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설교

[2019. 5. 19. 부활절 다섯째주일] 복음을 기쁘게 받아들인 이방인들. / 행 11:1-18.

박성완 2019. 5. 19. 00:52

묵상자료 6576.

시편 10:4-6.

찬송 39, 242, 279.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가까이에서 본다고 항상 잘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나이가 들면 눈 근육의 탄력이 떨어져서 멀리 봐야 잘 보입니다. 전체를 보려면 뒤로 좀 물러서야지요. 그래야 고정관념을 넘어 객관적으로 볼 수 있고, 가까이에서 본 것의 실체도 제대로 알게 됩니다. 이따금 한 걸음 물러서는 것이 필요합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19510일 방송>

 

2. 오늘은 부활절 다섯째 주일로 행 11:1-18을 본문으로 복음을 기쁘게 받아들인 이방인들이란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초대 기독교회는 편의상 최소한 세 그룹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예루살렘을 근거지로 하는 유대적 기독교인 그룹과 로마교회 등 흩어진 유대인(다어스포라/Diaspora)의 자생적 기독교인 그룹, 셋째는 안디옥 교회와 같은 완전한 이방인 기독교 그룹이 그들입니다. 이렇듯 삶의 자리가 달라서 그들의 신앙도 약간씩 차이가 있었습니다.

 

할례와 안식일을 지켜야 한다는 유대적 기독교인 그룹이 있었습니다(2-3).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소위 유대적 기독교인들은 베드로에게 할례 받지 않은 사람들과 상종하는 것을 비난했습니다. 초대 기독교회는 유대교와의 정체성은 물론 예수님을 처형한 일로 인해 대립각을 세우고 있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면에서 위기의식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가능한 한 유대교와 전혀 다른 몸짓을 조심하였고, 할례와 결례 그리고 안식일 등을 지킴으로 유대인들에게 자극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스데반이 순교를 당할 때에도(7:54-60), 예루살렘 기독교인 그룹은 박해를 받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예루살렘 기독교 공동체는 유대인들의 신앙생활과 매우 흡사했기 때문에, 적어도 상당 기간 유대교의 한 종파로 너그럽게 인정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일종의 보수적 그룹이었습니다.

 

이방인 기독교 그룹은 유대교와의 차별화를 처음부터 시도하였습니다(4-17).

스데반의 순교는 헬라 파 기독교인들에 대한 박해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은 유대인들 처럼 율법이나 할례를 지킴으로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을 믿는 완전히 다른 신앙 체계를 분명히 받아들였습니다. 그래서 안식일 보다는 주님이 부활하시고 성령이 강림하신 날을 더 중요하게 여겼고, 이 날 성찬예식을 가질 것을 가르쳤습니다. 특히 본문에서처럼 유대인들이 이방인들과 구별하는 정한 음식과 부정한 음식을 구별하는 것을(11:1-47) 반대했습니다. 그런데 사도 베드로가 여기에 동참하게 된 것입니다. 예루살렘 기독교회가 이방인을 받아들이는 공적인 사건이 되었습니다. 이후 사도 바울은 먹고 마시는 것, 살고 죽는 것, 안식일과 주의 날을 등 중요성을 가리는 모두를, 그리스도 중심으로 해석하기에 이르게 되었습니다(14:1-23). 비로소 기독교회가 유대교로부터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게 된 것입니다.

 

이방인들을 포함해서 모든 사람들은 하나님의 구원의 대상이었습니다(18, 12:1-3).

유대인들은 지금까지도 폐쇄적인 선민사상의 감옥 안에 갇혀 살고 있습니다. 이런 오만함이 많은 나라와 민족들로부터 미움을 받게 된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런 어리석음은 21세기의 기독교인들에게도 있습니다. 물론 또 다른 선민의식을 강조함으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3세기 칼타고의 주교 키프리아누스는 교회 밖에는 구원이 없다(Extra ecclesiam nulla salus)”는 말로, 하나님의 구원행동을 기독교회 안으로 제한하는 해석을 낳게 한 것입니다. 그러나 현대 선교학은 세상의 모든 인간을 잠재적인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간주하고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성경의 중심 구절은 창 12:1-3, 1-4장으로 그 근거입니다. 예수님은 세상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 십자가에서 죽으신 것입니다.

 

3. 어제 아내와 가진 도봉산 둘레길 산책 길에는 서울 시민이 다 나온 듯 했는데, 특히 꼬맹이들이 많이 따라 나와서 좋았습니다. 오늘은 좋은소식 시각장애인 교회에서 설교를 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