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천국은 어디에? / 눅 17:20-37.

박성완 2019. 5. 21. 03:07

묵상자료 4409(2013. 6. 12. 수요일).

시편 시 98:7-9.

찬송 235.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꼼꼼히 책을 읽었고, 열심히 독후감을 썼습니다. 이 정도면 칭찬받을 수 있겠다는 기대도 없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교수님은 학생들 앞에서 이름을 호명하시더니, 청천벽력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자네는 책을 읽지 않았구먼.” 억울했습니다. 읽었다고 항변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남들이 뭐라고 하던 스스로 떳떳하면 된다는 말은, 아무런 위로도 되지 못했습니다. 내가 아무리 아니라 한들, 교수님과 학생들에게 불성실한 거짓말쟁이가 돼 버렸습니다.

   스스로 진실하고 당당하면 된다는 말이 무색해질 때가 있습니다. 내가 공들여 만든 음식을 다른 사람이 맛있게 먹어주지 않을 때, 그래도 나는 열심히 요리했어! 라고 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하기에는 힘든 일입니다. 나름대로 예쁘게 화장을 하고 나갔는데, 오히려 이상하다는 말을 들을 때, 그래도 나는 예뻐! 라고 우길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우리들이, 내가 생각하는 나 보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를 더 중요하게 여기고, 다른 사람들의 반응과 인정에 민감한 이유는, 그것이 바로 나를 비추는 나의 거울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의 모습을 거울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데, 이 거울 역할을 해 주는 사람들이, 어려서는 부모님, 학창시절에는 친구들, 회사에서는 동료들, 또 결혼을 해서는 배우자와 자녀들입니다. 그런데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형편없다면, 실제 모습이 어떻든 자신은 형편없는 사람이라는 패배의식과 열등감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반대로 거울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칭찬과 아끼지 않는다면, 실제 모습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괜찮은 사람이라고, 뭘 해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지요. 우리들은 모두 누군가의 거울입니다. 나에게 자신의 모습을 비추는 그들에게 우리는 어떤 말을 들려줘야 할까요?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3522일 방송>

 

2. 또다시 천국을 보았다는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한편으로는 사이비? 하면서도, 너무 천국에 대한 무관심한 세대여서 조금은 반갑기도 한 일입니다. 오늘 본문은 주님께서 바리새인들과 제자들에게 하신 이른바 <인자의 날>에 관한 특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간략하게 정리하면, 하나님의 나라는 눈으로 볼 수 있게 오는 나라가 아니라, 마음속에 품어야 할 나라라는 점인데(20-21), 이 말씀은 바리새인들에게 하신 것이고, 하나님의 나라는 노아의 때와 롯의 때처럼 비슷한데, 너무도 평범한 일상들 속의 어느 한 날이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22-37). 다시 말하면 시집가고 장가가고 먹고 마시고, 사고팔고, 집을 짓는 그런 평범한 날 들 중의 하루가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이것은 제자들에게 하신 것입니다.

   여전히 우리 주변에는 천국을 장사도구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들은 오늘 주님께서 미리 염려하시고 하신 말씀과는 달리, 눈에 볼 수 있는 것처럼 말하기도 하고, 여기 있다 저기 있다며, 신앙촌이나 장막성전을 만들어야 한다고 속삭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너희 마음에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어 두라고 말입니다. 무슨 뜻입니까? 하나님의 나라란 하나님의 주권이 미치는 곳, 하나님이 왕노릇 하시는 곳이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하나님의 말씀이 머물러 있는 자리보다 더 확실한 하나님의 나라는 없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기억되고 되새겨지며, 그 말씀을 따라 순종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은 하나님을 만나는 기쁨 속에 살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매일 되풀이 되는 일상을 소홀히 여기지 않고 살며, 말씀과 동행하는 삶을 소중히 여기는 생활을 할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