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설교

[2013. 9. 15. 성령강림절후 열 일곱째 주일] 새로운 삶의 출발점 : 회개. / 눅 15:1-10.

박성완 2019. 5. 24. 00:59

묵상자료 4504.

시편 시 119:21-24.

찬송 183.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앉아 있을 때는 앉아 있어라, 서 있을 때는 서 있어라. 걸을 때는 걸어라. 무엇보다 서두르지 마라.” 중국의 선종을 황금기로 이끈 운문선사의 가르침인데요. 동시에 여러 일을 하는 것이 극히 자연스러운 현대인의 일상을, 옛 시대의 현인들이 와서 본다면, 어떻게 생각할까요? 앉아 있는 것도 아니고, 서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걷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모습은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벌써 5월의 마지막 주말인데요. 서두르지 마시고, 내가 있는 바로 이 자리 이 시간을, 충분히 즐기고 누리는, 여유 있는 주말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KBS FM 1, 새아침의 클래식, 2013525일 방송>

 

2. 새해나,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을 때, 사람들은 새롭게 살고 싶은 마음을 가집니다. 그러나 깊이 생각해 보지 않더라도, 되풀이하며 살지 않으면, 언제나 새롭게 살 수 있는 것입니다. 본문은 잃었던 양의 비유(1-7)와 잃었던 은전 비유(8-10)입니다. 회개하는 죄인을 하나님이 기다리신다고 말씀하십니다.

 

잃은 양의 비유는 하나님을 주목하게 합니다(1-7).

본문의 조연은 잃은 양입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말썽꾸러기 양입니다. 그리고 주연은 목자이신 하나님이십니다. 말썽꾸러기 양이 문제를 일으킨 것입니다. 그는 목자 허락 없이 대열에서 이탈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아주 많았을 것입니다. 목자가 고지식해서 양들에게 자유를 주지 않는다고 불평했을지 모릅니다. 목자보다 자신이 더 좋은 풀밭과 시내를 찾아낼 수 있다고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분명한 것은 그는 공동체를 벗어나서 제 멋대로 행동한 것입니다. 그리고 자기 뜻대로 꿈을 이룬 게 아니라, 오히려 최악의 상태에 빠진 것입니다. 길 잃은 양은 하나님을 떠나서 살려는 사람들을 대표합니다. 하나님을 떠날 때, 그가 누구든 가장 위험하고 비참한 처지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주인공은 잃은 양이 아니라, 그런 양을 찾고 기다리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잃은 은전의 비유 역시 하나님을 주목하게 합니다(8-10).

우리는 짧은 인생을 살면서 다양한 경험들을 하게 마련입니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고도 중요한 경험이 실패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패를 경험하고서, 도리어 큰 교훈을 얻게 된다는 말입니다. 어쩌면 가장 큰 스승이 있다고 한다면, 실패의 경험도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위인들은 실패를 딛고서 위대한 사람이 되었으니까 말입니다. 본문에는 재산의 10%를 손해 본 한 여인이 등장합니다. 순전히 실수 때문이었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잃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다른 방법으로 그 손해를 메꿀 수는 없었습니다. 큰 낭패입니다. 잠을 이룰 수도, 일을 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몇 번이나 되풀이해서 갔던 곳을 또 갔습니다. 결국 기적처럼 찾아냈습니다. 바로 그 여인의 기쁨이 하나님의 기쁨이라고 성경은 말씀합니다.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이 새롭게 사는 길입니다(7, 10).

그동안 우리는 새롭게 사는 것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시간을 잘 관리하는 것인 줄로 생각했었습니다. 가치 있는 활동을 하는 줄로도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을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도, 별로 다를 바 없었습니다. 여전히 시궁창에서 맴도는 때문이었습니다. 시궁창 같은 세상에서 그 어떤 재주를 부려도, 썩은 냄새밖에 기대할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을 향해서, 하나님의 말씀 앞으로 완전히 돌아서야 합니다. 이것을 성경에서는 회개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 이것이 회개입니다. 여전히 교회 안에 있으면서도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 능력이나 자기 지식만을 붙잡고 있다면, 그는 여전히 시궁창을 헤매고 있는 것에 불과합니다. 우리의 모든 기준은, 그리고 모든 원칙은 하나님을 바라보는 데서 시작해야 합니다.

 

3. 목사가 보람을 느끼는 것은, 힘들고 어려울 때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는 겁니다. 그 시련의 의미나 그 길이를 짐작조차 하지 못한 채, 그저 손을 잡아 주는 것이 전부인데도 말입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