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6. 2. 성령강림절후 둘째 주일] 백부장의 신앙 모델. / 눅 7:1-10.
묵상자료 4399호.
시편 시 95:1-5.
찬송 340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꿈은 어떻게 이루어지는 걸까요?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던 로버트 와인버거 박사가 흥미롭게도 라디오 방송에 비유해서 했던 말이 있습니다. “당신이 살고 있는 공간은 여러 나라의 수십 개 방송국에서 송출한 수백 가지 전파로 가득하다. 그러나 당신은 그 가운데 단 한 가지만 청취할 수 있다. 나머지 전파들은 그저 가능성만으로 존재하다가 채널을 돌리는 순간 현실로 나타난다.” 이 세상을 수백 개의 채널이 존재하는 라디오 방송에 비유한다면, 우리는 라디오 수신기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듣고 싶은 방송이 있다면 방법은 간단하지요. 그 주파수에 채널을 맞추면 됩니다. 어쩌면 꿈이 이루어지는 과정도 그와 비슷할지 모르겠어요. 내가 꿈꾸는 미래는 이미 오래전부터 나를 위해 전파를 보내고 있는데, 그저 그런 가능성으로만 남겨둔 채, 주파수를 맞추지 못하고 있는 걸 지도요. 채널을 돌리는 순간, 꿈이 현실로 나타날 수 있지 않을까요?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3년 3월 12일 방송>
2. 우리는 성령강림절 후 교회의 절기를 맞았습니다. 신앙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신앙이 자라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신앙과 생활은 분리될 수 없으며, 신앙으로 사는 것이 기독자의 참 모습입니다. 그래서 신앙생활이 힘들고 어려울 수 있습니다. 때문에 우리에게 모델이 필요합니다. 백부장은 그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습니다.
바르게 살고 있다고 시련과 역경이 없는 게 아닙니다(2-5절).
“내가 무엇을 잘못했기에” 하면서 울부짖는 사람들을 만났을 것입니다. 착하고 바르게 살면 시련이나 역경이 비켜가는 줄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성경은 타락한 인간이 멍에를 짊어지고 살 수 밖이라고 말씀합니다. 시지푸스가 언덕위로 돌멩이를 굴러 올리듯 평생 고통을 안고 살고 있는 것입니다. 본문에 등장하는 로마인 백부장은 보기 드문 모범생이었습니다. 그는 식민지 백성 유대민족을 사랑할 뿐 아니라, 그들의 신앙을 존중해 주었고, 심지어 회당까지 지어 주었습니다. 정치적 수완에서가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온 일이어서, 많은 유대인들에게 존경을 받았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밑에 있는 유대인 하인이 병들자, 그를 고치고자 힘쓰고 있었습니다. 착한 사람에게는 모든 일이 순풍에 돛단 듯 형통할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습니다. 모든 사람은 고통이라는 강을 건너가고 있습니다.
백부장은 믿음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있었습니다(6-8절).
흔히 믿음을 정신활동의 하나로 생각합니다. “다 잘 될거야.” 한다거나, “틀림없이 망할거야.”라는 확신같은 생각 말입니다. 그래서 생활이야 어떻든, 행동이야 어떻든 정신적인 태도에 머물러 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령 교회에 와서는 “제가 주님을 믿습니다. 주님께서 의로운 사람에게 복을 주시고, 악한 사람에게 벌을 주실 것을 믿습니다.” 라고 기도합니다. 그런데 실제는 하나님을 의지하는 삶이 아니라, 자기 의지와 노력으로 살고 있습니다. 마음과 생활이 둘로 나뉜 채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백부장은 달랐습니다. 그는 믿음이란 주님께 맡기는 마음일 뿐 아니라, 행동도 따르는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병든 자기 하인에게 주님이 오시지 않고서도, 말씀만으로 고칠 수 있다고 확신했던 것입니다. 그것은 자신의 명령에 움직이는 하인들처럼, 주님 말씀이면 누구든 순종할 것으로 확신했던 것입니다.
믿음으로 사는 것이 우리가 힘쓸 과제입니다(9-10절).
신앙생활이란 믿음으로 사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나의 목자라고 믿는다면, 오직 주님만 따라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어야 합니다. 이것이 신앙생활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의 연약함을 불쌍히 여기시고 복을 주시는 분이라고 믿는다면, 그 주님께 우리를 맡기고 평안한 마음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신앙생활의 결과는 사업에 성공하는 것이나, 높은 벼슬을 차지하는 것도 아닙니다. 신앙생활의 결과는 주님께서 항상 우리와 동행하고 계심을 느끼며 감사하고 살아가는 일입니다. 지난 주간에 옛 교우를 심방했습니다. 아주 맗이 늙고 초췌해 있었습니다. 더 부자가 되고, 더 성공하고, 더 건강하지 못한 것 때문에 낙심해서는 안 됩니다. 주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가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우리는 주님의 말씀을 묵상하며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그러면 백부장을 닮은 자랑스러운 신앙인의 모습이 되어있을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