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일상에서 발견할 진리들. / 눅 21:29-36.

박성완 2019. 5. 22. 06:06

묵상자료 4428(2013. 7. 1. 월요일).

시편 시 104:10-15.

찬송 80.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세상 모든 사람을 다 이해하고 살 수는 없습니다. 그렇더라도 친밀하다고 믿었던 사람에게 이런 말을 들으면 당혹스럽지 않을 수 없지요. “넌 날 잘 몰라. 너는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도대체 무엇이 부족했을까요?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에 나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 왕국을 무너트리기로 마음먹은 마법사가 있었습니다. 그는 왕국의 백성 모두가 물을 길어먹는 우물에 누구나 미치는 독약을 풀었고, 그 이튿날 물을 마신 백성들은 모두 미처 버렸습니. 왕과 그 가족들만 빼고요. 왜냐하면 왕과 그 가족을 위한 우물은 따로 있어서 마법사도 접근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불안해진 왕은 백성들을 통제하기 위해서, 우물의 물을 마시지 못하게 했지만, 이미 독이 든 물을 마신 관리들과 경찰들은, 왕의 조치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서 따르지 않았고, 왕의 칙령을 접한 백성들은 왕이 완전히 미처 버렸다고 확신했습니다. 그래서 왕에게 몰려가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고, 절망에 빠진 왕은 왕위를 떠날 준비를 했지요. 이 때 왕비가 현명한 제안을 합니다. “우리도 우물로 가서 그물을 마셔요. 그러면 우리도 그들과 똑 같아질 거예요.”

   기꺼이 똑같아 지지 못했습니다. 기꺼이 함께 독을 마시지 못했고, 함께 빠지지 못했습니다. 그저 내 입장에서 상대방의 생각과 행동을 판단하려고 했습니다. 비록 의도는 돕고자 하는 선한 마음이었을지라도, 상대방은 가장 가까운 사람에조차 이해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그만 쓸쓸해지고 말았을 겁니다.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3613일 방송>

 

2. 깨우침이란 우리가 생각하듯 어떤 특별한 것으로부터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너무도 평범한 것들에게서 라고 말입니다. 무화과나무나 대추나무가 싹을 내면, 그걸 보고 여름이 가까이 오고 있음을 알아야 하듯, 하나님의 나라가 다가오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일상에서 넋 놓고 그냥 그냥 살아갈 일이 아니라 하십니다. 하루하루 더 또렷이 종말의 날이 다가 오고 있음을 깨우치라고 말입니다. 지난 목요일 교단 본부에서 회의를 마치고 시청을 지나 연희동으로 가려고 했는데, 엄청난 데모대가 길을 터주지 않아, 염천교로 돌고 돌아 목적지 침례교 선교사 사택까지 가는데 1시간이나 더 걸렸습니다. 그리고 베트남에서 오신 신 목사님 내외분을 태우고, 그리고 꼬박 5시간을 양평 강하면의 <참 좋은 생각>을 다녀왔습니다. 저는 그 분이 베트남에 세우신 신학교를 몇 차례 방문 재능 기부를 해 드렸습니다. 금년으로 108명을 졸업시키는데, 그 중 95명 졸업생에게 교회당을 지어드렸습니다. 불교문화가 지배하는 우상의 땅에, 지붕 꼭대기에 십자가를 세우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사람들을 생각할 때, 너무 행복하시다고 말씀하십니다. 참 훌륭한 이 시대의 사도이십니다. 오랜 당뇨로 자신의 몸을 돌보지 못하시다가 합병증세가 왔다고 합니다. 많이 생각했습니다.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하고 말입니다. 그래도 그 분께 기억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그 가운데서 지켜보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넘치는 관심을 기억하시라고 말입니다. 위로가 되고 힘이 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우리를 그곳으로 인도한 천사가 우리들 밥값까지 지불해 주셨음을 알았습니다.

   우리의 일상은 결코 하찮은 게 아닙니다. 매일 되풀이하는 설거지도, 아이들하고 싸우는 일도, 돈이 부족하다며 한숨 쉬는 일도 조금도 무시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말입니다. 그런 삶 가운데서도 진리는 빛나고 있고, 사랑은 도도히 흐르고 있다고 말입니다. 임란 때 육지에 올라온 일본 군대가 승승장구하는 비통한 소식을 들은 이순신은 나는 밤새 혼자 앉아 있었다.”고 난중일기에 썼다고 합니다. 그 한 구절로 김훈은 저 유명한 [칼의 노래]를 써 냈다고 합니다. 단 한 줄의 글에서 시대를 관통하는 진리를 발견한 것입니다. 칸트 역시 매일 되풀이 되는 아침 산책에서 진리에 다가섰다고 말합니다. 일상의 발견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