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우리가 채울 시간에는. / 요 16:16-33.

박성완 2019. 5. 19. 01:01

묵상자료 4342(2013. 4. 6. 토요일).

시편 시 82:1-4.

찬송 358.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나무 칼럼리스트 고규홍씨는 전국의 큰 나무들을 찾아가서 살펴보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수집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습니다. 여기서 큰 나무란 수령이 오랜 나무를 뜻하는데, 200, 300년은 보통이고 1,500살 된 은행나무 800살 된 배롱 나무도 있습니다. 지난 십여 년 동안 이렇게 만난 나무가 1,000그루가 넘는데, 그는 말합니다. “나는 아직도 그 나무들에 대해서 다 알지 못한다.”. 이유를 물으니 같은 나무를 보더라도 최소 네 번은 봐야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합니다. 봄여름 가을 겨울에 봤을 때 다르고, 아침과 저녁이 다르고, 초여름과 늦여름의 모습이 다르고. 그러니까 같은 나무지만 배경이 달라지면 나무의 모습도 나무가 나에게 건네는 이이야기도 달라진다는 뜻이겠지요. 붙박이처럼 늘 그 곳에 있는 나무도 그렇게 바라봐야 잘 알 수 있다고 합니다. 하물며 몸도 마음도 움직이는 사람은 여북할까요? 그런데도 어쩌다 본 그 모습을 마치 그 사람의 전부인 양 유추하고, 더 나아가 영구불변 상태인양 규정한 적은 없었을까요? 혼자 그렇게 봐 놓고 그런 면이 있었어?” 라거나, “사람이 변했군.” 하며 당혹스러워 한 적은 없었나요? 그래서 생각해 봤습니다. 그 사람은 세상의 풍경 같은 것인데, 나는 나의 작은 집에 틀어박힌 채, 예를 들어 동쪽으로만 난 창을 통해서만 봐온 것은 아닐까? 나는 동쪽의 풍경만 알 뿐, 나머지 풍경에 대해서는 어쩌면 한 번도 본 적은 없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그게 사실일지도요. 인도의 명상가 오쇼 나즈니쇼우가 말했습니다. “누구나 자신의 내면의 세계가 있다. 따라서 그대가 상대를 진정으로 이해하려면, 가능한 모든 각도에서 그 사람을 봐야 한다. 사람들을 다른 각도에서 보는 것은 언제나 바람직한 일이다. 사람들은 다양한 측면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3312일 방송>

 

2. 오늘 본문에 매우 흥미로운 말이 있는데 조금 있으면이라는 말입니다. 제자들이 이 말 조금 있으면에 대해서 설명을 해달라고 합니다. 물론 주님께서 부활하신 후 승천하셨다가 다시 재림하실 것에 대해서 하신 말씀인데, 이런 일련의 과정이 진행되는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러니까 아예 처음부터 주님께서 곧 승천하실 것이며 또 곧 재림하실 것이라고 하면 될 일인데, “조금 있으면이라고 하니까 궁금증이 생긴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기왕 시간의 간격을 말씀하셨다면 조금 있으면이 아니라 더 짧은 말 이 더 적합했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조금 있으면은 다른 느낌을 주는 것 같지 않습니까? 시간에 관해서 우리는 배워야 할 것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그만큼 시간 관리에 문제가 많다는 생각인데요. 분 초 단위로 시간을 쪼개어 충실히 살아가는 것도 유익한 일이겠지만, 같은 시간이라고 하더라도 가치 있는 시간과 무가치한 시간으로, 혹은 선한 시간과 악한 시간으로 나눌 필요가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러니까 똑 같은 일을 하더라도 이기적인 목적에서 하는 것과 반대로 이타적인 목적에서 하는 일은 그 내용과 질에서 엄청난 차이가 날 테니까 말입니다. 집 밥과 가게 밥이 다른 것을 그렇게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사랑과 정성으로 가르치는 교사와 샐러리맨으로 가르치는 교사가 다른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 짧은 시간을 우리가 무엇으로 채워야 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묵상해 보시길 빕니다.

 

3. 이번 감기가 꽤나 친하자고 합니다. 여러분이 계신 곳에서 이런 친구가 없기를 바랍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