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설교

[2013. 10. 27. 성령강림절후 스물셋째 주일] 기도는 누구에게 드리는가? / 눅 18:9-14.

박성완 2019. 5. 26. 02:01

묵상자료 4546.

시편 시 127:1-5.

찬송 482.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다산 정약용선생은 재물을 숨기는 방법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무릇 재물을 비밀스럽게 간직하는 것은 베풂 만한 것이 없다. 나의 재물로 어려운 사람을 도우면 흔적 없이 사라질 재물이, 받은 사람의 마음과 내 마음에 깊이 새겨져 변치 않는 보석이 된다.” <Give & Take>라는 저서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미국의 왓튼 스쿨의 에돔 그랜트 교수도 말하지요. “결국 베푸는 사람이 성공한다.” 타인을 위한 넉넉한 마음이 사람들을 주위에 머물게 하는 리더십으로도 이어진다고 하는데요. 다른 사람도 돕고 성공도 얻고, 이보다 값진 일이 또 있을까요?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3727일 방송>

 

2. 신앙생활의 다른 이름은 기도생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종교는 나름의 기도생활을 하고 있는데, 그 기도의 대상과 내용에 따라서 바른 신앙과 그른 신앙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예수님 당시의 기도생활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가 있습니다. 우리들의 기도는 어떻습니까?

 

사람에게 하는 기도가 있습니다(11-12).

예수님은 바리새인의 기도를 사람에게 하는 기도라고 암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형식상으로는 하나님께 드리는 것 같아 보이지만, 그 진심은 사람들에게 들으라고 하는 기도입니다. 이런 기도의 특징을 몇 가지로 분석하셨습니다. 공동번역 성경에서 그 첫째를 보라는 듯이 서서하는 기도입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잘 알아듣도록 큰 소리로 기도했다는 말입니다. 둘째로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고 다른 사람들을 흉보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장점을 말하려고 다른 사람들을 희생양으로 삼은 셈입니다. 셋째는 금식과 십일조 등 하나님만 아시면 될 일을 사람들에게 광고를 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바리새인의 기도는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가 아니었습니다. 가끔 우리도 본의 아니게 하나님께서 이미 다 알고 계시는 일들을 사람에게 하듯 기도합니다. 참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가 있습니다(13).

예수님은 세리의 기도를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의 전형(典型)으로 소개하셨습니다. 그는 사람에게 하는 것과는 분명히 구별되는 몇 가지 차이를 보여 주었다고 말씀하십니다. 첫째는 사람들로부터 떨어져서 고개를 숙이고 기도했습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사람들을 전혀 의식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둘째는 자신의 부끄러운 점들을 고백하였다고 말씀하십니다. 회개의 기도를 드렸다는 말입니다. 셋째는 하나님의 자비와 용서를 구하였습니다. 그는 하나님만이 복을 주시기도 하고, 저주를 내리기도 하시는 분임을 분명히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세리의 기도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깨우쳐 주고 있습니다. 기도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라는 점과,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대접하는 일이라고 말입니다. 회개를 기뻐하시고, 자비와 용서를 베푸시는 분이라고 말입니다.

 

우상에게 하는 기도와 달라야 하겠습니다(14).

세리의 기도는 하나님의 자비와 은총을 입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의롭다 하심을 받고 돌아갔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기도가 제 자리를 찾아야 할 원리를 눈뜨게 해 주십니다. 우상에게 하듯 하나님께 가르치려거나 구구절절 자신의 형편을 설명해서도 안되겠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형편 뿐 아니라, 마음 속 생각까지도 다 알고 계십니다. 우상에게 하듯 자신의 문제 해결사로 취급해서는 안 되겠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무엇을 원하시는 지에 대해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하나님의 일꾼답게 살기 위해, 하나님의 일에 동역자라는 역할을 찾아내려고 지혜를 구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가슴이 탁 막히게 하는 벅찬 문제들로, 삶 전체를 짓누르는 아픔들로 가득 찬 자신을, 하나님의 은총에 맡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3. 설교하지 않는 주일입니다. 묵상식구 김효종목사님(미국 컨콜디아 신학대학 박사과정)께서 설교하실 예정입니다. 말씀을 듣고 깨우칠 행복을 기도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