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귀와 영화가 복이 아니었습니다. / 왕상 11:1-13.
묵상자료 6713호(2019. 10. 3. 목요일).
시편 38:1-3.
찬송 508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다 정말로 그만둘 것을 고려했던 건 지난 주였습니다. 어머니는 아들 성적이 안 올랐다며 과외 방법을 바꿔보라고 했습니다. 더욱이 앉는 자세를 바꿔보라고까지 했습니다. 2년 동안 과외를 해봤지만, 처음 받는 지적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도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그런 일이었습니다. 그만 둬야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만 두지 못한 건 과외 학생 때문이었습니다. 공부를 좀 못한다 뿐이지, 생각하는 것도 마음 쓰는 것도, 오히려 중학생 같지 않게 깊고 착했습니다. 그런데 엄마의 질책과 다그침 때문인지 주눅이 잔뜩 들어 있었습니다. 그동안 너무 힘들고 외로웠던지, 과외 선생인 자신을 큰 형인 듯 잘 따르고 좋아합니다. 그런 아이를 두고 그만두려니 너무나 안쓰럽고 미안했습니다. 과외는 아이가 아니라 엄마가 받아야 하지 않을까? 좋은 엄마 되는 법, 과외라도 좀 받으셔야 할 텐데 답답했지만, 아이를 생각하면서 좀 더 견뎌볼까 갈등 중이었습니다. 그런 중에 전화가 걸려온 겁니다. 온 국민이 태풍 때문에 잔뜩 긴장해 있는데, 그 태풍을 뚫고 시내 서점엘 가서 참고서를 골라 이걸 쓰라고 얘기 합니다. 이건 정성이라고 하기엔 너무 지나치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만 두면서 말해볼 생각입니다. 조금만 조금만 아이의 성적이 아닌 잔뜩 주눅 든 마음부터 읽어주세요, 라고요. 자신의 성적과 공부에 별 간섭이 없었던 시골의 어머니가 새삼 고맙고 그리운 날입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년 8월 30일 방송>b.
2. “솔로몬의 여인들(1-13절)”을 읽었습니다. 부제로 “그의 타락”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못된 삶을 살게 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가난한 때나 병들었을 때 보다는 넉넉하고 부유할 때 그리고 건강할 때라는 것입니다. 요즘 유망한 대권 후보군에 들었던 한 정치인의 딸이 마약을 숨겨 들어오다가 세관검사에 걸렸다고 합니다. 최근 재벌 3세들의 마약 투약 혐의는 한 둘의 문제가 아니라 상당히 보편적이라는 것이 여론입니다. 돈과 권력이 있는 사람이 그 다음에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요? 타락한 삶입니다.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일지 모릅니다. 그래서 누군가의 말처럼 하나님은 공평하시다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땅에서 누릴 수 없는 행복을 하늘에서 누리게 된다고 말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솔로몬은 이웃 나라들과 싸우지 않고 평화롭게 지내기 위해서 결혼동맹을 맺었는데, 그 수가 엄청났던 것입니다. 이집트의 파라오의 딸을 비롯해서 모압, 압몬, 에돔, 헷 여인들을 후궁으로 들였고, 그 외에도 700명의 후궁과 수청 드는 300명의 여인들을 두었다고 기록합니다. 그런데 일찍부터 이스라엘 국법은 외국인과의 혼인을 금하였습니다. 그들을 통해서 외국의 신들을 끌어들이는 기회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그 결과 예루살렘 동편 산에 모압의 신인 그모스 신당, 암몬의 신 몰록의 신당 등을 세웠고, 외국 왕비들과 함께 우상에게 제물을 드렸던 것입니다.
솔로몬은 하나님과의 약속을 저버린 것입니다. 솔로몬의 어리석음을 보면서 여러분은 무엇을 느끼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라고 얼마나 다를까를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제가 잘 아는 지인은 자식들도 잘 자라고, 자신의 일도 잘 풀리자 많은 사람, 그것도 외국인들까지 있는 자리에서, 하나님의 교회를 한 곳 지어서 봉헌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제 80세에 들어섰는데 교회나 제대로 다니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서원기도를 주의하라고 말씀드리는 이유입니다. 우리들 인간은 약속을 잘 지키지 못하는 존재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행복에 겨워지면 너무도 가볍게 서원을 하거나 약속을 합니다. 저에게도 그런 이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순진한 저는 그 약속을 기다리다 목이 빠질 지경이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그런 약속 자체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또 약속을 합니다. 어쩌면 수 백 수천 번을 헛된 약속을 했을 것입니다. 저 역시도 말입니다. 그러니 약속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솔로몬은 약속 위반의 죄와 함께 우상을 섬기는 큰 죄를 지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나라는 두 쪽으로 갈라지는 저주를 받은 것입니다. 솔로몬이 자신의 당대에 복과 저주를 함께 받은 주인공이 된 것입니다.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일입니다. 복을 저주로 바꾼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습니다.
3. 나라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 보는 개천절입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