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우리의 영광이며 기쁨인 사람들. / 살전 2:12-20.

박성완 2019. 5. 14. 02:31

묵상자료 4220(2012. 12. 5. 수요일).

시편 53:1-3.

찬송 249.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여행길에 가장 요긴하게 사용하는 소품은 무얼까? 여행자마다 다르겠지만여행가들이 첫 손에 꼽는 것비닐봉지다. 언제 어디서든 굴러다니고 날아다니고 손끝 발끝에 흔하게 차이는, 그 검고 흰 비닐봉지야말로 짐을 동반자로 다스리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소품이다.” 여행 전문기자인 이 병학의 글에 나오는 <비닐봉지 예찬>입니다. 실제로 그의 글 속에서 한 여행용품 운영자는비닐봉지 특히 검정 비닐봉지가 여행에 얼마나 유용한지를 이렇게도 얘기합니다. “검정 비닐 봉지 그거야 말로 우리의 가장 큰 경쟁 상대라 아니할 수 없다. 여행 용품 특히 수납 용품의 거의 모든 것은 비닐봉지의 진화과정일 뿐이다.” 실제로 검정 비닐봉지는 값싸고 가볍고 흔하고 물어 젖은 것도 괜찮지요. 안에 무엇을 담았는지도 가려줍니다필요 없을 땐 아까운 마음 없이 쉽게 버릴 수도 있지요.

   어떤 분은 여행 중에 징검다리를 건너야 했습니다그 때 검정 비닐봉지 두 개로 발을 감싸서 신발이 젖지 않았다고 하지요. 여행뿐일까요일상에서야 말로 가장 많이 쓰입니다. 백화점이 아닌 가게에서 뭔가를 산다는 건, 곧 뭔가를 담은 검정비닐 봉지를 건네받는다는 뜻이지요. 우리나라에서 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합니다. 언젠가 사막에 가까운 지역을 여행할 때였습니다. 저쪽 멀리 앙상한 한 그루 나무 가지 위로온통 까마귀 떼가 가득했습니다. 참 스산하고 을씨년스러운 풍경이었지요. 나중에 보니 그건 까마귀떼가 아니라검정 비닐 봉지였습니다.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비닐봉지가여기 저기 뒹굴다가 거센 바람에 불려 나무에 걸린 거였지요. 지구위에 검정 비닐봉지가 얼마나 흔하게 범람하는지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이제 길에서 명절 준비를 하느라 검정 비닐봉지를 들고 오가는 모습은 자주 눈에 띌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924일 방송>a.

 

2. 게으름이나 실수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부끄러움입니다. 오해로 힘들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그런데 예수를 믿는 신앙생활 때문에 고통을 받게 된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로 여겨야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들 신앙인들이 종종 오해하는 것 중 하나는, 자신의 게으름이나 실수로 인해서 어려움을 겪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기는커녕, 무슨 신앙적 박해로 생각하고 하나님께 탄원하는 경우입니다. 그 대표적인 것 가운데 하나가 주일 예배에 참석하느라 시험공부를 잘 못해서 성적이 떨어진 경우를 두고 탄원하는 경우입니다. 제가 대학생 시절, 한 친구가 숙제를 제대로 못한 이유로 교회 부흥회 참석 때문이라고 변명하자, 교수님은 학교 그만두고 교회로 가라고 꾸중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려움을 겪을 때, 그것이 자신의 게으름이건 실수건 간에, 하나님께서 도우시고 지켜주시는 것이 당연한 듯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오는 동안 숱한 실수와 실패에도 하나님께서 지켜주신 것을 생각하면 그게 맞다 싶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건 속으로만 감사하며 간직할 일이지, 대 놓고 하나님께 원망할 일은 아니겠습니다. 하물며 억울하다 싶은 일에서 고통을 겪는다 해도, 잘 참고 견딜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정말 무엇이 기쁜 일이고 행복인지를 제대로 느끼고 배울 수 있으니 말입니다. 요즘 저는 육체노동자들의 심정을 체험하는 특별한 기회를 갖고 있습니다. 뒤늦게나마 인생을 배우는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 분들이 교회에 나와 앉아 졸음을 이겨가며, 저의 딴 세상 얘기 같은 설교를 들어 주었구나 하는 감사를 배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도는 데살로니가 교회 교인들이 너희는 우리의 영광이요, 기쁨이니라.”는 칭찬을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입니다. 한 분 한 분의 얼굴들이 모두 저의 영광이요, 기쁨이 되고 있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