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우스꽝스러운 세기의 재판. / 눅 23:1-12.

박성완 2019. 5. 22. 06:21

묵상자료 4437(2013. 7. 10. 수요일).

시편 시 105:21-25.

찬송 218.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남자로써 키도 적당하고 외모도 잘 생겼다는 소리를 종종 듣는 편입니다. 좋아해 주는 여학생들도 많았습니다. 두 번쯤 진지한 연애를 하기도 했지요. 그런데 몇 달 전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습니다. 혼자 애를 태우기 시작했는데, 얼핏 그녀가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난 자기관리에 철저한 남자가 좋아.” 당장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자기관리는 곧 운동을 뜻한다고 생각해서입니다. 그런데 하다 보니 전에는 절대 할 생각이 없었던 어쩌다 하게 돼도, 왜해야 하는지 한다고 얼마나 달라질지 회의적이었던 운동이, 차츰 재미있어졌습니다. 하지만 자기 관리라는 게, 운동이 다는 아닌 듯 했습니다. 늘 누구보다 많은 지식을 쌓고, 내적인 실력을 키워가는 것도 자기 관리에 포함될 것 같았습니다. 시간을 쪼개 운동 못지않게 소설과 경제서적을 동시에 읽고, 예술 활동에도 참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뜻밖에도 그녀와의 데이트도 시작됐습니다. 바라던 사랑도 얻고, 덕분에 다방면으로 훨씬 나아진 사람도 되고, 그야말로 바랄 게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3410일 방송>a.

 

2. 빌라도의 재판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쩌면 세계 역사상 가장 유명한 재판기록으로 남게 되었다고 말입니다. 아마도 빌라도는 그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했을 것입니다. 한 마디로 그는 우유부단한 재판관으로 일관하였습니다. 법리도, 소신도, 그리고 진실도 그에게는 너무 먼 개념들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기로는 로마는 가장 합리적인 법을 가지고 있었고, 그런 법을 집행하는 것을 자랑스러워했습니다. 사실 빌라도는 예수님을 재판하면서, 여러 가지 고소 내용과 심문과정을 통해서, 무혐의라고 분명히 규정하고, 큰 소리로 시인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소신껏 재판할 수 없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이 재판이 자신의 직무와는 무관한 것으로 판단한 것입니다. 당시 로마는 식민지를 다스릴 때, 정치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총독은 2선으로 물러나 앉는 경향이었습니다. 특히 종교나 관습에 관해서는 그 식민지 밲성들 스스로 조정해 나가도록 관용을 베푸는 식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재판은 흥미로울 수도 귀찮을 수도 있었습니다. 분명히 종교적인 문제로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재판은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었고, 마침내 정치적인 문제처럼 뒤바것입니다.

   그래서 오락가락 하던 이 세기의 재판은 우스꽝스럽게 끝나고 말았습니다. 그것도 원수같이 지내던 유대 왕 헤롯과 단 한번에 뜻이 맞았고, 짜깁기 식 판결로 얼렁뚱땅 매듭을 짓고 만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기대했던 대로 여론에 밀린 듯 마녀 사냥식 판결을 내리고 만 것입니다. 어쨌거나 빌라도가 당당하지 못했던 점이나, 헤롯이 어물거린 점 등이 하나님의 구원역사에 한 도구가 되었다는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3. 오늘 농아 목사님들과의 성경 공부는 끝이 납니다. 어려움 중에서도 건강한 목회의 주역들이 되시리라 믿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