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마음 편한 자리를. / 눅 14:1-11.

박성완 2019. 5. 21. 02:45

묵상자료 4397(2013. 5. 31. 금요일).

시편 시 94:17-21.

찬송 466.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지평선에 있는 나라엘 가면 시야가 탁 트여 후련하고 시원합니다. 하지만 바로 눈앞에서 사시사철 장관을 보여주는, 해지는 풍경 같은 걸 훨씬 가깝게 만들어 주는 산이 없어, 밋밋하고 단조롭기도 합니다. 고대 바빌로니아 왕조가 들어선 바빌론은 어디나 지평선을 볼 수 있는 평지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신바빌로니아의 통치자인 네비카드 네자르 2세가 데려온 공주의 아미티스의 고국 메디아는 달랐습니다. 박찬영의 [세계사를 보다]에는 그에 대해 이렇게 써 있습니다. “메디아는 언덕과 산이 많은 나라지만, 바빌론은 온통 평지라서 언덕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습니다. 그렇다보니 왕비에게 바빌론은 재미없는 곳이었을 겁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향수병에 걸린 왕비는 험준한 산이 장관을 이루는 고향땅을 애타게 그리워했습니다. 그래서 네비카드 네자르는 왕비를 위로하기 위해 인공 언덕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궁전 지붕위에 세운 언덕이었습니다. 그 인공 언덕이 바로 세계 7대 불가사이중 하나가 되는 <바빌론의 공중 정원>이었습니다. 궁전 지붕에다 계단식의 테라스를 만들어서, 거기에도 나무와 꽃을 심은 정원이었지요. 멀리서 보면 허공에 숲이나 정원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무엇보다 왕비의 향수병을 치료해 줄 아내의 고국 메디아의 축소판이었습니다.” 아내를 위해 위대한 건축물을 만든 왕은 꽤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발상이나 규모면에서 공중정원만큼 특이한 곳도 드물 듯 합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3327일 방송>a.

 

2. 안식일에 병을 고치신 일화들이 너무 많은 것을 보고, 하필이면 유대인들의 아킬레스건을 일부러 건드리는 일 같아서 좀 그렇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성경의 기록들은 일기를 적듯 일상을 기록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꼭 필요한 사건들을 골랐거나, 필요한 일화들을 고려했다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이번에는 고창병(dropsy) 환자를 고친 일화가 나오는데, 율법사와 바리새인들에게 안식일에 병을 고쳐주는 게 옳은지 그른지를 먼저 물어보는 대목이 특이합니다. 그리고 안식일에 우물에 빠져 허우적 대는 아들이나 소를 건져 주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묵묵부답인 것도 인상적입니다.

   오늘은 초대(招待) 예절에 대한 일화를 묵상하려고 합니다. 나이 탓인지 이런 저런 초대에 응하게 되는데, 가끔은 초대한 주인 외에는 아무도 모르겠는 낯선 자리에 참석했을 때입니다. 다행히 주인이 한 분 한 분을 소개해 주면서 자리를 지정해 주는 경우라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만, 손님이 많아서 주인이 자리를 안내해 주지 못할 경우는 참 난처합니다. 어디에 앉으면 무난할까 하고 말입니다. 그럴 때는 가장 마음 편한 자리가 말석입니다. 물론 마음이 내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선뜻 상석에 앉는 일은 더욱 내키지 않을 것입니다. 가시방석 같을 테니까 말입니다. 낮은 자리에서 조금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갈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 아닙니다. 순전히 마음이 편한 때문입니다. 물론 심기를 건드리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잘난 체 하는 사람들이 눈앞에서 높을 자리를 차지하는 모습을 보아야 할 테니 말입니다. 그리고 맨 나중에 식은 음식을 먹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그 자리가 마음 편한 자리이며, 생각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만들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 말씀처럼 혹시나 또 알 수 있습니까?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