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없는 편지

L 장로님께.

박성완 2019. 9. 29. 09:04

요즘 권사님께서 또 낙상을 하셔서 병원 치료를 받으시고 계시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가족이 아플 때처럼 마음 아픈 일은 없을 것입니다.

 

저 역시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아내가 요즘 코에서 피가 멎지 않아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아주 오래 전에 이비인후과 수술을 받은 이후 귀와 코는 물론 눈까지도 많이 약해졌습니다.

어쩌면 이 세상에 사는 동안은 고치지 못할 것 같아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거기다 조카가 딸을 낳았는데, 태중에서 이미 심장 질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출생 후 곧 바로 수술에 들어갔고, 2개월이나 중환자 실에 있다가 1개월은 일반병실로,

어제 퇴원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끝이 아니라고 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계속 수술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렇듯 우환이 겹치면 우리의 삶이 더 피폐해 지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아무쪼록 권사님께서 쾌차하시길 기도하며, 

장로님께서도 구순을 앞두고 계시는데 어찌 약하지 않은 게 있겠습니까?

건강하게 생활하시기 바랍니다.

 

오늘 저는 촛불의 힘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아마 장로님은 그리 좋아하지 않을 주제일듯 합니다. 

장로님은 뉴라이트에 가까우시고, 또 통일에 대해서도 반가워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잘 압니다.

북한과의 대화 자체를 싫어하시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어제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는 소위 조 국 문제로 찬반 촛불 집회가 열렸습니다.

우선 그 규모를 비교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마는 

요즘 언론도 이미 기우러진 운동장 같아서 어쩔 수가 없습니다. 

150만명 대 1천명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은 여전히 수구보수파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뉴스 방송사 YTN을 주목해 보았습니다.

150만명의 촛불 집회보다는 1000명도 채 안된다는 보수 집회에 계속 카메라를 비추고 있었습니다.

 

촛불의 힘은 우리 대한민국 정치와 사회사에 큰 획을 그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대의 민주주의 제도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그리고 지방의회 대표와 의원들을 선거로 뽑아 정치를 맡기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청문회에서의 국회의원은 자신을 뽑아 준 국민 앞에서 왕처럼 군림합니다.

청문회장에 참고인으로 나온 소위 유모차 부대의 한 어머니에게 호통을 치는 장제원의원은 가관이었습니다.

내가 만일 그 참고인이었다면,

"어디서 큰 소립니까? 내가 당신을 뽑은 주인이라는 걸 모르십니까?

그 따위로 군림하라고 뽑아주었다고 생각합니까?

주인 앞에서 겸손하세요!" 라고 말해 주었을 것입니다.

 

국회에서나 법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일들을 바라보고 있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참담함을 금할 길 없습니다.

이 나라의 최고 권력자는 대통령이 아니라, 선출직도 아닌 검찰총장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입니다.

대통령이 유엔에서 연설을 하고, 미국 대통령과 북한 문제를 논의를 해도, 

심지어 일본의 악랄한 무역 분쟁으로 우리 산업계 전반이 시련을 겪고 있는 와중에서도, 

모든 국민의 눈과 가슴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것도 무려 두 달간이나 말입니다. 

어제는 동양대를 압수 수색을하고, 

오늘은 경찰청을 압수수색을 한다고 합니다.

이미 직속 상관인 법무장관 자택도 11시간이나 압수수색을 한 상태입니다. 

무소 불위의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지만 누구하나 숨소리 조차 죽이는 형국입니다. 

윤석열 청장의 한 마디에 국회 의원들의 입이 벌어졌다 다물었다 참 요상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촛불이 대검찰청사 앞에 나타났습니다. 

놀랍게도 이 무소불위의 윤석열 총장을 향해 거침없이 함성을 지르고 있습니다.

조국 지지에서 윤석열 구속으로 함성이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윤석열은 법을 교활하게 악용했다는 사실이 백일하에 들어났습니다.

법무부 장관에게 보고를 한 후 재가를 얻어 수사에 착수해야 하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전임 박상기 장관에게 보고도 하지 않고 이미 조국 후보자 수사에 돌입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청문회 내내 수사 내용까지 언론에 흘려서 반대파의 기를 세우기까지 한 것입니다.

그러니 조 장관이 허수아비가 되고 만 것입니다. 

자신의 문제를 지휘 감독하는게 어려울 것을 뻔히 알면서 저지른 범법 행위인 것입니다.

딱 걸려들었습니다. 이것을 제대로 짚어낸 사람들이 촛불이었습니다. 

물론 고려대 김기창 교수가 차분히 짚어낸 것이 큰 힘이 되었을 것입니다.

 

촛불의 힘, 이제 불은 붙었습니다. 

국민의 소리는 어느 쪽으로 기울고 있는지 확연히 공개된 것입니다. 

윤석열과 한동훈 등은 영웅주의자가 아니면 배신자 중의 배신자입니다. 

그들이 지난 60일동안 온 나라 5천만 국민들을 고통속에 휘몰아쳤습니다.

당연히 그 죗값을 치뤄야 합니다. 저의 계산으로는 그 주범들은 징역형이 마땅할 것 같습니다. 

주광덕, 김진태, 김도읍, 나경원과 장제원, 그리고 황교안도 징역형이 합당합니다. 

법을 우롱한 자들의 죗값을 반드시 물어야 합니다.

그리고 야당과 내통한 검찰도 징역형이 필요합니다.

 

이번 조국 사태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었습니다.

친일 세력들이 얼마나 많이 있는지, 

그들이 일본의 후원금으로 낙성대 연구소를 운영, 동조세력을 육성해 왔다는 것, 

그리고 삼천리 강산 구석구석 숨어 있는 토착 왜구들의 민낯을 들어나게 만든 것,

한국당의 전 혁신위원장이었던 류석춘과 그를 가르친 이영훈같은 무리들이 반드시 단죄를 받아야 합니다.

이제 검찰 개혁은 되돌릴 수 없는 역사적 과제가 되었다고 말입니다. 

 

시련이 기회로 찾아온 것입니다.

 

150만명을 울린 조국 장관이 퇴근길에 자택 앞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는 모습,

장관의 오른 손엔 뒤 늦은 딸 아이의 생일 케이크가 들려 있었습니다. 

 

촛불의 힘은 건강한 우리 국민의 정신을 대변하고 있다 생각합니다. 

국회 의원보다도, 경찰이나 검찰 보다도 훨씬 더 지혜로운 선택을 할 줄 아는 슬기로운 우리 국민입니다. 

 

이런 나라에서 살고 있는 것이 너무도 자랑스럽습니다. 

참으로 자랑스럽습니다.

반드시 윤석열 일당은 교도소에서 평생을 살아야 합니다. 

온 국민을 고통스럽게 하고 슬프게 한 죗값은 그 보다 더 커야 할 것입니다.

 

장로님에게는 마음이 아프시겠지만 저의 심정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주님의 평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