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쫓고 있는 가치는 무엇입니까? / 히 18:12-28.
묵상자료 4163호(2012. 10. 9. 화요일).
시편 38:1-4.
찬송 452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런가하면 어제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한 건물에서 볼일을 마치고 나오니 주차해 놓은 차 옆쪽으로 다른 차가 주차 선까지 넘어가면서 자신의 차에 거의 닿을 듯 했습니다. 초보자인 자신으로써는 무사히 후진을 할 수 없을 듯 했습니다. 어떻게든 혼자 해 보려고 이리저리 애써봤지만 겁만 나고 무리였습니다. 할 수없이 근처에서 차에 막 오르던 청년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청년은 흔쾌히 차에 올라 아주 간단히 차를 뒤로 옮겨주었습니다. 진심으로 고맙다고 인사하고 무사히 건물을 나와 조심스럽게 차를 달렸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났을까 그제서야 뒤쪽에서 한 차가 자신을 향해 나직이경적을 울리며 따라오는 게 느껴졌습니다. 길가에 차를 세웠지요. 조금 전에 그 청년이었습니다. 차를 후진시켜줄 때, 아무래도 지갑이 빠진 것 같다는 거였습니다. 찾아보니 운전석 옆으로 정말 지갑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도움을 주려다가 자칫하면 지갑만 잃어버릴 뻔 했으니 너무나 미안했습니다. 다시금 생각합니다. 운전에서든 무엇에서든 초보자는 주위사람들한테 도움을 참 많이 받기도 하고 폐도 많이 끼친다는 걸요. 그런데도 어쨌든 그런 초보자를 이해하고 돕는 사람들이 참 많다는 것, 자신도 다른 일에서 무언가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 미숙한 사람을 더 많이 도와주고 배려해야 하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해 보게 됩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년 8월 1일 방송>b.
2. 사도행전을 읽으면 초대교회의 사도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짐작하게 합니다. 물론 시간을 압축해서 기록해야 했으니까 잡다한 이런저런 일들은 다 생략해야 했을 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령 사도 바울의 경우는 어떻게 해서라도 복음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어 하는 마음으로 충만했다고 하는 점입니다. 요새말로 하면 그렇게 열심히 일한다고 해서 생기는 것이 아무것도 없을 뿐 아니라, 누구하나 환영해 주는 이 없는 데도 말입니다. 그들은 눈에 보이는 그 무엇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삶의 의미와 목적에 충실한 삶을 살려고 했던 것입니다. 고린도를 포함한 아가야 지방에 1년 반을 머물 때에도, 항상 적대적인 감정을 갖고 괴롭히는 사람들이 곁에 있었고, 그리고 사도들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힘들게 하였다고 했습니다(12-17절). 그리고 귀국해서 보고회를 가진 후에 또 다시 3차 전도여행 길에 오르는 등 말입니다(18-28절).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보이는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보이지 않는 가치 곧 영원한 가치를 찾아서 일생을 내 던지는 사람이 있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나는 어느 쪽의 삶을 살고 있는지 가끔씩은 멈춰 서서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아메리카 인디언처럼 말이지요. 육신이 너무 빨리 달리느라, 미처 따라오지 못한 정신을 기다릴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말입니다. 한 개 열렸던 모과는 지난 태풍 때 그마저 떨어져 버렸는데, 감은 21개나 버텨주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모과나무는 그 큰 키 때문에 바람을 피할 수 없었으나, 대신 낮은 감나무를 돌봐준 셈이 되었던 모양입니다. 보이는 것들에서 보이지 않는 것들도 볼 수 있는, 그런 마음 풍성한 가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