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균형잡힌 신앙생활을 꿈꾸며. / 고후 5:16-6:2.

박성완 2019. 5. 15. 03:13

묵상자료 4246(2012. 12. 31. 월요일).

시편 61:1-4.

찬송 508.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이젠 어려서부터 아파트에서만 자라서 연탄을 본적이 없거나 모르는 젊은 세대들이 많지요. 그러다 보니 우리 주위에 연탄을 때거나 사용하는 집마저 아예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 젊은 세대에게 한 겨울 산꼭대기 동네로의 연탄 나르기 봉사활동은, 그 의미가 여러모로 크겠지요. 그 의미 있는 일에 젊은이들이 나섰어요. 취직이 참 쉽지 않은 이 때에,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이름 있는 기업에 취직한 젊은이들, 부푼 희망과 기대를 안고 사회생활에 첫발을 내디딘 신입사원들이지요. 어쩌면 그들이 봉사를 한다기보다는, 앞으로 그들이 몸담게 될 사회 전체를 보다 속 깊게 들여다보는 기회이겠지요. 동시에 나눔이 필요한 곳을 직접 확인하고, 나눔 실천의 가치와 뿌듯함을 체험할 수 있는 첫 번째 기회를 얻은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텐데요. 주식회사 한양의 신입 사원들그들이 얼마 전에 찾은 곳은, 인천시 중구 북성동 지역의 혼자 사는 독거노인들과 영세 가정이었습니다. 한양의 신입사원들은 목장갑과 고무장갑을 끼고, 두 장씩 석장씩 연탄을 나눠들거나 줄지어 선채로 한 장씩 옮겨 나르면서 그들에게 연탄 3천장을 배달했습니다그리고 쌀과 라면도 지원해 줬고요. 경쟁력 높은 회사에 취직한 것 보다그 사실이 더 자랑스럽지 않을까 싶어요. 안도현 시인의 시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마라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라는 짧은 시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한양의 신입사원들은 사회생활도 연탄처럼 뜨겁게 열정적으로 잘 할 것 같습니다. 그 열정이 연탄배달 봉사 같은 봉사에도계속 훌륭하게 나눠지리라 확신합니다.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013일 방송>

 

2. 한 때 사도 바울은 예수님을 인간적인 차원에서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우리는 예수님이 화육하신 분이라는 사실을 종종 잊어버릴 때가 있습니다. 사도처럼 인성을 가진 존재로써만 생각한다던지 아니면 신성을 가진 신적인 존재로써만 생각한다던지 말입니다. 어쩌면 그게 정상적인 생각일지 모릅니다. 한 사람 안에 인성과 신성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보는 것은 모순이기 때문입니다. 신학교에서 기독론에 대해서 공부를 아무리 잘 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모순을 용납할 수 없으니 말입니다. 1세기의 유대인들은 예수님을 인성을 가진 존재로써만 생각해서 항상 갈등이 생겼던 것입니다. 천지를 창조하기 전이나, 아브라함보다도 더 먼저 계셨다는 등의 말씀이 그들을 충분히 오해하게 한 것입니다. 그런가하면 오늘 우리 시대에는 예수님의 인성은 무시해 버리고 신성만 강조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초월자라는 모습만을 추구하게 되니까, 연약하고 아파하는 나약한 모습을 아예 눈 감아버리는 현상이 생겨서, 현실감각도 없고 공중을 날아다니는 천사처럼 믿어버리게 된 것입니다.

   사도는 균형 잡힌 신앙에 눈을 떠야 할 필요를 느꼈던 모양입니다. 그것은 영과 육이 모두 고려되는 신앙이며, 현세와 내세는 물론 하늘과 땅이 모두 망라되는 신앙이었던 것입니다. 저의 표현대로라면두 발을 땅에 모두 붙이는 것이나 두발을 모두 하늘에 쳐들고 걷는 게 아니라, 한 발은 땅에 또 다른 한 발은 하늘로 교차하는 걸음걸이 말입니다. 그래서 깨달은 모습이 그리스도 안에 있는 피조물이었습니다. 얼마나 기막힌 깨우침입니까? 그리스도는 영이며 내세이며 하늘에 속한 존재이며, 피조물은 육이고 현세이며 땅에 속한 것이니 말입니다. 그리스도 없는 나라거나, 나없는 그리스도는 아무런 가치도 의미도 없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어쩌면 그리스도 역시 그 같은 이해 때문에 세상에 오셨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임진년이 조용히 저물어 가고 계사년이 동터오고 있습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새 피조물의 꿈이 영글어 가기를 기도합니다.

 

3. 독일 부퍼탈의 묵상식구 나기호목사님께서 안부해 오셨습니다. 새해 표어를 거룩한 나그네-영원을 사는 오늘의 삶이라고 정하셨다는데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오늘 자정에 송구영신 예배를 드리고, 고향집에 내려가서 어머니 추도예배를 인도하려고 합니다. 주님께서 함께 하시는 뜻 깊은 마무리의 날이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