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배신의 가능성. / 요 13:20-35.

박성완 2019. 5. 15. 03:07

묵상자료 4242(2012. 12. 27. 목요일).

시편 59:14-17.

찬송 120.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영화 <미드 나잇 인 파리/Midnight in Paris>는 우디 앨런이 감독한 영화입니다. 영화에서 주인공은 남자이지만신데렐라처럼 자정만 되면 달라집니다. 자정에 파리 어느 뒷골목에서 기다리는 그 남자 앞으로늘 낡은 푸죠한 대가 와 멈춰 서는 겁니다그리고 그를 그가 가장 좋아하는 시대였다고 생각하는 1920년대로 데려갑니다. 그곳에는 피카소며 헤밍웨이 달리 엘리아르 등 지금까지도 추앙받는 최고의 예술가들이 생생히 살아 있습니다. 살아서 그에게 말을 걸고 그를 환영하고 서로 친해집니다. 그는 마침내 피카소의 연인과도 가까워집니다그리고 그녀의 안내로 또 다른 시대로 시간 여행을 갑니다. 거기는 소위 파리의 벨 에포크(epoch) 시대입니다. 벨 에포크 시대는 몇 십년동안의 정치적인 격동기를 거친 후, 마침내 맞이한 파리의 좋은 시절을 가리킵니다. 1890년에서 1914년에 이르는 기간이지요. 당시 파리는 전에 없던 풍요와 평화를 누렸습니다. 파리 전체가 예술과 문화의 도시가 됐고, 중심가에는 우아한 드레스와 정장 차림의 신사 숙녀가 쉽게 눈에 띄었습니다. 인상주의 화가들의 그림에 등장하는 선명한 색채와 마르세 프르스트의 소설, 그리고 세계의 박람회와 에펠탑 건립 첫 지하철 개통으로 상징되는 그런 시대이기도 했습니다. 영화 속 피카소의 여인은 그렇게 화려한 벨 에포크를 서양사 최고의 황금기라고 생각합니다. 살 수 있다면 그 시대를 선택해 살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미드 나잇 인 파리에 등장인물들이 생각하는 최고의 벨 에포크좋은 시절은 제 각각입니다. 하지만 자정이면 시간을 거슬러 그 황금기를 돌아갔던 주인공이 데이트를 시작하는 여성은 결국 현실 속의 여성입니다. 레코드점에서 일하는 자신처럼 비 맞기를 좋아하는, 비 맞으며 걷기를 좋아하는 여성이었습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1217일 방송>a.

 

2. 오늘 본문은 가룟인 유다의 배신 예고의 말씀과(20-30), 다락방 설교(31-35)입니다. 그런데 유다의 배신 예고 말씀은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 있다는 점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유다의 배신 예고는 공관복음서에도 모두 기록되어 있는 점입니다(14:17-21, 26:20-25, 22:14, 21-23). 그러니까 4복음서가 모두 유다의 배신 기사를 취급할 정도로 중요한 내용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유독 본문인 요한복음서에서는 유다의 배신 동기가 명료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공관복음서에서는 배신의 동기가 분명히 취급되고 있는데, 그가 돈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고 말입니다(14:10-11, 26:14-16, 22:3-6). 요즘 우리 주변에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황금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 사람이 없다는 공식(公式)말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은 놀랍게도 유다는 그런 황금의 유혹을 받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배신 예고를 확인하는 일이 있을 후, 사단이 그에게 들어가서 배신자 노릇을 하게 되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때문입니다. 우리는 당연히 공관복음서와 요한복음서의 차이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흔히 공관복음서는 사실을 기록했다고 하면, 요한복음서는 의미를 찾고 있다고 하는데, 오늘 본문에서도 그 공식이 해당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멀쩡하던 사람이, 지금까지의 생활 태도나 심성으로 보아서 전혀 그러지 않을 것 같았던 사람이, 엄청난 배신자가 되었을 때 말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유다는 예수님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는 사람이었으니 돈 궤를 맡았을 것입니다(29). 그런 사람이 어떻게 배신자가 될 수 있을까? 라는 강한 의문이 생겨나는 때문입니다. 배신자는 멀리 떨어져 지내던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언제나 배신자는 일의 처음부터 나중까지의 내용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사람일 수 밖이라는 점입니다. 처음부터 배신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입니다. 어떤 목사님은 사람을 믿지 말라. 믿을 분은 하나님 한 분 뿐이다. 사람은 불쌍히 여길 대상이다.”고 말했는지 모르겠습니다.

 

3. 오늘과 내일은 새해 목회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 출타하려고 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