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승패를 가른 에브라임의 울창한 숲. / 삼하 17:24-18:8.
묵상자료 6696호(2019. 9. 16. 월요일).
시편 35:23-25.
찬송 515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일상의 사물들을 새롭게 돌아보는 사물에게 말 걸기. 오늘의 사물은 <비행기>입니다. 얼마 전에 브라질에서는 비행기가 상공을 떠가는 도중에, 한 승객이 갑자기 비행기에서 내리겠다고 출입문을 열려고 해서, 한바탕 소동이 일었습니다. 비행기는 끝내 중간에 비상착륙했다고 하지요. 우리나라 승객 중에서도 가끔 비슷한 경우가 일어난다고 합니다. 비행기가 뜨기 직전에 내려 달라고 해서 닫았던 출입문을 다시 열어 줬다고 하지요. 공황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비행기가 이륙하면 견딜 수가 없다고 합니다. 아예 비행기를 타는 거리는 이동하지 않는 그런 사람들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대부분 비행기 타는 일, 아이들처럼 즐거워하지요.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이륙의 순간, 비행기 창밖으로 내려다보이는 흰 구름들, 새로 도착하는 도시들의 야경. 땅에서는 절대로 느낄 수 없는 즐거움들입니다. 그래서 비행기야말로 인간이 만든 것 중에서, 가장 위대한 발명품으로 꼽히기도 하는데요. 까마득한 허공으로 솟아오른 비행기가, 구름 위를 날 때면, 인간은 정말 대단하구나 감탄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런 비행기도 새들 앞에서는 긴장하게 되지요. 새들과의 부딪힘을 피하기 위해 비행기 창문은 그렇게 작고 강도 높게 만드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하지만 엔진 쪽은 새들과 부딪히면 위험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래도 여전히 새와 같은 비행기를 만든 인간의 위대함, 드넓은 세상으로 발을 내디딜 수 있게 해 주는 비행기에 대한 감사함은 변함이 없을 텐데요. 먼 하늘로 솟아오르는 비행기를 보면서, 또 새로운 여행을 꿈꿔보게 됩니다.
<KBS FM 출발과 함께. 2010. 9. 10 방송>
2. 부모와 자식의 싸움, 구경꾼들에게는 흥미로운 일일 수 있을지 몰라도,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일 것입니다. 다윗과 그의 아들 압살롬과의 싸움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우리는 흔치 않게 재산 문제로 부모 자식 간의 소송을 지켜보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다행히 세도가들 그리고 부자들 세계의 일이라 마음이 놓입니다. 가난뱅이의 문제였다면 너무도 처량해 보일 테니 말입니다. 다윗과 그 아들 압살롬의 싸움은 왕위를 놓고 쟁탈전을 벌인 것입니다. 반드시 어느 한쪽은 패할 것이고, 그 결과는 치명적입니다. 목숨을 담보로 하는 싸움인 때문입니다. 얼마나 어리석은 싸움입니까? 목숨보다 더 귀한 것은 없는데 말입니다. 이 싸움에는 양편의 총사령관도 이종 사촌간이라 했습니다. 온통 집안싸움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다윗 진영의 사가(史家)가 기록한 듯합니다. 다윗 얘기는 자세하게 그러나 압살롬 얘기는 대충 기록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싸움터를 향해 다윗이 나왔을 때, 다윗에게는 예전에 은혜를 입었던 사람들이 격려차 대거 후원대열에 합류합니다. 풍성한 음식을 들고 찾아온 것입니다. 다윗에게 유리한 싸움이 될 것을 암사하는 대목입니다.
다윗의 병사들은 세 부대로 편성합니다. 용장 요압과 아비새 그리고 갓 사람 이때가 그 부대들을 맡게 됩니다. 그런데 전투에 참가하려는 다윗을 말립니다. 그 이유가 흥미롭습니다. 압살롬의 군사들은 오직 다윗 왕의 목숨만을 노리고 있다는 이유입니다. 지혜로운 분석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다윗은 전투에 직접 참가하지 못하지만, 당부하는 말 한 마디를 남깁니다. “압살롬은 철부지이니, 자신을 봐서라도 너무 심하게 다루지 말라.”고 말입니다. 죽이지 말고 살려주라는 말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끝날 수 없는 전쟁이 될 것입니다. 적장이 건재 하는 한 하나마나한 싸움이 될 테니 말입니다. 에브라임 숲에서 벌어진 전투는 치열해서, 압살롬의 군사가 2만 명이나 죽었는데, 직접 전투로 인한 사망보다는 숲에 막혀(혹은 걸려)서 죽은 자들이 더 많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험한 지형지물에 목숨을 잃었다는 뜻입니다. 마치 하늘의 벌을 받은 것처럼 말입니다. 역사의 한 순간도 예사로 구성된 스토리는 없을지 모릅니다.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었니까요.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