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지금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입니까? / 눅 10:38-42.

박성완 2019. 5. 20. 00:29

묵상자료 4383(2013. 5. 17. 금요일).

시편 시 90:14-17.

찬송 102.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소설 [독일인의 사랑]은 막스 밀러가 쓴 소설입니다. 막스 밀러는 빌헬름 밀러의 아들로, 빌헬름 밀러는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 나그네> 가사를 쓴 시의 원작자이지요. 아버지와 아들이 2대에 걸쳐 독일 문학과 음악에 큰 흔적을 남긴 겁니다. 막스 밀러는 사실 소설가가 아니라 비교 언어학자였는데, [독일인의 사랑]은 그가 쓴 유일한 소설 작품이었습니다. 비 소설가가 쓴 유일한 소설 한 편이, 시대와 나라를 뛰어넘는 명작이 되는건 아무나 쉽게 이룰 수 있는 성취는 아닐 겁니다. 하긴 밀러의 [독일인의 사랑]은 당시 독일에서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들에게는 무척 가까운 이야기이고, 익숙한 배경이어서 일까요? 하지만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이 독일의 독자들도 바꿔 놓았습니다. 독일에서도 사랑받은 지 오래 됐습니다. 소설 [독일인의 사랑]의 주인공은 어린 시절에 좋아했던 첫사랑을 성장해 다시 만납니다. 그가 어린 시절 그 첫사랑을 처음 만나는 장면은, 소설에 다음과 같이 묘사돼 있습니다. “맨 처음 그녀를 본 게 언제였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녀는 항상 병에 시달리고 있었고, 말이 없는 편이었다. 사람들은 그녀에 대해 말을 할 때,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를 낮추어 이야기 했고, 그녀를 천사라고 불렀다. 그녀에 대해서는 착하다거나 사랑스럽다는 등의 칭찬 외에는 들어본 적이 없다. 가끔 그녀가 힘없이 조용히 누워있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했다. 평생 동안 걷지 못할지도 몰라. 아무 것도 못해 보고 행복도 누려보지 못할 거.”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3315일 방송>a.

 

2. 40년도 넘은 아주 먼 옛날, 저는 학생회 지도교사를 하고 있었는데, 학생들이 질문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 중에서 고등학교 2, 3학년들은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들이 너무 많은데, 공부만 하라니까 불만이라고, 어쩌면 좋으냐고 물어왔습니다. 그래서 그 때 그들이 외워둘 단어라고 하면서 priority(먼저임, 우선권) 라는 말을 했습니다. 무슨 일을 하건간에,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에 따라 살아야 한다고 말입니다. 마침 그 때 대학에 입학해서, 일간 계획표며 주간 계획표, 월간, 년간, 대학생활, 인생 계획표를 만드는 걸 공부하고 있어서, 저 역시 진지하게 고민하던 문제였습니다. 지금도 이 고민은 계속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무엇을 먼저 해야 하고, 무엇을 나중에 해도 무방한지를 살펴보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우선권의 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듯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거꾸로 살아가는 경향마저 보입니다. 해도 안 해도 그만인 일에는 목숨을 걸다시피하고, 꼭 해야 할 일에는 계속 미루며 살아가는 것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두 여인 마르다와 마리아의 경우가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우리들 또한 한끼 식사 준비에 온 힘을 다 기우리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를 도무지 생각하지 않고 말입니다. 우리 주님은 지금도 말씀하십니다. 식탁에 올릴 반찬은 몇 가지든, 아니면 한 가지든 족하지만, 주님의 말씀을 듣고 묵상하는 삶을 살아가라고 하십니다. 무엇이 여러분에게 가장 중요한 일입니까? 아직도 점심은 무엇을 먹을까? 무슨 옷을 입고 나갈까?

 

3. 오늘은 교단의 평신도 부서가 주관하는 <체육대회>가 열려서 아내는 체육대회에 참석하고, 저는 저의 부친 47주기 추모예배를 인도하러 시골로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