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머리와 가슴을 움직이는 능력으로. / 행 19:14-20.

박성완 2019. 5. 13. 02:13

묵상자료 4166(2012. 10. 12. 금요일).

시편 38:12-14.

찬송 359.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청춘이라는 말이 다시 관심을 끈 지도 꽤 됐습니다. 그런 관심에는 김난도 교수의 베스트셀러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역할도 컸지요. 그 책을 통해서 청춘기가 주는 아픔과 쓰라림에서 벗어나거나 위로받았다는 독자들이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물론 책에 대한 비판의 소리도 없지 않았지요. 힘들어하는 청춘기 세대에게 주는 조언이, “지금 아무리 힘들고 괴로워도 그냥 참고 견디어라.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올 것이다.” 이런 막연하고 안일한 이야기를 해서이기도 합니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이나 해결책이 없다. 저자 자신이 정말 어렵고 아픈 시기를 실제로 경험해 봤는지, 성공적인 길만 걸어온 삶이 아니었는지, 회의가 든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뭔가를 꼭 직접 경험해 봐야 잘 알 수 있는 건 아니지요. 그러니 책에 대한 비난이 다 옳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경험 부분에선 세삼 청춘기라는 단어를 대표하다 시피 하는 작가를 떠올리게 합니다. [데미안과 수레바퀴 아래서]의 작가 헤르만 헷세. 헤세만큼 작품에서나 실제 삶에서나 청춘기를 고뇌와 방황, 반항과 사색 속에서 보낸 작가도 드물 겁니다. 서상원 편역의 책 헤르만 헤세의 [청춘이란 무엇인가]에는 그런 청춘기가 헤세 자신에 의해 이렇게 기록돼 있습니다. “그 때 내 나이는 열여덟, 자물쇠 기계 공장에서 견습기간이 끝나갈 무렵이었다. 얼마 전부터 나는 이 분야에서 별로 성공하지 못하리라는 생각에, 직업을 바꿀 결심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버지에게 그와 같은 말씀을 드리기 전까지는, 그럭저럭 시간을 보내면서 불안정한 나날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2. 이해관계, 멀쩡하던 사람도 바로 이 문제 앞에 서기만 하면 눈에 불을 품고 돌격할 태세입니다. 사도의 복음이 에베소에 전해졌을 때, 그 곳 사람들이 오랜 세월 믿고 있었던 <아데미> 신이 있었는데, 이 아데미 신전은 세계 7대 불가사이의 하나로 꼽힐 정도로 유명해서, 매년 수천 명의 순례자들이 방문할 정도라고 합니다. 이런 주변에는 자연히 은으로 아데미 신상을 조각해서 순례자들에게 팔아 재미를 보는 사업이 성할 수밖에 없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사도가 사람의 손으로 만든 아데미신을 우상이라 하여 폄하하게 되자, 그동안 아데미 신상을 만들어 사업을 하던 사람들은 자신들의 사업이 망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빠지게 되자, 요즘말로 하면 집단 반발 집회를 열어 바울과 그가 가르치는 도를 반대하게 되었다는 일화입니다. 이해관계, 이 문제 앞에서 사람들은 제정신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수요일 만 3년에 걸친 재개발로 인한 조합과 교회 측의 협상은 그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정식 협상은 9차에 불과했지만, 양측이 위임한 전권위원이 활동한 기간을 셈하면 3년 내내 치열한 공방이 전개되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은총을 베푸시고 지혜를 주셔서, 또 다른 파트너로 하여금 열심히 협상하게 하고(70여회), 우리는 그 타협안을 근거로 끝을 맺게 한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겠습니다. 그런데 여러 차례 고비들이 있었습니다. 조합 측 협상단원들은 대부분 땅을 가진 지주들로, 자신들의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얼마나 열심히 공격을 해 오는지, 목사와 장로가 이렇게 싸워도 되나 싶을 정도로 난감했습니다. 그 때마다 이성을 잃지 않도록 우리 팀들을 다독이고 조정해야 했고, 무엇보다 합리적 타협을 기조로 삼았던 초심을 끝까지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앞으로 건축을 앞두고 엄청난 어려움도 예상되고 있지만, 충실한 계획과 완벽한 설계 그리고 건전한 시공사를 선정하는 등 관리의 묘를 발휘하는 지혜가 더욱 필요할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