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으로써 바울의 선교활동. / 행 13:13-25.
묵상자료 4453호 (2013. 7. 26. 금요일).
시편 시 107:4-9.
찬송 253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어느 해 여름인가, 한적인 시골의 민박집에 묶기로 한 적이 있습니다. 일단 짐을 풀고 읍내 구경을 나갔는데, 놓친 것이 있었습니다. 읍내에서 마을까지 운행하는 버스는 한 시간에 한 대꼴, 그나마도 저녁 7시면 끊긴다는 사실은, 미처 예상치도 못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좋든 싫든 방법은 하나, 그냥 걸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야트막한 산을 넘어, 논둑길을 걷는 동안, 가로등은 한 개도 없었고, 얼마나 어두운지 눈을 떠도 감아도 똑 같이 컴컴했습니다. 보이지가 않으니 얼마나 걸었는지, 얼마나 걸어야 하는지 가늠하기 힘들었고, 심지어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대신 개구리 울음소리와 이따금 새가 나는 소리가 선명했고, 산에서 내려오는 구름의 무게와 냄새가 진했습니다. 그리고 문득 고개를 올려 하늘을 보았을 때, 그 모습은 마치 천사가 검은 벨벳에 하얗고 굵은 소금 알갱이를 우수수 뿌려놓은 것 같았습니다.
“만일 당신이 한번이라도 아름다운 별빛 아래서 밤을 새운 적이 있다면, 당신은 모두가 잠든 시간에 어떤 또 하나의 새로운 세계가 고독과 정적 속에 신비롭게 깨어나는지 아실 것입니다. 샘물은 더 맑은 소리로 노래하고, 연못은 조그마한 불꽃들을 켜 놓습니다. 산의 모든 요정들은 자유롭게 오갑니다. 공기 속에서는 나뭇가지가 자라는 소리며, 샘물이 솟아나는 소리처럼 가볍게 스치는 소리. 감지하기 힘든 어렴풋한 소리들이 납니다. 낮은 생물의 세상이지만, 밤은 사물의 세상이랍니다.” 알퐁스 도데의 소설 <별> 중에서였는데요. 딱 이맘때의 7월이 배경입니다. 또 하나의 새로운 세계가 신비롭게 깨어나는 것을, 온 몸으로 느끼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 여름. 그리고 그 여름밤은 참 짧지요.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3년 7월 12일 방송>
2. 안디옥 교회 선교 팀은 며칠이 못가서 3명에서 2명으로 줄었습니다. 그 이유는 명확하진 않지만, 훗날 바나바와 바울의 관계가 악화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행 15:36-41). 어찌됐건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초대 기독교회는 상당기간 유대교회와 밀월관계를 유지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서로 형제라 부르는 것에서도(15, 26절), 그리고 안식일에 유대인의 회당 예배에 참석해서 강단 교류를 하는 것으로 봐서 그렇습니다. 비시디아의 안디옥 회당예배는 그 옛날 예수님께서 나사렛 회당 예배를 연상하게 합니다(눅 4:16-19). 종종 회당장은 평신도 랍비들을 포함해서, 설교자들을 초청했는데 예수님도 바울도 즉석에서 호출된 경우라 하겠습니다. 바울의 설교는 아브라함으로 시작된 선민의 역사가 애급 땅에서 가나안에 이르는 과정과 사사와 왕정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리고 다윗의 후손으로 오실 메시야의 대목에 이르러서, 예수님이 바로 그 분이라고 선포하는 데 이릅니다.
바울의 선교는 예나 지금이나 모든 기독교회가 모범으로 삼아야 할 선교의 모델이라고 하겠습니다. 선교의 목표와 방법이 잘 암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선교란 복음/예수 그 분이 세상의 구주라는 것을 선포하는 것이며, 세상으로 복음에 귀를 기우리도록 모든 방법을 동원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 안식일에 유대인의 회당을 이용하는 것을 포함해서 말입니다. 18세기 이래로 서양 기독교회는 정치 경제 문화적 침략에 이용된 것은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서양 문화가 기독교인양 소개되고 선교지의 문화를 미개한 것으로 폄하한 것은 큰 잘못이 아닐 수 없습니다. 복음만을 전할 까닭이 여기 있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