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절대 평가를 택하신 주님의 뜻. / 눅 20:41-21:4.

박성완 2019. 7. 18. 01:53

묵상자료 6636(2019. 7. 18. 목요일).

시편 23:4-6.

찬송 387.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시 한 번 눈길을 보낼 가치가 있다.”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대형 슈퍼마켓엘 갑니다. 그리곤 카트에다가 이것저것 필요한 물건을 담습니다. 나한테 필요한 것 우리 집에 필요한 것들이라고 생각하면서 담습니다. 독일의 유명한 젊은 사회학자 외런 헤프너는 그들과 그들이 담은 물건들, 가령 얇게 저민 돼지고기 두 팩, 오렌지 한 망, 셀러드 토핑 다섯 팩짜리 한 묶음, 샴페인 한 병 같은 것들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연구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물건들을 기준으로 사람들을 열 개 그룹쯤으로 나눌 수 있다는 것도 알아냈습니다. 더불어 그들 열 개 그룹의 사람들이, 다른 그룹에 대해 많은 편견과 벽을 갖고 있다는 것도 연구해냈지요. 그런데 그런 편견과 벽은 결국은 자기가 속한 그룹과 자기 자신에게도 좋지 않게 돌아옵니다. 그러니 헤프너는 말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직 자신의 경험과 기준이 담긴 유리창으로만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게 되는데, 누구에 대해서든 두 번 세 번 새롭게 보고 이해하려는 마음을 갖는게, 곧 나 자신을 위한 일이다.” 그러니 나 자신을 위해서 누구도 단번에 속단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오늘은 외런 헤프너의 한 마디 대부분의 사람들을 다시 한 번 눈길을 보낼 가치가 있다.” 젊은 사회학자의 이 한마디에 물들어 봅니다.

<KBS FM 1 가정음악 2019. 4. 6. 방송>

 

2. “그리스도는 누구의 자손인가(41-44)”, “율법학자들을 조심하라(45-47)” 그리고 과부의 헌금(21:1-4)”을 읽었습니다. 오늘은 세 번째 단락 과부의 헌금을 묵상하려고 합니다. 사랑의 교회를 개척한 옥 한흠 목사님은 후임자와 사이가 나빠졌을 때 보낸 이메일에서, 사랑의 교회에 출석하는 대부분의 신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이라는 점을 상기시킨 후, 그들을 소홀히 하는 것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약하고 병든 사람들에 대한 태도, 이것 하나만으로 우리는 기독교인의 정체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가장 낮고 천한 사람들 곁으로 오셨다는 사실을 쉽게 잊어버리고 말았으니, 이 보다 더 위험한 일은 없을지 모릅니다. 그 결과 더 낮고 힘들게 사는 사람들의 이웃이 되어주어야 할 교회의 본연의 사명을 망각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예수님을 닮자고 말은 하는데, 구체적으로 더 낮아지고 더 가난해지고 더 약해지자고는 가르치지 않게 된 것입니다. 오히려 신분 상승에만 온갖 열을 올리는 형국입니다.

   본문은 한 가난한 과부의 헌금 장면을 주목하신 대목입니다. 과부는 동전 두 닢을 헌금 궤에 넣는데, 아마도 누군가가 볼까 부끄러워했을 것입니다. 그녀는 하나님께 받은 은혜가 넘칠 정도로 크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생활이 구차해서 가진 것이라고는 동전 두 닢이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그녀의 헌금에 대해서 상대평가를 하신 것이 아니라, 절대 평가를 하신 것입니다. 부자에게 100만원은 껌 값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과부에게 2천원은 하루 반찬값입니다. 주님은 상대 평가에 대해서 아무런 흥미도 관심도 없으시다는 것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그러니 누구와 비교하는 일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오직 주님은 절대 평가를 하실 뿐입니다. 저마다의 삶의 자리에서 그 물질, 그 시간, 그 노력이 가진 가치 말입니다. 요즘은 대학입시에서도 상대 평가와 절대 평가를 적절하게 도입한다고 합니다. 역사와 영어는 절대 평가를 하고, 나머지 과목은 상대 평가를 한다고 말입니다. 제 생각으로는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 이해는 엄중해야 맞습니다. 그래서 절대 평가가 더 무게를 느끼게 합니다. 영어도 그런 점에서 이해가 됩니다. 우리들 신앙에서도 절대 평가를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게 합니다. 내 삶의 자리에서 무엇이 가장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것인지 여부를 확인해 보는 그런 시간이기를 바라봅니다.

 

3. 어제는 아내와 도봉산 둘레길을 산책하고 돌아왔습니다. 두 번째 쉼터는 제법 너른 공간이 나무 잎으로 다 가려져 있었습니다. 싱그러운 녹음으로 하늘조차 볼 수 없지만, 평화로웠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