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가나안 정복 : 다윗이 여부스를 합병함. / 삼하 5:1-12.
묵상자료 6679호(2019. 8. 30. 금요일).
시편 33:13-15.
찬송 468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그 한 마디에 물들다>. 오늘은 박재삼 시인의 시 <울음이 타는 가을 강>의 한 구절입니다. “친구의 서러운 사랑이야기를/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산등성이에 이르러/ 눈물 나구나.” 한 구절에 물들어 봅니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그녀는 받지 말까 하다가, 받았지요. 그런데 받아서 여보세요 라고 말했는데도, 상대방이 말이 없었습니다. 역시 잘못 걸려온 전화라는 생각에 끊으려고 했지요. 그런데 그걸 알기라도 한 듯, 전화기 저편의 목소리가 다급히 말했습니다. “목소리가 하나도 변하지 않았네요.” 순간 그녀는 갑자기 아득해졌습니다.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야말로 하나도 변하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한들 10년도 더 지난 목소리를 이렇게 단번에 알아듣다니, 자존심이 좀 상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가슴이 마구 떨렸지요. 그러나 그런 감정은 다 숨긴 채, 그녀는 10여년 만에 연락 온 동창 친구에게 하듯, 놀라움과 반가움만을 나타냈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전화번호는 어떻게 알았는지 같은 것들만 물었지요. 그리곤 그가 묻는 대로 자신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를 간단히 얘기해 주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두 사람 모두 잠시 말이 끊겼지요. 그러다 얼마나 지났을까? 그가 조금 쯤 긴장되고 떨리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이런 말 너무 느닷없고 웃기겠지만, 지난 10년 동안 단 한 순간도 잊어본 적이 없어요.”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5년 8월 28일 방송>a.
2. “다윗이 통일 국가의 왕이 되다(1-12절)”을 읽었습니다. 작년 4월 27일 우리는 한반도에 통일의 날이 가까이 다가온 듯한 느낌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그해 9월 19일 능라도 경기장에서의 대통령의 연설과 20일 백두산이 공개되었을 때는 정말 통일이 성큼 다가온 것을 실감하였습니다. 전쟁 없이 평화로운 통일이란 상상도 못했는데 말입니다. 여전히 남북은 또 다시 냉각기로 접어들었습니다. 그러나 밀고 당기고 한 발 두 발 오고 가다보면 우리 민족이 소원하는 통일의 날이 오고야 말 것입니다. 오늘 다윗 왕을 찾아온 이스라엘 지파들의 말을 되새겨 봐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임금님과 한 골육입니다. 야훼께서도 임금님께 ‘너는 내 백성 이스라엘의 목자로서 이스라엘의 영도자가 되라.’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들은 골육인 점과 하나님의 명령을 앞세웠습니다. 다윗 왕의 골육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었고, 누구보다도 하나님께 대한 신앙은 따를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이런 청원이 가능했을 것입니다. 헤브론에서 나이 30세에 왕위에 오른 다윗은 이후 40년을 통일 이스라엘 왕국의 왕으로 다스리게 되었습니다.
통일 왕국의 왕이 된 다윗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여부스 족이 다스리고 있던 예루살렘을 공격하여 승리한 일입니다. 여부스는 예루살렘의 옛 이름인 동시에 가나안 7 족속 중의 하나로, 여호수아가 가나안을 점령할 때 유일하게 빼앗지 못한 곳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다윗 왕이야말로 진정한 가나안을 정복한 사람이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다윗의 군사들이 여부스를 공격하려고 할 때, 여부스 인들은 조롱하며, “맹인이나 절름발이도 너쯤은 쫓아낼 수 있다.”고 한 것입니다. 그래서 다윗은 여부스를 점령한 후에 그 성에 있던 맹인과 절름발이를 다 죽였다 합니다. 다윗의 군대를 무시하면서 했던 말 한 마디가, 많은 장애인들을 억울하게 죽음에 이르게 한 것입니다. 우리 역사에는 이런 슬픈 일들이 엉뚱한 사건에 휘말려 더욱 슬픈 흑역사를 쓰고 있는 것을 종종 보게 됩니다. 여부스는 이후로 다윗 성으로 불리게 되었고, 이스라엘의 정치 경제 그리고 신앙의 중심 도시 예루살렘이 된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