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대답을 못하는 참된 이유는. / 눅 20:1-8.

박성완 2019. 5. 21. 03:18

묵상자료 4419(2013. 6. 22. 토요일).

시편 시 102:17-22.

찬송 376.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이라고 합니다. 한 치는 불과 3cm,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가 초속 5cm이고 보면,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만큼의 잠시 후도 알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더라도 너무 예측 밖이라서 어이없을 때가 있는데, 예를 들어 이런 경우입니다. 엘리베이터에 타려는데 먼저 타고 있던 사람이 열린 버튼을 눌러주지 않아서 엘리베이터 문 상이에 낄 때, 유리문을 열고 나가는데 먼저 나간 사람이 문을 잡아 줄 줄 알고 잡지 않았다가, 닫히는 문에 부딪혀서 코가 깨질 번할 때, 음식점 같이 간 사람이 멀리 있는 양념을 가지고 오기에, 다음 순서를 기다렸더니 자기 음식에만 날름 치고 다시 제자리에 가져다 놓을 때, 가게에서 물건 사고 동전 거슬러 받으려고 손을 내밀었는데, 짜르르 바닥에다 흩트려 뜨려 서 건네줄 때, 타이밍 놓치면 내미는 손이 민망해지고, 왜 그랬느냐며 대 놓고 상대방을 탓하기도 무안, 그런 상황자신이 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현실만 보는 사람들이, 쉽게 저지르는 실수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은 대부분 비슷하고, 상대방도 나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려니 믿는 것. 그랬다가 뒤통수 맞고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지요. “세상에는 나하곤 다른 사람들이 참 많구나.”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3610일 방송>

 

2. 대화의 유형 중<맥락적 대화>라는 게 있다고 상담학에서 말합니다. 전후 사정 혹은 문맥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대화하는 방법이라고 하겠습니다. 어느 날 우리 주님께서 성전에서 백성들을 가르치고 계셨습니다. 물론 상당수의 사람들이 예수님의 말씀에 감동을 받고 있었을 것입니다. 이를 보면서 시기와 질투의 불꽃을 퉁구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바로 성전의 상석에 앉는 제사장과 서기관 그리고 장로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물었습니다. 무슨 권세로 사람들을 가르치느냐고 말입니다. 그래서 세례 요한의 권세가 어디에서 온 것이냐고 되물으셨습니다.

   예수님을 탁월한 교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가령 오늘처럼 난처한 질문을 받았을 때, 직설법으로 대답하는 것 보다는 우회적으로, 다시 말하면 질문자들이 깊이 자신들을 성철하게 하는 되묻기 방식 같은 교육방법을 선보이셨으니 말입니다. 유대인 지도자들에게 있어서 세례 요한은 매우 취급하기 힘든 상대였습니다. 그의 가르침이나 행위가 당시 종교인들이 볼 때는 과격하였지만, 딱히 흠잡기는 어려운 때문입니다. 그래서 헤롯왕이 폭력으로 그를 살해하자, 앓던 이가 빠진 것 처럼 다행히 여기던 차였는데, 그들의 아킬레스건을 다시 붙잡고 흔드신 셈입니다. “요한의 세례가 하늘로서냐, 사람에게로서냐?” 이 물음은 그들을 고민하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대답하기 어려워서가 아닙니다. 신앙과 양심에 반()한 자신들의 삶을 인정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그처럼 어정쩡하게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입니다.

 

3. 폭염이 기승을 부린다고 합니다만, 오곡백과가 풍성하게 살찌는 햇살이니 오히려 감사해야 하겠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