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그림자를 통해서 실체를 확인하기. / 요 3:1-21.

박성완 2019. 5. 11. 03:39

묵상자료 4120(2012. 8. 27. 월요일).

시편 29:7-9.

찬송 411.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우연히 들어선 골목길에서남의 집 담장 너머로 화려하게 피어난 붉은 장미를 봤습니다. “우리가 장미를 찾아온 것은 아니었지만/ 우리가 왔을 때 장미는 거기에 피어 있었다브레히트의 시처럼장미가 거기에 피어 있었습니다. 한없이 간결한 이 시에서우리는 사랑의 시작을 직감합니다. 그러나 아름다운 장미에 섣불리 손을 뻗었다가는 가시에 찔릴지도요아니 그건 가시가 아니라, 장미의 이파리에 숨어 있는 그 무엇일지 모릅니다. 17세기 이탈리아의 화가 카라바조가 그린 <도마뱀에게 물린 소년>이라는 그림이 있습니다. 소년의 표정이 불에 덴 듯 화들짝 놀라 있습니다입에서 막 비명이 터져 나올 찰라입니다. 소년은 유리병에 들어 있는 장미를 만지려다가이파리에 숨어 있던 도마뱀에게 손가락을 물리고 말았지요. 장미는 사랑을 상징합니다소년은 사랑에 빠져 있지요하지만 그 사랑 때문에 지금 고통스럽습니다. 영국의 화가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는 장미를 즐겨 그린 화가입니다. 그의 장미들은 늘 젊은 여성과 짝을 이룹니다. 그녀는 담장에 넝쿨져 피어난 분홍색 장미의 향기를 맡으며 감미로운 표정으로 입을 맞춥니다. 누가 봐도 사랑에 빠진 얼굴입니다.     다른 그림에서 그녀는 장미를 가득 담은 은항아리를 들고 있어요. 지금은 아름답지만 곧 시들어갈 장미처럼 그녀의 젊음도 시들겠지요. 워터하우스가 그린 또 다른 그림을 볼까요아가씨들이 정원에서 허리를 굽혀서 장미꽃을 따 모으고 있습니다. 17세기 영국의 시인 로버트 헤릭이 쓴 시를 인용한 것입니다. 시의 제목은 <처녀들에게 시간을 소중히 하기를이렇게 시작하지요. “할 수 있을 때 장미 봉오리를 모으라/ 시간은 계속 달아나고 있으니/ 그리고 오늘 미소 짓고 있는 이 꽃이/ 내일은 지고 있으리니하지만 설령 이 계절이 다 가고장미도 다 진다고 해도, 아름다웠던 시절은 또 다른 이름이 되어서, 영원히 가슴에 남겠지요. “이름이란 뭐지장미라 부르는 꽃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도아름다운 그 향기는 변함이 없는 것을.” 그렇게 로미오가 말했던 것처럼요.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2524일 방송>

 

2. 오늘 본문은 여러 차례 거듭남에 관해서 언급했기 때문에, 오늘은 14절 이후의 말씀을 묵상하려고 합니다. 성경말씀의 중심 구절이라고 하는 요한복음 316절은, 그 앞 두 절을 이해하지 않고는 잘 알아들을 수 없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많은 분들이 이 구절을 소홀히 넘기는 것을 보며 안타까운 생각을 할 때가 많습니다. 우리는 흔히 구약을 그림자라고 합니다. 당연히 신양은 그 그림자의 실체가 되지요. 또한 구약을 약속이라고 하고 신약을 그 성취라고 말합니다. 그와 같은 관계성을 가장 잘 들어내 주는 구절이 바로 14-15절에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사건은 민수기 214-9절의 말씀입니다잘 아시는 대로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 생활 40년을 지내면서 하나님께 원망과 불평을 많이 했습니다. 그 때도 그랬습니다. 조금만 힘들고 어려우면 불평하는 것이 어디 이스라엘 사람들뿐이겠습니까?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배은망덕도 분수가 있지, 이런 망나니 같은 사람들을 그냥 철부지려니 하고 놔두고 바라보시지 않습니다. 채찍을 드셨는데 좀 과하셨습니다. 불 뱀을 내려서 물려 죽게 만든 것입니다. 그래서 죽어 마땅한 짓을 했지만, 모세는 탄원했고, 그래서 놋 뱀을 만들어서 긴 장대 끝에 매달아 뱀에 물린 사람마다 그것을 바라보면 살 것이라고 처방해 주신 것입니다.

   죽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사는 길이 열린 것입니다. 그것은 장대 끝에 달린 놋 뱀을 바라보면 살리라는 말씀을 믿고 따르는 것입니다. 바로 이 역사적 사건을 주님은 당신 자신의 십자가로 성취하신 것입니다. 그러니까 16절의 이는 (십자가에 매달린)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고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한 인생이 어떤 삶을 살아왔건 간에 그가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은 구원의 주로 믿고 바라보고 의지하기만 하면 구원받는다고 말입니다. 얼마나 고맙고도 감사한 진리입니까? 우리의 행위나 업적으로 저울질 하지 않으시고, 오직 그 말씀을 듣고 순종하며 살아가는 것으로 삶을 저울질 하셨으니 말입니다. 매일 우리가 십자가를 바라보는 이유입니다. 제가 그 십자가를 매일 30분씩 6년간 바라볼 수 있었기 때문에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할 수 있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3. 오늘부터 나흘간 안성 사랑의 교회 수양관에서 농아 목사님들을 위한 베델강습회에 참가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