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신 그리스도께 감사하라. / 단 7:13-14.
묵상자료 4210호(2012. 11. 25. 왕이신 그리스도의 날 주일).
시편 50:16-21.
찬송 356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인생이 무료하다고 생각될 때, 스릴을 찾아서 나서는 사람들이 있지요. 20m 높이에서 번지 점프를 하고, 또 속이 울렁거리는 놀이기구를 타러가기도 하지요. 그래서 스릴이 필요하다는 말은 이런 의미도 되는 것 같습니다. 무료하리 만큼 현재의 삶이 안정되어 있다. 공포영화를 찾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같은 이유겠지요. 아직은 세상이 영화만큼 무서운 곳은 아니라는 증거일 수도 있을 겁니다. 진짜 무서움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언제나 스릴이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를 자극하고 흔들어 줄, 그리고 나를 깨어있게 해 줄 무언가를 찾아 나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12년 8월 23일 방송>
2. 오늘은 교회력으로 마지막 주일입니다. 그래서 오늘 주일의 이름을 <왕이신 그리스도의 날 주일>로 부르는 까닭입니다. 그런데 우리 교회는 이 날을 추수 감사절과 44년간 지냈던 예배당에서 마지막 예배를 드리는 주일입니다. 여러 가지로 감회가 젖겠지만, 무엇보다 우리의 왕이신 주님께 받은바 은혜를 감사하는 것 보다 더 뜻있는 일은 없겠습니다.
그리스도의 왕 되심은 신적 기원이었습니다(13-14절).
흔히 다니엘서를 구약의 계시록이라고 부릅니다. 신약의 요한 계시록이 세상 끝날 에 관해서 말씀하는 것처럼, 종말론적 주제를 다니엘서가 취급하는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은 다니엘서의 하일라잇입니다. 인자로 묘사된 분은 장차 오실 성자 예수님을 지칭하고 있습니다. 그 분은 구름을 타고 오실 것이며, 영원부터 계시는 성부 하나님에 의해서 권세와 영광과 나라를 받으시고, 모든 사람들로 섬김을 받으실 분이라고 말씀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백성들인 이스라엘은 이 구절을 문자적으로 해석한 나머지, 왕으로 오실 메시야를 기다렸고, 지금도 그런 메시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각 책마다 그 책의 성격에 따라서 읽지 않으면 매우 위험합니다. 다니엘서는 더욱 더 그렇습니다. 오늘 본문처럼 환상을 보고 기록한 내용인 때문에, 사실적인 해석보다는 상징적이고 암시적인 해석이 절대로 필요한 말씀입니다. 하나님과 인간의 대화가 갖는 특징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왕이 귀하심을 감사해야 하겠습니다(마 21:5-9).
우리에게 오신 왕을 가장 잘 묘사한 성경말씀은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예수님 일화입니다. 그 때 예루살렘 시민들은 종려나무 가지를 꺾어들고 환호하면서, “호산나, 호산나”라는 말을 연호하였습니다. 호산나라는 말은, 우리를 살려주십시오 라는 뜻으로, 왕에게나 할 수 있는 엄청난 말이었습니다. 그러니 다니엘서가 예언했던 왕으로 오시는 메시야를 지칭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 메시야가 왕의 타는 준마 대신 보잘 것 없는 나귀 새끼를 타셨고, 왕이 밟는 붉은 양탄자가 아니라, 가난한 소시민들이 벗어놓은 그들의 초라한 겉옷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의 왕으로 오신 메시야는 섬김의 대상으로써가 아니라, 오히려 세상을 섬기려고 오신 분이셨다는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이 세상에 왔던 왕들과는 전혀 다르게, 우리의 왕 그리스도는 가장 낮은 곳에 오셨고, 세상을 섬기되 죽기까지 섬기신 왕이 되신 것입니다. 그리고 세상의 질서를 새롭게 바꾸신 왕이 바로 우리의 왕이십니다. 우리가 감사하고 감사할 분명한 이유입니다.
감사의 제목과 대상은 그리스도이십니다(히 2:18).
많은 사람들이 감사의 이유를 찾아서 헤맵니다. 그리곤 건강한 것에서, 평안한 삶에서 감사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런 감사의 이유는 우리들 자신을 중심에 두고서 하는 말입니다. 내가 성공했고, 내가 회복되었으며, 내가 잘 되었음을 이유로 감사하려고 합니다. 그렇다면 병든 것이나 힘든 것, 실패나 고통 속에 있는 것은 감사할 수 없는 이유가 될 것입니다. 매우 위험한 생각이고, 불완전한 생각입니다. 감사의 제목과 감사의 대상이 그리스도가 될 때, 우리는 언제나 무엇에서나 어떤 경우에서나 감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의 왕 그리스도는 우리들 삶의 모든 처지를 친히 경험으로 알고 계실 뿐 아니라, 고난 받는 자들을 적극적으로 돕는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진정한 감사는 무엇입니까? 시련과 역경 속에서 우리와 함께 하는 누군가가 있을 때가 아닙니까? 가까운 이웃들이 모두 떠나갈 때, 세상이 등을 돌릴 때, 그런 절망과 두려움 속에서 우리와 동행하시는 주님을 기억하며, 참된 감사로 풍성한 삶을 만드시기를 바랍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