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한 친구를 만나는 자리. / 삼하 16:1-23.
묵상자료 6694호(2019. 9. 14. 토요일).
시편 35:17-19.
찬송 491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일상의 사물들을 새롭게 돌아보는 사물에게 말 걸기. 오늘의 사물은 <염색약> 입니다. 30대인데 머리가 하얗게 세 버린 남자분이 있습니다. 그 분이 하루는 역시 머리가 하얗게 세 버린 어머니를 옆 좌석에 모시고 운전을 하고 있었지요. 신호 정지선에 뒤차와 가벼운 접촉 사고가 생겼습니다. 순간 뒤차 운전사가 얼른 차에서 내려 다가와 한 첫 마디 “할머니 할아버지, 괜찮으세요?” 그 말이 어머니 앞에서 어찌나 죄송스럽던지, 그 다음 부터 어머니를 뵈러 갈 때는 염색을 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초록색 같은 색으로 머리를 물들였다가, 명절 때면 그냥 보통의 머리색갈로 되돌아가는 분도 계시지오. 명절날 집에 올 아들 딸 며느리 사위를 의식해서, 흰머리를 까맣게 염색하는 부모님들도 많습니다. 명절은 머리 색깔에도 마음을 쓰게 하는 날입니다. 염색은 인류 역사 초기인 고대 이집트에서부터 행해졌다고 하는데요. 지금 같은 화학성분의 염색약은 19세기 무렵 프랑스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염색약을 결정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것은, 1950년대와 70년대의 미국의 두 염색약 광고 문구였습니다. 앞의 1950년대의 광고 문구는, 셜리라는 28살의 카피라이트가 쓴 것이었는데요. “염색을 한 것일까요? 아닐까요?” 라는 문구였습니다. 자연스러운 염색 특히 자연스러운 금발 염색을 강조한 것인데, 금발에 열광하던 미국 사람들을 단번에 사로잡았지요. 그랬던 금발 염색약은 1970년대에 들어와서, 역시 일런 스팩트 라는 23살의 카피라이트가 한 마디 문구에, 엄청난 판매고를 올리게 됩니다. “난 소중하다.” 라는 우리에게도 유행했던 그 문구였지요. 그런 금발 염색약들은 조사결과 실제로 해당 여성들의 머리 색깔만이 아니라, 삶 자체를 바꿔 놓은 것으로도 나타났습니다. 염색약의 역사나 성공, 실제는 나이든 분들의 흰머리가 아니라, 오히려 젊은 여성들의 머리 색깔 바꾸기에서 더 크게 이루어져 온 셈인데요. 다음 주 추석 때, 어떤 머리 색깔로 또 한 자리에 앉아서 이야기꽃을 피우게 될까요? <KBS FM 출발과 함께. 2010. 9. 16 방송>
2. “다윗이 피난길에 만난 사람들(1-23절)”을 읽었습니다. 우리가 역사를 잘 공부할 이유는 역사적 경험들이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가령 권력 주변에는 아첨꾼들이 기생하는 법이고, 패장(敗將)에게는 싸늘한 눈길만 남는 법이란 것 등입니다. 그런데 다윗의 경우는 달랐습니다. 울며불며 피난길에 오른 왕을 맞은 첫 번째 일화는 므비보셋의 시종 시바였습니다. 그는 안장 얹은 나귀 두 마리와 빵 200개 건포도 100송이 여름과일 100개 그리고 포도주 한 말을 싣고 온 것입니다. 모두 광야로 피난 갈 왕과 일행을 위한 음식이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주인 므비보셋은 쿠데타의 주역들이 행여 그에게 왕좌를 물려줄까 기대하며 예루살렘에 남아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친구 요나단의 아들에 대한 다윗 왕의 지극한 돌봄에도 그는 속셈을 달리했던 것입니다. 두 번째는 사울의 친척 게라의 아들 시므이였는데, 그는 왕에게 돌팔매질을 하면서 입에 담을 말 못 담을 말로 떠들어대는 것입니다. 즉결 처형을 간하는 아비새에게 왕은 대답합니다. 내 친자식도 날 죽이려고 하는 판에 베냐민 사람이야 말해 무엇 하겠느냐? 이도 야훼께서 시키시는 일이니 혹시 오늘 받은 이 저주를 보신 하나님이 내게 복을 내려주실지 알겠느냐고 말입니다. 그 총중에도 하나님의 살피심을 주목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제는 장면이 예루살렘 압살롬에게로 바뀝니다. 다윗의 친구 후새가 압살롬을 맞아 만수무강을 외치며, 이제는 새 왕을 위해 충성을 바치겠노라고 맹세합니다. 부왕을 섬겼듯이 새왕을 섬기는 게 맞는 이치라고 설득한 것입니다. 그런데 압살롬은 그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자, 모략꾼 아히도벨이 강력한 제안을 합니다. 부왕이 남기고 간 열 명의 후궁들을 욕보이는 일이라고 말입니다.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다윗 왕을 모욕하고 승리했다는 표징이라고 말입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제안에 압살롬은 궁궐 옥상에 신방을 차려 천막을 치고 열 명의 후궁을 차례로 범하는 끔찍한 죄악을 저지르고 만 것입니다. 그래서 훗날 사가(史家)는 다윗도 압살롬도 그러하였다고 예언대로 기록하였습니다(삼하 12:11-12).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