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으로 복된 삶. / 계 22:6-13.
묵상자료 4572호(2013. 11. 22. 금요일).
시편 시 136:19-22.
찬송 516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그가 말했다. “나는 아무 것도 아는 게 없는 사람이다.” 설령 아는 게 없어도, 사람들한테 무시당하고 깔볼까봐, 모르는 걸 안다고 하고, 조금 아는 걸 많이 안다고 하고. 많이 알면 안다고 티내고 싶은 게 속된 본성입니다. 그런데 대놓고 나는 아무 것도 아는 게 없다고 말한 사람이 있습니다. 어쩌다 한번이 아니라, 늘 그 말을 반복했습니다. 죽음을 눈앞에 뒀을 땐,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허비했다는 한탄까지 했습니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아무 것도 아는 게 없어서,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한 회한으로 들리지만, 천만에요. 그는 인류 역사상 한 인간으로써 가장 많은 분야에 걸쳐 업적을 남긴 사람, 레오나르도 다빈치 이었습니다. 그가 이룬 업적은 회화와 조각, 천문학과 해부학, 과학에 걸쳐 방대해서, 다빈치가 혹시 여러 명은 아니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생전에도 하늘이 여러 사람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어야 할 재능을, 그에게만 쏟아 부었다고 했고, 그가 만들어 낸 것은 신이 손을 내밀에 지은 것 같다고 했다고 하지요. 그런데 그 비결이 재능과 열심에만 있었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자신이 아무 것도 아는 것이 없다는 말은 겸손이라기 보단, 매일 항상 깨달았던 그대로였을 겁니다. 아무리 천재라도 세상을 다 알기란 불가능 하니까요. 그리고 그 깨달음이 다빈치를 늘 새로운 도전으로 이끌었을 겁니다. 정말로 무지한 사람은 자신이 무지하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합니다. 모른다는 사실을 모르니 궁금한 것도, 알고 싶은 것도 없지만,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도,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내 알량한 잣대로 함부로 세상과 사람을 재단하는 실수를 저지를 수 있어 위험합니다. 그러느니 차라리 아무 것도 아는 게 없는 게, 낫습니다. “나는 아무 것도 아는 게 없는 사람이다.” 이 순수한 고백이야말로 다빈치를 다빈치로 만든 비결이 아니었을까요?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3년 11월 13일 방송>
2. 알파와 오메가요, 처음과 나중이 되신 하나님의 말씀을 듣었습니다. 하나님의 감추어진 말씀인 계시를 친히 목격한 사도 요한은, 자신을 안내해 준 천사에게 엎드려 절하려 할 때, 천사는 자신도 역시 모든 하나님의 일꾼들과 같은 종이니 경배치 못하게 하고, 오직 하나님께만 경배하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사도에게 보여준 환상들을 지키는 자들에게 복이 있으리라고 말씀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성경의 단어들까지도 엄청난 오염으로 세속화 되어 있음을 감지하지 못한 채 살아왔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복이라는 단어도 포함 됩니다. 우리가 기원하는 복의 중심 의미는, 교회밖 사람들이 희망하는 종류의 복과 다를 바 없습니다. 소위 5복(수, 부, 강녕, 유호덕, 고종명)이라고 부르는 내용입니다. 수(壽)는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삶을, 부(富)는 넉넉한 재물을, 강녕(康寧)은 편안한 생활을, 유호덕(有好德)은 덕을 쌓는 삶을, 고종명(考終命)은 고통없는 죽음을 의미합니다. 이런 복들은 이 땅위에서 살기에 도움이 될 요소들일 뿐입니다.
그런데 성경은 처음부터 복의 개념을 다르게 가르쳤습니다. 다윗은 복을 하나님과의 동행하는 삶이라 규정했습니다(시 1편). 예수님은 산상수훈에서 8복을 언급하셨는데,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사는 삶이라 하셨습니다(마 5:3-12). 그런데도 불구하고, 교회는 이런 성경이 말씀하는 복을 가르치는데 눈멀고 소홀했습니다. 오히려 세상 사람들이 추구하는 복에 머물고만 것입니다. 여기에는 세속적 가치가 더 큰 영향을 미친 때문일 것입니다. 천국에 가서도 세상의 가치를 생각하도록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가난하고 애통하는 마음, 의를 위해 살려다 고난과 핍박을 당하는 삶인데 말입니다.
3. 어제 저녁식사는 지난 10월에 한국에 오셨던 베트남 침례교단 총회장님의 초청을 받았습니다. 70여 교회가 있고, 신학교도 운영하신다 하셨습니다. 10여년 선교하는 동안 처음으로 받아본 환대였습니다. 뜻밖의 라이브 음악이 나왔으니 말입니다. 오늘 조찬은 묵상식구이신 이 지양선교사님과 나누기로 하였고, 오후엔 저의 이곳 멘토이신 신 선교사님의 선교 자문을 받고, 귀국하려고 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