실수와 사과일 수 있는 “괜찮아요.” 라는 말 “그럴 수도 있지요.” 라는 말이, 얼마나 안심스럽고 고마운 것인지를다시금 생각해 보게 됩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418일 방송>b.

 

2. 곡해(曲解)라는 말은 비뚤어진 해석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굴절된 눈으로 바라보는 태도입니다. 마치 검정 안경으로 세상을 보는 일이라고 할 수 있지요. 예수님 당시에 바리새인과 서기관이라는 종교 지도자들이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그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전통에 대한 일화입니다. 유대인들에게는 <고르반>이라는 아름다운 전통이 있습니다. 하나님께 드리려고 따로 구별해 놓은 예물을 일컫는 말입니다. “하나님께 드림이 되다.”는 뜻을 가진 고르반은 막무가내 식으로 하는 신앙생활이 아니라, 생활 속에 농익은 그야말로 뼈대가 있는 신앙인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제가 오래 전에 방문했던 미국의 한 루터교인의 가정에도 그런 고르반들이 있었습니다. 추수 감사절 고르반, 성탄절 고르반, 부활절 고르반이 말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는 그 아름다운 고르반이 자신들의 부모를 섬기지 않아도 되는 빌미로써 악용되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드려진 것들뿐이어서,더 이상 부모를 섬길 수도 없을 뿐 아니라, 하나님께만 잘하면 부모에게는 조금 못해도 무방하다는 식입니다. 혹시 여러분 가운데서도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이 계실까요제 주변을 살펴봐도 의외로 신앙심이 아주 좋다고 생각하는 이들 가운데, 이런 바리새인 같은 분들이 있는 것을 종종 보게 됩니다. 찌든 살림살이에도 대학공부를 시키느라 고생한 부모님 덕분에 출세도 하고 좋은 가정도 이루었는데, 제 자식 돌보랴, 하나님 교회 섬기랴, 도무지 여유가 없다면서 늙은 부모를 전혀 챙기지 않는 그런 이들 말입니다. 참 슬픈 일입니다. 어떻게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렀는지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한국 문화에서는 부모공경은 피할 수 없는 덕목입니다. 그렇게 지극 정성인 부모들이 세상 천지에 어디에 있을까요? 그런데 경건한 신앙을 내 세우면서 그 분들을 헌신짝 취급을 합니다. “땅에서 잘 되고 장수하리라.” 이런 약속이 필요했던 까닭을 짐작하게 됩니다. 부모공경 뒤로 미루면 후회할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