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결국 잘 죽기 위해서 산다면. / 막 6:14-29.

박성완 2019. 5. 16. 02:59

묵상자료 4276(2013. 1. 30. 수요일).

시편 시 69:1-4.

찬송 341.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얼 버그의 청각 장애인 아버지는 달랐습니다. “우리 집은 달랐다. 퇴근을 해서 집에 들어온 아버지는, 무릎을 꿇고 눈높이를 맞춘 다음, 마치 잃어버린 아이를 찾기라도 한 것처럼 나를 꼭 끌어안았다. 그리고는 나를 한참동안 깊은 눈으로 바라보곤 했다. 그 순간 아버지와 나는 수화를 주고받지 않았다. 아버지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나를 꼭 감싸는 아버지의 체온만으로도 충분했다. 아버지는 나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내가 들은 것은 체온의 언어였다.” 훌륭한 아버지가 되는 데는 어떤 장애도 아무 장애가 되지 않는 거겠지요. 무엇보다 얼 버그의 사랑 넘치는 아버지 같은 부모가 되는 것 자체가, 인생의 가장 큰 성공의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수험생을 둔 부모님의 간절한 마음은 그 어디 비할 데 없이 클 겁니다. 하지만 그 간절함이 좋은 실력발휘나 좋은 결과에 대한 초조함이기보다는, 이렇게 힘든 공부 방법을 끝까지 잘 견뎌준 게 정말 고맙고 미안하다는 간절함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결과에 상관없이 가족들은 언제나 너를 사랑하고 지지한다는 얼 버그의 아버지처럼, 말없이 꽉 껴안아 주는. 오늘 만큼은 그런 아버지들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118일 방송>b.

 

2. 얼마 전 한 유명인사의 장례식장을 방문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 분의 삶의 이력이라도 쓰듯, 셀 수 없이 많은 화환의 리본에 기가 죽었습니다. 그리고 오래지 않을 저의 그날도 상상해 보았습니다. 저렇게 화려한 꽃 속에 파묻혀서 세상과 작별할 수 있을까 하고 말입니다. 오늘 말씀은 이와는 매우 대조적인 세례 요한의 삶과 죽음을 생각하게 합니다. 제사장의 아들로 예수님 보다 6개월 먼저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그리고 메시야로 소개하는 최초의 전령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광야에서 회개의 설교와 회개의 세례를 선포하며 고단한 일생을 살았습니다. 당시 권력의 핵심에 있었던 헤롯의 눈에 나서 그의 의붓딸 살로메에 의해서 목이 잘리는 주검으로 끝을 맺었으니 말입니다. 이 정도로 소개한다면, 세례 요한이야말로 가장 허무하고 슬픈 인생을 살았다고 할까요? 그런데 말입니다. 벌써 2천년이 지난 지금까지 세례 요한의 이름은 빛이 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역사가 지속되는 동안 그 빛나는 이름은 계속될 것입니다. 우리들이 그토록 존경해 마지않았던 인물들이란 사실 그렇게 행복한 최후가 아니었습니다. 가난에 찌든 삶을 살다가 객사한 이 <보리밭>의 윤용하나, 여순 감옥에서 순국한 안중근, 이념주의자들의 총탄에 숨을 거둔 김 구, 그리고 제가 지난 여수 방문에서 만났던 수많은 순교자들이, 지금까지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의 거룩한 피가, 반드시 하나님 앞에서 똑똑하게 밝혀질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죽은 다음은 내 알바 아니라고요? 그러나 잘 죽기 위해서 살고 있음을 항상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세례요한의 죽음을 위대하게 생각하고 본받기를 바랍니다.

 

3. 올 여름(715-17) 전남 적금도 <설교 연구> 여행에 참여할 몇 분을 모십니다. 23일로 도서 지방의 동역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에 동참하시는 것입니다. 차비와 식비만 부담하시면 됩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