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 1. 성령강림절후 열 둘째 주일] 분수를 따라 사는 지혜로운 인생. / 잠 25:2-10.
묵상자료 6681호.
시편 33:20-22.
찬송 52, 523, 359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밥은 생명입니다. 맛있는 밥 한 끼가 사람을 살립니다. 밥은 손이 아니라, 마음으로 짓는 것이지요. 솜씨가 아니고 정성과 사랑으로 짓는 것입니다. 밥을 먹는 것은 정성을 먹는 것이고 사랑을 먹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짓는 밥은 꿀맛입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14년 9월 5일 방송>
2. 오늘은 성령강림절후 열둘째 주일로 구약의 말씀 잠 25:2-10을 본문으로 “분수를 따라 사는 인생”이란 제목으로 설교를 하려고 합니다. 지혜문서로 분류되는 잠언서는 한 구절 한 구절이 그 자체로 금언(金言)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분수(分數)를 따라 인생을 사는 게 지혜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그래야 하기 때문입니다.
삶의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지혜는, 분수를 아는 데서 시작합니다(2-7절).
똑 같은 부모나 선생 밑에서 자라고 배워도, 분별 있게 살아가는 사람과 엉뚱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시작은 비슷했으나 그 나중은 엄청나게 벌어지고 맙니다. 이를 두고 분수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이라고 부릅니다. 왕 앞에서 잘난 체 하는 것은 화를 불러올 것이나 겸손한 자는 기회를 얻을 것입니다. 분수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차이입니다. 대학시절에 교수님의 가르침에 늘 반항적이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쌓아올린 신앙의 탑이 다 무너지게 되었다 불평합니다. 믿습니다 라고 말하면 다 될 것을, 이것저것 따지고 분석하고 의심하느냐는 것입니다. 다른 이들은 마음에 들지 않아도 배울 것이 있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따랐습니다. 훗날 그는 겨우 졸업을 하였고, 다른 이는 열심히 배운 후 각기 제 갈 길을 갈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처지와 한계를 제대로 아는 것이 분수입니다.
해야 할 일과 해선 안 될 일을 분별하며 살아가는 것이 분수입니다(8-17절).
“물귀신 작전”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곤경에 빠진 사람이 다른 사람까지 끌고 들어가려는 못된 심사(心思)를 말합니다. 요즘 정치권에서 이런 추태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별 있는 사람은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 성실하게 대처할 뿐, 다른 사람의 치부를 들추어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당장의 곤경은 모면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멀리 내다보면 자신의 인품을 떨어트리는 일입니다. 우리말에 적당히 라는 말이 있습니다. 먹는 것도, 일하는 것도, 노는 것도 적당히, 말도 적당히 하는 것이 분별 있는 삶입니다. 이웃과의 교제도 지나치면 화가 되고, 기름진 음식 앞에서 눈이 뒤집히면 남 앞에 놓인 음식까지 다 쓸어 넣기 때문입니다. 그런 볼썽 사나운 흉을 이웃까지 듣게 만들게 합니다.
때와 장소를 잘 분별하는 것이 분수를 따른 행복하게 사는 방법입니다(18-25절).
슬퍼하는 자와 같이 슬퍼하고 기뻐하는 자와 함께 기뻐해야 분수에 맞는 처세입니다. 그런데 정 반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비난을 받습니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어도 헛된 자랑만 하지 않았다면 잘 어울릴 수 있습니다. 많이 배웠어도 떠들고 다니지 않으면 좋은 이웃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어려운 것이 인생살이입니다. 약한 사람을 더 힘들게 하는 사람이 사실은 그 또한 어려운 삶을 겪었던 사람입니다. 가난한 집에서 나는 다툼은 이해와 동정심을 일으킬 수 있지만, 부잣집에서 새어 나오는 큰 소리는 완전히 깨트려질 쪽박과 같습니다. 노래할 때와 침묵할 때를 잘 구별할 수만 있어도, 좋은 이웃들 속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잠재력이 있다 하겠습니다. 분수를 아는 것, 자신의 한계를 알게 될 때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겸손하고 따뜻한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성령님의 도우심이 절실한 우리들입니다.
3. 오늘은 주성 청각장애인 교회(우슬초목사)에서 설교를 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