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을 주는 목적 : 사랑과 용기 그리고 희망을 주기 위해서. / 눅 18:15-30.
묵상자료 6624호(2019. 7. 6. 토요일).
시편 21:7-10.
찬송 359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다보며는, 때로는 스스로 직접 조립해야 하는 DIY의 물건에 눈길이 갈 때도 많습니다. 그러나 그런 물건을 선택할 때는 당연히 좀 망설이게 되지요. 직접 조립을 해야 한다는 귀찮은데다가 제대로 잘 조립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함 때문이지요. 그러니 그런 물건들의 광고 문구나 설명서에는, 조립이 간단하다는 점을 특히 강조합니다. 설명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때로는 글 대신 간단한 그림으로 설명을 대신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과학과 심리를 마케팅에 응용한 심리학자 닐 마티는 회사들에게 충고합니다. 제품 설명서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고요. 사람들은 생각만큼 제품설명서를 열심히 읽거나 참고하지 않는다는 충고지요. 실제로 가끔은 더없이 간단한 그림 설명도 이해하기 힘들 때가 있습니다. 거꾸로 작은 사전에 가까운 긴 설명 때문에, 처음부터 아예 안 보게 될 때도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조립하는 걸 포기하고 싶어지기도 하지요. 설명은 그렇게 참 쉬울 것 같은데 뜻밖에 어렵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 일상엔 뭔가를 설명해야 될 때가 참 많지요. 얼마 전에 옆 사람이 전화로 상대방에게 찾아오는 길 위치를 설명하는 걸 들었습니다. 꽤 한참동안 설명이 이어지고 난 뒤에, 다른 사람이 웃으면서 말했어요. 설명이 더 어렵다고요. 그래선지 설명 들은 사람은 한참만에야 들어섰고, 두 사람은 다시 실제 찾아오는 길과 전화로 주고받던 설명을 맞춰보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휴대폰 지도와 길 찾기가 있으니까요. 말로 그렇게 위치 설명을 주고받는 일도 드물기는 하지요. 하지만 그 풍경에 또 한 번 설명이란 참 쉬울 것 같은데, 뜻밖에 어렵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오늘도 누군가에게 또 뭔가를 설명하거나 들을 일이 있을 텐데요. 그 설명이 우리들 일상을 잘 맞춰지는 조립품처럼 쉽고 즐겁게 하기를 바래 봅니다. <KBS FM 1 가정음악 2019. 6. 18. 방송>
2. “어린이를 축복하신 예수(15-17절)”, “부자 청년-낙타와 바늘 귀(18-27절)” 그리고 “여러 갑절의 상(28-30절)”을 읽었습니다. 오늘은 세 번째 단락을 묵상하려고 합니다. 한 동일 교수가 쓴 <라틴어 수업>에는 성적 평가 방법이 소개되고 있는데, 아주 잘한다(Summa cum laude), 매우 잘한다(Magna cum laude), 잘한다(Cum laude), 좋다(Bene) 로 구분함으로, 잘한다 라는 연속적인 스펙트럼 속에서, 가능성을 열어두는 구분법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비하면 우리 평가 방법은 잘한다. 보통이다. 못한다는 식의 닫힌 구분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시절 평생 딱 한번 달리기에서 3등 상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것도 제 바로 앞에서 달리던 친구가 넘어지는 바람에 노트 한 권을 상으로 받은 것입니다. 상을 주는 일, 그것의 참된 목적은 사랑과 용기 그리고 희망을 주기 위한 아주 훌륭한 방법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상을 주어서 사람들이 가진 잠재력과 가능성을 발굴해내고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점수를 많이 받은 사람 뿐 아니라, 점수를 적게 받은 사람도, 모두 다 사랑과 용기 희망이 더욱 더 필요할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베드로의 푸념 섞인 말,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주님만을 따랐습니다.”에 대해서 주님은 이 세상에서는 여러 갑절의 상을, 그리고 천국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될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목사님의 설교나 교인들의 기도 속에서 천국에서 받게 될 상에 대해서 의문을 품곤 했습니다. 천국에서까지 상을 받는 경쟁세계를 살아야 할까 하고 말입니다. 저와 같이 상을 많이 받지 못한 사람(?)들이 더욱 더 주눅이 들게 할 수는 없는 나라인데 말입니다. 앞서도 언급했습니다만, 무엇 때문에 상이라는 제도를 만들었는지를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어쩔 수 없이 몇 사람에게만 상을 주지만, 사실은 모든 사람들을 격려하고 힘을 주는 기회로 삼아야 옳다고 말입니다. 그러니 천국에서 5층 집을 상으로 받는다는 등의 헛소리는 지어 치워야 할 것입니다. 모두가 다 같이 따뜻한 하나님의 상을 받을 테니까 말입니다. 오히려 낙방을 한 아들을 품에 꼭 껴안아 주시면서, 괜찮다. 너는 충분히 수고했다. 다음에는 좋은 결과가 있을 테니까 낙심하지 말거라. 우리 어머니가 하셨던 그 사랑의 상을 모든 사람이 받는 나라가 하나님의 나라라고 말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