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갚을 절호의 기회마저도 포기한 다윗. / 삼상 24:1-22.
묵상자료 6668호(2019. 8. 19. 월요일).
시편 31:12-13.
찬송 512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수많은 글과 말속에서 마음을 일렁이게 만드는 한 마디와 함께 하는 <그 한 마디에 물들다>. 오늘은 20세기 최고의 극작가로 꼽히는 닐 사이먼의 희곡 <챕터 2> 속에서 남녀 주인공이 나누는 대화 한 마디입니다. “만일 그 5분 동안에 서로 좋아지게 되면 어떻게 하지요?” “그럼 6분으로 넘어가지요.” 한 마디에 물들어 봅니다. 조지는 뉴욕 맨해튼에 살고 있는 마흔 두 살의 소설가입니다. 그는 부인이 세상을 떠난 뒤 그 상실감으로 너무나 크게 당황하지요. 그러다 유럽 여행을 다녀온 뒤에, 이제 그만 슬픔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활을 시작해야 하겠다고 결심합니다. 하지만 그건 결심뿐입니다. 실제로는 여전히 상실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런 형에게 동생 레오는 제니를 소개시켜 주겠다고 합니다. 제니 역시 불행한 결혼생활을 끝낸 뒤에 독신으로 지내는 중이지요. 하지만 데이트는커녕 앞으로 자신의 인생에 남자는 없다고 생각할 만큼, 남자 혐오증이 크고 깊습니다. 그런데도 친구인 페인은 레오의 형 조지를 한번 만나보라고 날마다 재촉합니다. 결국 두 사람은 동생과 친구의 강권에 못 이겨서 만나보겠다고 합니다. 그리곤 약속을 정하기 위해 통화를 하지요. 하지만 통화를 하자마자 두 사람은 곧 둘 다 아직 누군가를 만날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조지가 제안을 하지요. 만났는데 딱 5분만의 시간을 할애하지요. 그리곤 얼른 만나보라는 재촉에서 벗어나서 각자 편하게 살자고 제안합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5년 7월 14일 방송>a.
2. “다윗이 사울을 살려주다(1-22절)”를 읽었습니다.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내에서는 토착 왜구 논란이 멈출 기색을 보이지 않습니다. 학술 연구라는 명목으로, 일제 36년을 찬양하는 사람들이 대학교수직을 누렸다 합니다. 너무 황당해서 입을 다물 수가 없습니다. 일제의 침략은 수탈과 창씨개명, 한글 탄압 강제 징용 성노예 같은 만행을, 180도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습니다. 을사5적은 일본의 강압에 의한 소극적 친일파였다면, 요즘 등장하는 토착 왜구들은 자발적으로 친일의 주구(走狗)노릇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다윗은 자신을 죽이려는 사울을 죽일 수 있는 그 절호의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며 화해의 길을 택한 다윗을 보면서, 우리는 토착 왜구 무리들을 과연 용서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다윗의 도망자 신세는 그 자체만으로도 서글프고 힘겨운 일이었지만, 왕의 눈을 피해서 살아간다는 것이 결국은 험지를 찾아 숨을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다윗의 은신처가 발각이 되었는데, 예나 제나 왕의 정보망은 촘촘하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해 서쪽에 있는 엔게디 지방은 왕의 정보망을 피할 수 있는 흔치 않은 험지였을 것입니다. 저도 1979년 8월에 이곳에 들려서 사해에서 해수욕도 하고, 엔게디 동굴을 구경할 기회가 있었는데, 사람은 물론 생물들이 살아가기에는 너무도 메마른 험한 계곡들로 이루어진 곳이었습니다. 이런 곳까지 사울 왕이 쫓아왔다는 것은 그의 정신 병력도 영향을 주었겠지만, 다윗에 대한 증오심을 버리지 못한 때문일 것입니다. 3,000명의 수색대를 이끈 왕이 변을 보려고 찾아든 동굴이 다윗과 그의 부하들이 숨어 있던 곳이었습니다. 다윗의 부하들은 사울 왕을 죽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었다며 명령만 내리라고 합니다. 그러나 다윗은 하나님이 기름 부어 세운 왕을 사람들이 함부로 할 수 없다며 엄하게 말립니다. 결국 다윗은 사울 왕을 불러 세웁니다. 그리고 자신의 손에 들린 왕의 옷자락을 보이며 왕을 해칠 수가 있지만 그럴 생각은 추호도 없다며, 자신의 억울함을 변호하며 헛된 증오전쟁을 멈출 것을 간청합니다. 둘 사이에 화해가 이루어지고, 서로 후손들을 해치지 않기로 약조하고, 왕은 궁궐로, 다윗은 자신의 산채(山砦)로 헤어졌습니다. 어쩌면 다윗의 넓은 품은 인간적인 복수의 기회마저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마음대로 사용하지 않았다 하겠습니다.
3. 오늘부터 나흘간 거제도에서 교단 목회자 가족 수련회가 열립니다. 그곳에서도 묵상자료는 배달될 예정입니다.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