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왕국설에 대해서. / 계 20:1-6.
묵상자료 4566호(2013. 11. 16. 토요일).
시편 시 136:1-3.
찬송 223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그가 말했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을 해도 안 되는 일이 있다. 반면 별로 노력하지 않았는데도, 생각 외로 운이 따라주는 경우도 있다.” 한국 사람들은 유난히, 하면 된다는 말을 많이 강조합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언제나 옳은 말도 아니라서, 남들은 하면 된다고 하는데, 왜 나는 안 될까, 자괴감에 빠지기도 쉽지요. 토마스 훼프콘은 50년이 넘는 긴 세월동안 세계 곳곳을 누비며 세상을 있는 그대로 카메라에 담았던, 세계적인 포토저널리즘 작가입니다. 인터뷰에서 어떻게 하면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누구라도 살면서 한번쯤 실감했을 법한 말을 들려주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다고, 노력하지 않았는데도, 운이 따라주는 경우도 있다고. 하면 된다는 말보다 설득력은 있어도, 다소 허망합니다. 그렇게 운에 의해 좌우될 것 같으면, 뭘 어떻게 해야 한다는 뜻일까? 그는 다시 말합니다. “좋은 사진에는 어떤 카메라 어떤 인화지가 필요하냐고들 묻는다. 나는 좋은 신발을 사라고 대답한다. 실상 사진 작업은 대부분 절망의 연속이다. 하루 종일 희망을 가지고 쏘다녀도, 허탕 치는 일이 태반이다. 5, 6일을 그렇게 보낼 수도 있다. 그러다 7일째 좋은 사진을 건질지, 누가 아는가? 기회는 선물처럼 온다. 예상치 못한 상황을 항상 대비해야 한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안 될 때는, 기다리라는 뜻입니다. 운이 좋지 않을 때는, 운이 좋아질 때를 대비하며 준비하라는 뜻입니다.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현재 나쁜 운을 탓하며 아무런 준비도 못해서, 운이 좋아질 때까지 인내하지 못하고, 너무 일찍 포기해서 놓친 기회가 얼마나 많았는가?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3년 11월 5일 방송>
2. 하나님의 완전한 통치를 위해서, 심판 전(前)이나 후(後)에 천년 왕국이 있을 것이라는 말씀을 읽었습니다. 그러니까 그리스도 신앙 때문에 세상에서 온갖 고난과 수모를 당하던 이들이 다시 살아나서 그리스도와 함께 천년동안 왕노릇 하는 일이 있을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다른 말로하면, 부활하신 그리스도가 세상에 와서 구원받을 성도들과 함께 천년동안 활동하는 기간이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생겨난 말이 <천년왕국설>입니다. 그런데 이 천년 왕국 설을 두고 적어도 세 가지 신학적 이론이 있습니다. 전 천년설(Pre Millenialism)과 후 천년설(Post Millenialism) 그리고 무 천년설(No Millenialism)이 그것들입니다. 전 천년설은 천년 왕국이 있은 다음에 주님이 재림하신다는 주장이고, 후 천년설은 주님의 재림 후에 천년왕국이 있을 거라는 주장이며, 천년 왕국이라는 것 자체가 없다는 주장이 무 천년설입니다. 물론 여기에서 말하는 천년이라는 시간은 상징적인 의미로 해석해야 옳을 것입니다. 루터나 칼빈은 무 천년설을 주장하는데, 계시록에서 말하는 천년왕국이란 그리스도의 초림과 재림까지의 전 기간을 가리킨다고 해석 하는 때문입니다. 성경에서 시간개념은 하루 24시간짜리 365일을 말하지 않으니까 오해없으시길.
문제가 되는 것은 6절인데, 첫 부활에 참여하는 자들 곧 성도들이 다시는 죽음이 없고, 그리스도와 함께 왕노릇 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인데, 이 구절에 대한 해석이 어렵습니다. 성도들이 천국에 들어가서 살게 되었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왕노릇 하는 삶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게 아니라 지상에서 그런 경험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해석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무 천년설을 암시하는 대목이지요. 개인적인 종말 이후에 벌어질 장면들은 하나님의 손에 맡기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이 우리가 가진 신앙이라고 할 때, 속을 태우거나 어깨를 들먹일 아무런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