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사마리아 인의 두 모습. / 왕하 17:24-41.

박성완 2019. 10. 28. 01:50

묵상자료 6738(2019. 10. 28. 월요일)

시편 44:1-4.

찬송 317.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남자의 고향은 충청남도 부여였습니다. 부여는 한 때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 중에서도 가장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백제의 마지막 도읍지였지요. 금강과 백마강의 도시이자 부소사며 낙화암이며 정림사지 5층 석탑 서동요 등의 명승지와 유래를 가진 곳입니다. 그런 부여에서 태어난 남자는 서울에서 단국 대학교를 졸업한 1953년 이른 봄, 돈암동의 한 서점에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선배가 하는 서점이었는데, 책을 좋아하는 남자에게 더할 수 없이 좋은 직장이었지요. 어느 새 시간이 흘러서 차가운 겨울이 다가온 어느 일요일, 서점 안으로 단발머리를 한 여학생이 들어왔습니다. 처음 오는 여학생은 아니었습니다. 여학생은 철학과를 지망하려고 철학 서적 같은 전문서적을 찾고 있었지요. 그런데 찾기가 쉽지 않은 눈치였습니다. 그러자 옆에 서 있던 남자가 여학생에게 말을 건네는 장면이, 김 은교 시인이 쓴 <신동엽 평전> “좋은 언어로에는 이렇게 그려져 있습니다. “그 때 옆에 서 있던 동엽은 소녀 뒤에서 굵직하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천천히 말했다. 마음에 들지 모르지만 이런 책은 어떨까요? 동엽은 소녀의 어깨 너머로 책 한 권을 건넸다. 소녀는 목소리의 주인에게서 책을 받으려고 돌아서는 순간, 자연스럽게 동엽의 눈과 마주쳤다. 몇 번 본적은 있으나, 이 날 따라 숨길 수 없는 탄성이 마음 깊은 곳에서 흘러 나왔다. 작달막한 키에 빛바랜 비록 허름한 군복 점퍼를 입고 있었지만, 크고 빛나는 그 눈빛은 소녀의 마음을 눈 깜빡할 사이에 송두리째 사로잡았다. 눈매가 매운 소녀 역시 동엽의 마음을 여간 휘어잡은 게 아니었다. 짧은 시간에 그들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다.” 여학생은 당시 이화여고 3학년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해 봄에는 서울대 철학과에 합격한 철학도였지요. 그러나 그 여학생은 그 시절을, “진학에 대한 기쁨도 새로운 학문에 대한 정렬도 내게는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온통 그에게만 심취해 있었다.” 라고 고백합니다. 남자는 훗날 우리나라의 대표시인 중의 한 사람인 신동엽시인이었고, 여학생은 곧 그의 부인이 된 윤병선이었습니다<KBS FM 1 가정음악 2019. 4. 15. 방송>

 

2. “사마리아인의 시조(24-41)”을 읽었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호기심과 궁금증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이게 뭐야?”하고 엄마를 귀찮게합니다. 그런데 이런 질문은 매우 중요한 질문입니다. 세상을 배워가는 과정이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이런 호기심과 궁금증을 잘 풀어준다면, 그 아이는 세상을 잘 배워갈 것이며 훌륭한 성품도 갖추어 갈 것입니다. 가령 성경을 읽는 우리들 역시 궁금증이 많지만, 그 답을 쉽게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스승이 교사답지 못한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신학교를 졸업했다고 해서 성경이나 신학을 통달했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다른 학문이나 영역과 같이 일정 수준을 갖춘 지도자들이라고 하지만, 자기 분야에서 최상의 상태는 아닙니다. 다만 어떤 어려운 문제가 불거지더라도 그 문제를 푸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일 뿐입니다. 오늘 우리는 사마리아 사람들과 유대인들이 같은 민족임에도 불구하고 철천지 원수처럼 서로 미워하며 살게 된 배경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사마리아는 남북 왕조로 분열될 때, 북왕국의 가장 중요한 도시 세겜, 사마리아, 수가, 실로, 벧엘 중 하나로, 오므리왕 때에는 북왕국의 수도가 되었습니다. 북왕국 이스라엘의 호세아왕은 앗수르에 대항하다가 패하여, 오늘 본문에서처럼 사마리아인은 추방당하고 앗수르인과 주변 이방 나라들의 주민이 사마리아로 이주하였고, 이때부터 북왕국은 앗수르인과 통혼을 하였습니다(왕하 17). 이로써 북왕국은 하나님의 백성으로써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고 만 것입니다. 물론 유다인과의 정신적 이별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된 것입니다. 그러나 17세기 이후부터는 선한 사마리아인은 관대하게 자선을 베푸는 사람이며(10:33), 적어도 은혜를 아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17:11-19) 기독교 세계에 퍼져나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유대인들은 지금도 사마리아 사람들과 상종하지 않고 있습니다.

 

3. 오는 31일 후 8, 종교개혁 502주년을 기념하는 <21Fortress Players 정기연주회>가 중앙루터교회에서 열립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