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하늘 보좌의 풍경엔. / 계 4:1-11.

박성완 2019. 5. 26. 02:03

묵상자료 4548(2013. 10. 29. 화요일).

시편 시 128:4-6.

찬송 226.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무엇 때문에 그랬는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엄마가 야단을 치셨는데, 고분고분 인정하지 않고 대들었습니다. 엄마는 더 크게 야단을 치셨고, 달리 대들 방법이 없어서, 그냥 집에서 뛰쳐나왔습니다. 해는 저물었고, 저녁 날씨는 꽤 쌀쌀했고, 갈 곳도 없었습니다. 동네를 세 바퀴 네 바퀴 배회하다가, 옆집 아주머니와 마주쳤습니다. 같이 집에 들어가자고 하시 길, 엄마 심부름 가야한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배가 너무나 고팠습니다. 그 때 군고구마 장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얼른 달려가 군고구마 세 개를 샀습니다. 놀이터 그네에 앉아 군고구마 껍질을 까서, 노릇노릇한 속살을 정신없이 베어 먹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 세 개 째를 먹을 때 쯤, 그림자 하나가 머리 위로 드리워졌습니다. 머리를 들어 쳐다보니, 꽤 근사하게 생긴 또래 남자아이였습니다.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미소년이 입을 열어 말했습니다. “저기, 나하고 얘기 좀 할래?” 그 순간 가장 먼저 생각난 건 먹다 남은 군고구마였습니다. 지금은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지만, 밝은 데 가면 입가에 검댕이가 묻어 있을지 모를 일입니다. 군고구마 든 손을 얼른 뒤로 감추고, 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필요 없, 저리 가!” 소년은 한 숨을 푹 내쉬더니 돌아섰습니다. 말하고 싶었습니다. 군고구만 아니면, 너랑 얘기했을 거.

   아무도 모르게 짝사랑하던 선배를 10년 만에 우연히 만났습니다. 그런데 그게 하필이면 포장마차에서 케첩 잔뜩 친 핫도그를 크게 입 벌려 허겁지겁 먹고 있을 때였습니다. 서너 발자국 옆에 그 선배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냅다 도망쳤습니다. 얼마 후 한 지인이 물었습니다. “너 그 선배 싫어했었니?” 말하고 싶었습니다. 무슨 그런 천만의 말씀을요.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요. 그동안의 안부도 얼마나 궁금했는데요. 케첩 잔뜩 뿌린 핫도그만 아니었으면, 어쩌면 10년 전 일까지 고백했을지 몰라요.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31017일 방송>

 

2. 오늘 말씀은 하나님의 보좌를 목격한 환상입니다. 하늘 보좌의 정경이 눈에 그려질 듯 펼쳐 보입니다. 그런데 보좌에 앉으신 분을 비롯해서 모든 모습들이 우리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들과 비슷할 뿐 바로 그것이라고 말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가령 보좌 주위에 있는 네 생물에 대한 묘사인데, “첫째 생물은 사자 같, 둘째 생물은 송아지 같고, 셋째 생물은 얼굴이 사람 같, 넷째 생물은 날아가는 독수리 같다고 말입니다. 마치 제가 30여 년 전 이집트의 아스완 댐 축조로 수몰될 뻔 했던 이집트의 가장 유명했던 파라오인 라암세스 2세의 무덤을 끌어올려 제 구성한 곳을 방문했을 때, 거기 네 개의 석상이 있었는데 새의 머리의 신상을 보았는데, 오늘 본문을 떠올리기에 충분했었습니다.

   “같고, 같고하는 식의 표현은 비슷하다고 말할 수는 있어도, 꼭 그렇다고 말할 수 없는 표현입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사용하는 혹은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것과 비슷할 뿐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천국 보좌에는 사자가 있고, 송아지가 있고, 사람이 있고, 독수리가 있더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우리의 언어로는 제대로 표현할 수 없는 전혀 낯선 생물들이 보좌를 지키고 있더라는 말씀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수정과 유리 같은 바다라는 뜻은 수정 바다나 유리바다가 아니라, 그처럼 맑고 푸른 바다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런 표현들을 통해서 우리의 이해를 돕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하늘 보좌의 정경이 우리에게 말씀하는 내용은 무엇입니까?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과는 다른 생물들과 그리고 스물 네 장로들이 하나님께 영광과 존귀와 감사를 돌리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여기에서 장로란 하나님 집에서 가장 대표가 되는 분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유대 사회에서 장로는 그 지파에서 가장 존경받는 어른이었으니까 말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은 최대의 영광과 존귀 그리고 감사의 찬송을 받고 계시다는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