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5. 26. 부활절 여섯째 주일] 영원히 기억될 아름다운 이름들. / 계 21:9-14.
묵상자료 6583호.
시편 11:5-7.
찬송 101, 102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요즘 농촌에서는 써레질 작업이 한창이라고 그래요. 써레질은 모내기를 하기 전에 흙덩이를 부셔서 논바닥을 고르게 만드는 작업인데요. 이렇게 평평하게 논바닥의 수평을 맞추어 놓아야, 어린모들이 물에 잠기거나 물 부족으로 마르는 일 없이 잘 자랄 수 있다고요. 이번 주말에는 우리 마음에도 써레질을 한번 해 보면 어떨까요? 마음을 평평하게 다져서 편안하고 고요한 마음 지켜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9년 5월 17일 방송>
2. 오늘은 부활절 여섯째 주일로 사도 서간문 계 21:9-14을 본문으로 “영원히 기억될 아름다운 이름들”을 제목으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천국에 대한 기대는 다양할 것입니다. 평생 질병에 고통당한 사람에게는 건강히 사는 곳으로, 배고픔에 시달린 사람에게는 풍요로운 곳 등으로 말입니다. 그러나 천국은 우리의 이름이 기록된 곳임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천국에는 이스라엘 열 두 지파의 이름과 열 두 사도의 이름이 새겨 있다 했습니다(12-14절).
우선 천국에 대한 모든 말씀은 요한 사도가 보았다는 환상들을 기록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문자 그대로 이해하거나 상상하는 것은 무리한 일입니다. 공중을 나르거나 수 백 수천 년을 종횡무진 하는 꿈을 표현하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다른 말씀들과 같이 계시록 역시도 그 중심 주제에 눈길을 두어야 합니다. 열 두 지파는 야곱의 열 두 아들들의 이름을 딴 하나님께서 선택한 이스라엘 민족의 조상들입니다. 열 두 사도는 주님의 사역에 동참하고 그 내용을 배우고 실행에 옮겼던 초대 기독교회의 지도자들입니다. 그들의 이름이 천국의 열두 대문과, 천국의 성벽 열 두 기초 석에 새겨져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자랑스럽게 기억할 인물들로, 비록 성경에는 그들의 공적들이 제대로 기록되지 않았지만 말입니다.
하나님의 심판을 시행할 천사를 통해서 그 이름의 주인공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9절).
천국이란 세상에 내릴 하나님의 심판을 통과한 사람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 곳으로, 그 임무를 맡은 천사는 열 두 지파의 이름들과 열 두 사도의 이름들을 어린양 주님의 신부들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오래 전에 부산 남천동의 분도 수녀원에서 가진 종신 허원 식에 초대를 받아 갔는데, 저를 초대한 수녀님이 종신 수녀가 되겠다는 예식을 갖는데, 일종의 결혼식이었는데, 주님의 신부가 되겠다는 약속과 반지를 받는 순서도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그리스도의 신부들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아 4:7-12, 마 25:1-13). 그들은 깨어 있는 삶을 살았던 사람들로, 자신을 절제할 뿐 아니라, 모든 유혹과 시련을 잘 참고 견디어 낸 사람들입니다. 마침내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일에 헌신 봉사한 사람들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믿는 자들을 위해 준비된 나라임을 선포하십니다(10-11절).
새 예루살렘이란 천국을 일컫는 말이고, 새 이스라엘이란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모든 믿는 자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우리는 새 예루살렘과 새 이스라엘에 대해서 긍정적인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를 가장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태도이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 한 제자들의 초대를 받고 오찬에 참석했는데, 여러 주제들 가운데 삶과 죽음도 들어 있었습니다. 죽음을 삶의 단절로 보지 않고 연결로 보자는 데는 공감을 얻었는데, 그 다음은 제 각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천사를 통해서 보여주신 새 예루살렘은 “거룩한 곳”이라 소개했습니다. 세상 어디에도 비교 불가한 구별된 곳이라는 뜻이며, 하나님의 영광의 빛에 싸인 귀한 보석과 수정처럼 맑은 벽옥이 있는 곳이라 했습니다. 이런 천국을 귀양살이 중인 사도 요한에게 보여주신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만 열려 있는 나라라는 의미가 아닙니까?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