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대부분의 화근은 자만심이었습니다. / 삼하 14:21-33.

박성완 2019. 9. 11. 00:29

묵상자료 6691(2019. 9. 11. 수요일).

시편 35:7-10.

찬송 485.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점심식사를 같이 하고 있던 남자의 휴대폰이 울렸습니다. 고향에 계신 남자의 어머니인 것 같았습니다. “, 어머니, 금요일 밤에나 토요일 새벽에 출발하려고요. 그럼 출발할 때, 전화 드리겠습니다.”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언제 추석을 쇠러 올 거냐고 물으시는 어머니에게, 남자는 분명하게 시간 약속을 하지 못했습니다. 바쁘면 추석날 아침까지만 오라는 어머니의 마음, 남자는 그런 어머니의 마음이 솔직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금요일 날 퇴근하는 대로 출발하겠습니다.” 어머니는 이렇게 말해주기를 내심 기대하고 계셨을 겁니다. 어머니의 마음을 알면서도 남자는 금요일 밤이나 토요일 새벽이라고 말했습니다. 금요일 밤은 남자가 출발을 하고 싶은 시각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의 아내는 토요일 오후에 출발하고 싶어 할지 모릅니다. 그래서 절충안으로 남자가 생각해 낸 시간이 토요일 새벽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어머니와 통화를 마치고 다시 식사를 계속하는 남자, 어딘지 모르게 조금 전과 표정이 다소 달라 보였습니다. “추석이나 명절 때는 나라는 존재가 하나 더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하나는 어머니 곁으로 보내고, 하나는 처가로 보내고 싶다는 남자. 남자의 말에서 진심이 뚝, , 묻어났습니다. 하지만 그 남자의 어머니는 추석날 밤 서둘러 돌아가는 아들을 보며, 분명 서운해 하실 겁니다. 등 뒤로 서운함을 느끼며 남자는 아들이 없어 명절 때마다 혼자 식사를 하시는 장모님을 뵈러 갈 겁니다. 해지기 전에 어둡기 전에 길 막히기 전에 빨리 가라는 어머니의 말이, 하루 더 자고 내일가면 안 되겠냐? 이 말인 줄 알면서도 어머니의 마음을 모른 척 하고 돌아설 때, 남자는 어머니 몰래 아내를 쳐다볼 겁니다. 친정어머니 생각에 아내는 시어머니 말씀이 마냥 서운하기만 할 겁니다. 남자가 긴 한숨을 내 쉬며 식사를 마쳤습니다. 그 모습이 내 마음에 이런 이야기를 남깁니다. “명절 때만이라도 마음을 오해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05916일 방송>

 

2. “압살롬이 돌아오다(21-33)” 속편을 읽었습니다. 요압의 충언으로 압살롬은 다윗 궁으로 돌아오지만, 2년 동안 자신의 궁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안달이 난 압살롬은 요압을 두어 차례 불렀지만 오지 않자 군사들을 시켜서 요압의 보리밭에 불을 지르게 하였고, 그 일로 요압에 압살롬을 찾아와 항의를 한 것입니다. 압살롬은 자신을 피난처 그술에 놓아둘 것을 왜 궁으로 불러들였느냐 항의하며 왕에게 이렇게 죄인으로 살 바에게는 죽여 달라고 강변을 전하게 된 것입니다. 이 말을 전해들은 다윗 왕은 압살롬을 어전에 불러들였고, 왕은 그에게 용서의 입맞춤을 하게 된 것입니다.

   “권력은 자식과도 다투게 한다.”는 속담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왕자의 난이나, 형제의 난이 생겨났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권력의 맛을 들인 이상 그것을 내려놓으려 하지 않을 뿐 아니라, 호시탐탐 기회만을 엿본다고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압살롬은 분명 연구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는 왕위 서열 2위라는 점, 그리고 부왕인 다윗을 비롯해서 전국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의 미모의 준수함에 인정하고 있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혔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 장점을 배경으로 자만심에 들뜨기 쉽고 헛바람이 들기 쉬웠을 수 있습니다. 제가 첫 번째 입주 가정교사로 가르친 제자는 두 살 아래의 모교 후배였습니다. 그는 300만원에 대학을 입학하고 100만원이면 졸업시험을 거뜬히 통과해서 대졸자가 될 수 있다고 저를 비웃던 학생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어리석음을 깨우치고 자신의 힘으로 서울의 2류 대학에 입학하고 졸업할 수 있었는데 말입니다. 그의 부친은 당시 그 고을의 최고 부자였고, 거기다 당시 여당의 국회의원이 정치 사건에 연루되어 구금된 상태로, 그 제자가 여당 후보로 입후보를 한 것입니다. 조금만 허리를 굽히고 겸손했더라면 땅 짚고 헤엄치기로 당선은 불을 보듯 했는데, 전혀 딴판이었던 모양입니다. 옥중에서 무소속으로 입후보한 그 후보에게 패하고 만 것입니다. 저에게 야단을 맞았던 지나친 그 자신감이 화를 불러온 셈이었습니다. 압살롬이 배워야 했던 것은 겸손이었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